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수출 전선에 ‘먹구름’ [2024 미국 대선]

입력 : 2024-11-06 20:13:56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관세 폭탄·IRA 폐지 땐 악영향 불가피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국 경제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미국 리치몬드 한 차고에 있는 자동차. AFP연합뉴스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국 경제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미국 리치몬드 한 차고에 있는 자동차.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한국 경제에는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댄 경제 정책 변화에 따른 금리와 환율 변동성에 의한 실물 경제 충격파는 물론, 우리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아 우리 경제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보편 관세’를 내세웠다. 미국에 들어오는 제품에는 모두 세금을 부과, 미국 제조업은 살리고 외국 기업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다. 만약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대미 수출액은 152억~304억 달러(약 21조~42조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 견제를 위해 60%에 달하는 ‘초고율 관세 폭탄’을 예고한 상태인데,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준다. 트럼프의 중국 압박에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관세가 높아지면 미국 내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는 한국 금리에 영향을 주고 이는 국내 부채의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고환율은 내수 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국내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공산이 크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인플레감축법(IRA) 폐지도 약속한 상태다. 전면 폐지에 앞서 보조금을 줄이는 등의 변화는 집권 초기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그나마 미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영업이익을 충당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 등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세 인상도 불 보듯 뻔하다. 국내 자동차 수출 중 미국 비중이 56%에 달한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445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보복 관세 걱정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보고서(10월 31일)에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보편 관세 공약을 이행할 경우 한국의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61조 7000억 원) 줄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67%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