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학생들의 올 수능 가채점 결과, 지난해 입시 자료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낙폭이 커 학생과 학부모들이 비상에 걸렸다. 전문가들은 평소보다 더 정밀한 입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부산시교육청이 발표한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수·탐(2과목) 3개 영역의 원점수 총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수학 나·사탐의 누적비를 보면 3% 이내가 8~10점, 10% 이내가 11~14점, 30% 이내가 13~15점 정도 하락했다.
올 수능 원점수 낙폭 너무 커
과거 '커트라인' 참고 무리
정밀한 입시 전략 수립 절실
눈치작전도 치열해질 전망
부산교육청 내달 정시 설명회
서울교육청과 배치도 작성도
수험생에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국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원점수 평균이 10점 정도 떨어졌다. 동아고 곽숙정 교사는 "국어 성적이 전체적으로 많이 안 좋은 편"이라며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시는 표준점수가 중요한데 국어가 지난해보다 원점수 차이가 많이 나서 예상하기 어렵다"며 "면접이나 논술 전형에 응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렵게 출제된 영어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 한 고교 영어교사는 올해 대입에서 영어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사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학교마다 적지 않을 것"이라며 "상위권 학생이 영어 2등급을 받았을 때 지원 가능한 대학이 크게 줄어든다"고 걱정했다.
부산국제고 3학년 딸을 둔 회사원 A(49) 씨도 "그동안 줄곧 영어에서 1등급을 유지했는데 어렵게 출제된 올 수능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영어 1등급을 전제로 수시 전략을 짜기가 애매해졌다"고 밝혔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 1등급, 80점 이상이 2등급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더 정밀한 입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반영 비율,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 가중치 등을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전년도 합격·불합격 자료를 바탕으로 지원할 만한 학교와 학과를 가늠하지만 올해는 과거 자료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낙폭이 크다.
부산시교육청 등에서 수능 성적이 나온 이후 발표하는 '배치참고표'도 예년보다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권혁제 센터장은 "올해는 입시 전략을 짜기도 힘들어 눈치작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디테일에 얼마나 강하느냐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5일 수능 성적통지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너무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는 표시되지 않는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만 나오는 만큼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시교육청은 다음 달 13일 정도에 부산교육연구정보원에서 정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진학지원단(72명) 교사들이 적합한 입시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는 서울 지역 진학을 돕기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배치표도 작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