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내 조선 연구개발 허브로 뜬다

입력 : 2025-03-16 1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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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R&D센터 잇단 부산행
풍부한 인재·정주 여건 등 고려
개소 1년 삼성중공업 고용 확대
한화오션·오리엔탈정공 새 센터
좋은 일자리 600개 이상 창출
외부 인재 지역 유입 효과까지

대형 조선 기업들이 잇따라 부산에 R&D센터를 건립하면서 지역 인재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4일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삼성중공업 R&D센터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대형 조선 기업들이 잇따라 부산에 R&D센터를 건립하면서 지역 인재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4일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삼성중공업 R&D센터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부산에 둥지를 틀었거나 곧 문을 여는 조선 관련 기업 연구개발(R&D) 센터들이 연이어 인재 확충에 나서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개소 1년이 된 삼성중공업 R&D 센터에 이어 한화오션 부산엔지니어링센터가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이고, 오리엔탈정공도 ‘R&D 캠퍼스’를 만들고 있다. 이들 R&D센터 3곳에서만 최소 6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전문 인력과 뛰어난 정주 여건을 보고 부산에 온 R&D 센터들이 다시 좋은 일자리를 공급하고, 외부 인재도 유입시키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부산에 위치한 삼성중 R&D 센터는 현재 120명 수준인 인력을 올해 연말까지 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3년 12월 문을 연 센터는 해양플랜트 개발·설계,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고 있다. 개소 당시 50명 수준에서 출발한 삼성중 R&D 센터 인력은 이미 120명가량으로 늘었다.

부산시는 2023년 6월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 유치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경남 거제시에 위치해 있던 R&D 센터를 어렵사리 유치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48억 원을 투입해 부산 내에서도 ‘알짜’ 일자리가 모여 있는 문현금융단지에 1700㎡ 규모로 2023년 12월 R&D 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중공업 R&D 센터 고용 형태도 모범적이다. R&D 센터 현 인원 120명 중 거제에서 넘어온 인력은 30%가량이며, 나머지 인력은 경력 또는 신규로 채용됐다.

삼성중공업 측은 부산의 경쟁력으로 부산 지역 대학을 꼽는다. 삼성중공업 부산 R&D센터 박정기 해양설계3팀장은 “관련 학과가 많은 부산의 대학들에서 신규 인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며 “대부분 부산의 연고가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인력들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R&D 센터는 현재 유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 이외에도 장기적으로는 다른 부문 R&D 역량도 강화할 방안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R&D센터를 포함해 설계 및 공정 관리 직무를 수행할 신입사원 공채를 이번 달 진행 중이다.

부산 중구에 연면적 1320㎡ 규모로 건립되는 한화오션 부산엔지니어링 센터는 사무공간 임대를 완료하고 사무용품들을 세팅하고 있는 단계다. 올해 5월 개소할 예정이다. 개소 초기엔 해양 및 특수선 분야 설계 인력 150명이 근무한다. 한화오션은 2027년까지 추가로 350여 명의 우수 설계 인력을 채용할 전망이다.

국내 선박용 크레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오리엔탈정공도 250억 원을 투자해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연구용지 내 1만 1570㎡ 규모 부지에 ‘연구개발(R&D) 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캠퍼스는 올해 6~7월 착공을 목표로 현재 건축설계사무소를 선정 중에 있으며 차질이 없으면 내년 문을 열게 된다.

조선·해양 업계에서는 조선사나 조선기자재 기업이 부산에 연이어 R&D 센터를 두면서 부산을 떠났던 우수 인재들이 다시 유입되고,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인재들도 부산에 머물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대, 부경대, 국립한국해양대는 조선·해양 설계 분야와 관련된 학과들이 개설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센터가 부산에 들어서면서 부산을 이미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졸업 예정자들이 다시 돌아오거나 떠나지 않는 효과도 분명 있다”며 “조선소가 있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하다. 아무래도 젊은 인재들은 교통이나 생활 여건 등 정주 여건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부산이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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