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쿠키를 표방하며 주부들에게 인기였던 '미미쿠키'가 사실 유명 업체들의 완성품을 재포장해 비싸게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업주의 거짓말이 한두 번이 아닌데다가 추가로 의심스러운 정황을 해명하지 않아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누리꾼들에 의해 미미쿠키가 코스트코나 삼립의 제과를 포장만 바꿔 팔며 폭리를 취했단 사실이 밝혔다.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누리꾼이 미미쿠키의 '사기행각'을 고발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정리해봤다.
1. 쿠키 되팔이? 첫 핑계는 '냉동생지'
해당 글 따르면 당시 처음으로 밝혀진 거짓말은 '냉동생지'였다. 한 소비자가 '코스트코에서 산 쿠키와 외형이 매우 비슷하다'면서 미미쿠키가 이를 수제쿠키로 속여 판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업주는 "해당쿠키는 냉동생지를 저희가 오븐에 구운 것"이라며 "다른 고객도 말씀해주셔서 로마쿠키(코스트코 입점업체)라는 곳과 저희가 납품받은 생지가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완제품을 재포장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냉동생지'라는 점에서 이미 '수제쿠키'라는 부분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냉동생지라는 것은 1차 오브닝까지 마친 제품을 급속냉동 시킨 것으로 소비자는 바로 구워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냉동빵을 데워서 팔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미미쿠키는 "자세히 안내해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2. 이어지는 코스트코 쿠키 되팔이 의혹
거짓말이 드러나자 미미쿠키는 1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해당쿠키를 제외한)다른 제품들은 제가 만든 제품이 맞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사실 첫 거짓말 전에도 '코스트코 쿠키 되팔이 의혹'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이었기 때문에 묻혔던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환불 요청이 쏟아지자 과거의 의혹제기까지 수면 위로 불거졌다.
결국 미미쿠키는 첫 사과문 후 약 3시간 만인 21일 새벽 2시 즈음 "코스트코 제품과 매장에서 구운 제품이 판매가 됐다"며 또다른 사실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큰 이윤을 남기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제품들은 열심히 작업해 보내드렸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3. 이번엔 삼립 롤케이크?
거짓말은 이어졌다. 쿠키와 다르게 롤케이크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것이다. 21일 오전 한 소비자가 "서비스로 받은 미미쿠키 롤케이크가 삼립(제품) 것과 조직감, 맛, 향이 동일하다"면서 "공장빵 아니고서야 조직감이 그렇게 치밀할 수 없다. 숨은 고수인 줄 알았다"고 말했던 것.
결정적으로 그는 "크림도 생크림 아니고 버터크림 같고 비닐포장 뜯으면서 투명테이프 붙어있어서 속았다"라며 "삼립 것도 투명테이프가 얌전히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또다른 제보자는 "삼립 롤케이크와 미미쿠키의 롤케이크의 건포도가 사라진 시기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미쿠키는 최초의 사태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물량이 많아 하면 안 될 선택을 하게 됐다"라며 세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돈이 부족했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4. 또다른 의혹엔 무대응
세 번째 사과문을 올리면서 미미쿠키는 "식고 난 카스테라에 크림을 넣으면 모양유지가 안 된다"면서 생크림빵과 마카롱은 손수 만든 제품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갓 구워낸 뜨거운 빵에 크림을 넣으면 녹는다는 건 굳이 베이킹 지식이 없어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미미쿠키의 생크림빵이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의 제품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주는 해명하지 않았다.
5. 심지어 빵 속에 드라이아이스까지?
문제는 거짓말 뿐이 아니었다. 빵 속에 들어가서는 안 될 물질까지 첨가됐던 것이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한 달 전인 8월 한 구매자는 "크림에서 왜 톡쏘는 맛이 나냐. 애들이 따가워서 못 먹겠다고 하더라"라며 이상한 식감을 느꼈음을 털어놨다.
해당글을 본 누리꾼들의 여러 반응 중에는 '드라이아이스가 들어갔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댓글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었다. 해당 구매자는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맛이 이상했다"면서 충격적이었던 그 의견이 맞았음을 털어놨다.
6. 이어지는 추가 저격
재포장 의혹 제품은 끊이질 않았다. 미미쿠키의 핸드메이드 축하 치즈케이크는 코스트코의 수플레 치즈케이크에 데코레이션만 올려놓은 것이었고, 수제 초콜릿은 코스트코의 프렌치 트리플이란 제품을 재포장한 것이었다. 또 다른 수제 초콜릿은 하와이안 호스트라는 제품이 진짜 주인공이었다.
특히 환불을 못해준다던 생크림 카스테라의 경우, 생크림 구멍이 시중에 파는 휘핑크림 주입기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진짜 수제라면 버터나 우유 등의 재료 구매 영수증을 공개하라'며 증명을 요구했다. 이 사태를 지켜보던 다른 수제 업체들은 저마다 영수증을 올리며 '진짜 수제'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미미쿠키는 4차 사과문을 올리며 업체 폐쇄를 하게 됐다.
결국 그동안 미미쿠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단체로 형사고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업주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온 상태다.
7.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사태가 일단락 된 것처럼 보였지만 또다른 제보도 있었다. 이번엔 탈세였다. 미미쿠키가 입점했던 온라인 직거래 카페 농라마트에 한 누리꾼이 미미쿠키의 판매공지글을 캡춰한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이런 것도 세무청이 신고 가능한 것 아니냐"는 내용과 함께 '마카롱은 개당2000원씩이고, 현금결제시 1500원에 드리고 있다'는 글귀가 적힌 공지도 올라와있다.
여신전문금융법 19조 1항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 미미쿠키는 신용카드 사용 소비자에 비해 현금결제 소비자에게 500원의 이득을 제공했기 때문에 이는 불법이다.
이처럼 미미쿠키의 양파 같은 '거짓말 행렬'에 누리꾼들은 "마트료시카(큰 인형 속에 작은 인형이 반복해서 나오는 러시아 전통 장난감)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