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에 눈이 내리는 등 부산에서도 들쭉날쭉한 날씨로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봄을 대표하는 벚꽃 축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 강서구청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강서구 대저동 대저생태공원 일대에서 ‘낙동강 30리 벚꽃 축제’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사상구청도 같은 기간 낙동제방 벚꽃길에서 ‘낙동강 제방 삼락벚꽃축제’를 연다. 지난해에도 두 지자체 모두 3월 마지막 주 주말인 29~31일 축제를 개최했다. 전국 대표 벚꽃 축제인 경남 ‘진해군항제’는 지난해(3월 22일)보다 1주일가량 축제 시기를 늦춰 오는 28일 개막한다.
각각 2억 9000만 원과 5500만 원을 편성해 축제 준비에 공을 들이는 강서구청과 사상구청은 축제 성패를 가를 벚꽃 개화 시기를 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매년 벚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벚꽃이 핀 날은 3월 25일이다. 2023년에는 3월 19일 벚꽃이 폈지만, 2022년엔 3월 28일에 폈다.
부산은 올해도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8일 눈이 내리는 등 급변하는 날씨 탓에 개화 시점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상구청 벚꽃축제 담당자는 “지난해에는 축제가 끝난 후에 벚꽃이 만개해 아쉬움이 있었다”며 “지금도 축제 현장에 나가 벚꽃 상태를 살펴보지만, 자연 현상이라 정확한 개화 시기를 알 수 없어 애만 태운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는 기후 온난화로 유채꽃 생육이 부진하거나 아예 고사하는 문제가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돼 정상적인 축제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가 주최하는 식목일 행사 날짜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식목일 행사는 이달 22일 북구 화명생태공원에서 열린다. 2018년에는 3월 31일에 행사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온대림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벚꽃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부산대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는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온대림 식물인 벚나무가 감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나무”라며 “1900년대 전체 산림의 70%를 차지한 소나무가 현재는 35%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은 일종의 혼란기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