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는 물론 전 세계의 공성전 역사 연구해 영화에 담았어요"
김광식 감독은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안시성'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배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김설현 박병은 등이 함께 했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황제 이세민에 맞서 고구려를 지킨 양만춘과 안시성 성민들의 사투를 담았다.
메가폰을 잡은 김광식 감독은 역사에 남아있는 안시성과 양만춘에 관한 단 3줄뿐인 기록을 140분짜리 영화로 탄생시켰다. 그간 사극 장르의 작품들이 주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고구려 역사를 스크린에 옮겼다. 김 감독은 "사료에 '안시성 전투'에 대한 내용이 많지 않다"며 "안시성 전투는 고대 전투 중 유일하게 공성전에 집중할 수 있는 전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성을 둘러싸고 이를 지키고 빼앗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냈다"면서 "공성전의 이야기는 전혀 나와있지 않아서 우리 역사는 물론, 전 세계의 공성전 역사를 연구해서 '안시성'에 모두 쌓아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싶어서 고프로 등을 이용해서 촬영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통해 고구려인의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양만춘은 평화를 주장하다가 연개소문에게 반역자가 된 거다. 전쟁을 반대하다가 전쟁에 나가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전쟁의 비극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성주 양만춘을 연기한 조인성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잊혀진 역사 '안시성 전투'와 함께 애민의 성주 양만춘을 조명한다. 조인성은 "장군하면 떠오르는 기존 이미지가 있다"며 "이를 차치하고 캐릭터 연기하기 앞서 제가 할 수 있는게 어떤 건지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고생한 만큼 그림이 나온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 해내려는 열정이 보여진 거 같아서 즐겁다"면서 "좀 더 범상치 않은 인물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하다가 양만춘이 괴로움 없이 자유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만춘은 반역자로 몰리면서까지 싸웠던 만큼 권력에 대한 야망보다는 성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며 "기본적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캐릭터를 잡다보니 소통할 수 있는 성주의 모습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모두들 정말 열심히 촬영했다"며 "분위기 덕분에 현장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실제로 성주 양만춘을 보필하고 성민을 지키는 안시성의 부관 '추수지'를 연기한 배성우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남주혁은 안시성 출신 태학도 수장 사물 역을 맡아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알렸다. 그는 첫 영화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남주혁은 "영화가 처음이라 새로웠다. 함께 해온 시간이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하나로 뭉쳐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다"며 "너무 좋은 선배님들과 큰 영화에 출연하다보니 너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면서 "막상 현장에 나가보니 형님들께서 너무나도 편하게 잘 대해주시고, 챙겨주셔서 편하게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시성'은 올해 추석 시즌 기대작 중 가장 많은 액수의 제작비가 투입돼 화제를 모았다. 촬영은 총 100회차에 걸쳐 진행됐고, 제작비로는 180억이 들어갔다.
영화는 '내 깡패 같은 애인', '찌라시: 위험한 소문'을 만든 김광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김설현 박성웅 엄태구 등이 출연한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
남유정 기자 sea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