동국대학교가 교내 청소미화원의 용역비 감축 결정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문제가 올바르게 타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동국대 홍보실은 2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우선 교내 청소미화원 무단점거농성과 파업으로 인하여 학교 구성원 및 관계자 분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계신데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청소 미화원들의 본관 점거농성>에 대한 일부 언론기사와 교내 현수막들에 편향적이고 왜곡된 내용들이 있기에 사실에 근거하여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학교는 청소용역비가 관리운영비로서 한 번 오르면 낮추기가 어려운 '경직성 경비'라는 것을 강조했다. 청소미화원의 시급은 2010년 4,500원에서 2017년 7,100원으로 대폭 상승하였으며 올해는 최저시급 7,530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실제로 동국대가 2017년도에 청소/경비 용역비로 지출한 금액은 60억 5천여 만원으로, 이는 학부 등록금 수입 1천 60억 원의 6%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용역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매년 10억 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여 학교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국대는 "지난 9년간 학부 등록금 동결과 향후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가중되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청소용역비를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이러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하여 최근 보직자들의 보직수당을 줄이는 등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 미화원을 점차적으로 줄이는 상황과 관련해 나온 일부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소속 미화원들은 정년퇴직 한 미화원을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려는 학교의 결정에 반발해 지난달 29일부터 대학본관을 점거한 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대는 "학교가 2017년 12월 31일부로 정년퇴직하는 미화원 8명을 미충원하였는 바 이것을 구조조정이라 호도하며, 무조건 8명을 충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논리는 2010년에 미화원 100명을 고용하였으면 대학이 재정난에 빠지더라도 단 1명도 감원하지 말고, 2020년에도 계속 100명을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해고도 아니고 정년퇴직에 의한 자연감소인력 충원 여부는 경영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짚었다.
이어 "우리대학 청소용역 미화원들의 정년은 만 71세로 국내대학 중 최고령 수준이고, 1인당 청소면적도 서울 소재 대학 중에서 매우 적은 편이다. 새로 선정된 업체에 고용승계를 통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신규 미화원 충원을 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전 청소용역업체와 체결한 단체협약서에 신규미화원 채용추천권을 노조가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단체협약서에 보면, 미화원 징계를 노사 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논의하는데 찬반동수일 때는 부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용권 뿐만 아니라 징계권마저 노조가 쥐고 있어서 사용자인 용역회사는 노조원을 징계할 수도, 상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교가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청소 미화원을 줄인다는 일부의 주장도 반박했다. 동국대는 "대학등록금이 9년째 동결되었고, 올해부터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에 놓여있다"며 "현재 적립금의 대부분은 학생을 위한 장학기금, 연구기금, 건축기금 등 특정목적기금"이라고 밝혔다.
사립학교법(32조의2)에서는 적립금을 인건비나 운영비 등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동국대는 "따라서 적립금을 미화원 인건비로 전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약 3백억원의 부채가 있으며, 매년 수십억원씩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면 청소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과 미채용 시 기존 미화원들의 업무가 증가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3년 전부터 중앙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들이 청소를 담당하고 있고, 그동안 청소상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은 없었다"며 "학교와 청소업체 간의 용역계약서에는 청소 구역과 면적에 대한 정확한 표시가 있다. 퇴직한 미화원(8명)이 담당했던 면적만큼(정보문화관과 도서관 일부) 계약면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다른 미화원들이 담당하는 청소면적과 업무의 양은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1월 1일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의무화'로 화장실의 쓰레기통을 없앴기 때문에 청소의 양은 줄었고, 난이도는 전년보다 더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학교는 사실 그대로를 구성원들과 공유할 계획이며, 이 문제가 올바르게 타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동국가족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