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부족한 저에게 영예로운 대상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전국서도민전 운영위원회, 주최한 〈부산일보〉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대상이라는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목은 이색 선생의 ‘부벽루’를 쓴 행초서로 제45회 전국서도민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염은주 씨는 수상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감격했다. 전업주부인 염 씨는 큰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학부모 평생 수업 교실’에 나가서 주 1회 취미 삼아서 문인화 수업을 듣기 시작한 게 단초가 됐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이다.
“글을 쓰면 안정에 도움이 될까 싶어 시작했어요. 처음엔 취미로 했는데 쓰다 보니 매력이 있더라고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쓸 수 있는 매력 말입니다. 특히 먹의 명암이 나오는 게 꽤 매력적이고 쾌감이 느껴졌어요. 그 수묵의 느낌이 좋아서 사군자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화제글이 부족해서 서예를 시작했고, 그중에서 제가 가장 잘하는 게 행초서였어요.”
본격적인 서예는 2020년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소석서예원 성현숙 원장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다. “문인화와 달리 서예는 거의 매일 학원에 나가서 연습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행초서는 자유롭고, 힘이 있고, 부드러운 게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염 씨는 2021년 전국서도민전에 첫 도전장을 낸 뒤 2023년과 2024년 특선을 했다. 또 2024년엔 경주 양동마을 공모전인 ‘국제양동마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인 대상을 차지하고, 부산미협에서 주최하는 부산미술대전에서도 입상했다. 3년 전에는 전국서도민전 문인화 초대작가가 되었다.
공모전에 계속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계속 도전하면 그동안 배워온 게 결과가 나오니까 성취감이 있습니다. 초대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고요. 특히 서도민전 현장 휘호 대회는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서도민전 초대작가가 될 때까지 도전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 염 씨는 행초서에 비해 자신감이 부족한 예서나 전서 등도 두루두루 공부하고 싶다고도 전했다. “그동안 한결같은 가르침으로 이끌어주신 소석 성현숙 원장님과 열정 가득한 학원 회원들, 그리고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가족들께도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