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과 ‘전쟁 종식’… 그의 호언에 숨죽인 세계 [트럼프 2기 출범 D-7]

입력 : 2025-01-13 17: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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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 관세 외 자동차 등 타격 전망
우크라·중동 종전 협상 개입할 듯

미 육군 의장대가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리허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육군 의장대가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리허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 손에는 관세 폭탄을, 한 손에는 전쟁 종식을 들고 백악관으로 돌아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전의 조기 종전을 거듭 공언해 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 전쟁에 대해서도 종전 필요성을 압박해 왔다. 일단 트럼프 당선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사전 회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우호적인 메시지 발신 등을 통해 협상 분위기를 띄우는 중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노골적인 구애 작전을 벌이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전제로 휴전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존재는 가자 전쟁에서도 ‘게임 체인저’다. 이미 하마스를 향해 “취임일인 20일까지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큰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 덕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한 상황이다.

휴전이 이뤄져도 중동 정세의 안정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미국이 중동을 힘으로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안정화 시킨다 해도 이는 결국 이란과 다시 한번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비등하다.

세계를 흔들었던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과 반대로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권역 간의 무역 전쟁은 더 격화될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 고율 관세 부과를 아예 핵심 공약으로 내걸어 왔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20% 보편관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 △멕시코 생산 중국기업 자동차에 대한 100~200% 관세 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자체를 무역 이외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연하게 ‘관세의 무기화 전략’을 밝히면서 국제 사회는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30일엔 “브릭스 국가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달러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미국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새로운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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