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택시기사 뽑으려 채용박람회 열었지만…

입력 : 2024-10-17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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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종사자 5년 새 52% 줄어 들어
택시기사 만성 구인난 극복 위해
부산시·택시업계 사상 최초 개최
뜨거운 반응 못 미친 채용 아쉬움

부산시와 택시운송사업조합이 처음으로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17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을 찾은 구직자들이 택시기사 채용 홍보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와 택시운송사업조합이 처음으로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17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을 찾은 구직자들이 택시기사 채용 홍보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택시 운전 생각만 해 왔는에 이번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17일 오전 10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법인택시 운수 종사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성철호(61) 씨의 말이다. 성 씨는 지난 5월 운영하던 식당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성 씨는 이번 박람회에서 택시회사 취업을 결심했다.


부산시와 택시운송사업조합이 처음 마련한 법인택시 운수 종사 채용박람회가 열띤 관심 속에 진행됐다. 택시 기사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법인택시 업계를 돕기 위해 마련된 박람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직접 부스를 돌며 취업 상담을 진행했으며, 택시도 직접 탑승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다만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아쉬움도 남겼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이날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시민공원 다솜관 일대에서 열렸다. 부산시는 참가 열기를 높이기 위해 부산장노년일자리 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 부산 50+일자리박람회’와 연계해 이번 박람회를 열었다.

실제 박람회장 안팎에는 자기소개서를 손에 든 구직자는 물론 나들이를 나왔다 호기심을 보인 시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일단 택시업계 취업에 관심을 보인 참가자들은 박람회 덕분에 택시 일을 더 자세히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람회장에 마련된 택시 운전 가상 체험을 한 정정부(67) 씨는 “평소 택시 운전에 관심이 있어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마침 시민공원에서 행사를 하길래 방문했다”며 “체험을 해 보니 진지하게 택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온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박람회 방문자는 7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120명은 취업 상담도 받았다. 현장 면접과 채용도 가능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채용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취업 의향이 있더라도 실제 택시회사를 찾아 근무 환경을 확인하고 결정하겠다는 사람은 있었다.

한편 법인택시 업계는 택시 기사 부족으로 운행률 급감과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택배, 배달업계로 택시 기사들이 몰려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택시 가동률이 급감했다. 실제 법인택시 종사자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5000명 넘게 감소했다. 2019년 1만 649명에서 2024년 5584명으로 절반 이상(52%) 줄었다.

법인택시 가동률은 44%에 그친다. 택시회사가 보유한 택시 10대 중 4대만 운영되는 셈이다. 운행 택시 수가 줄면서 시민들 역시 택시 이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인택시 업계는 구직자들에게 택시회사 취업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 택시운송사업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택시 일은 열심히만 한다면 많이 버시는 분은 한 달에 500만~600만 원을 월급으로 벌어가기도 한다”며 “또 내비게이션과 플랫폼을 이용한 호출 시스템도 잘 돼 있어 업무 난이도도 쉬워진 만큼 많은 분들이 택시 일에 도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해다.

운수업계 구인난은 비단 택시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버스 운전기사직에도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부산 버스 업계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부산 버스회사들은 718명을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내고도 실제로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4명(49.3%)만 고용한 바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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