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 연장안을 끝내 고수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하던 가덕신공항 공사는 다시 원점에 서게 됐다. 부산시는 더 이상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정부가 한시도 지체없이 재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부는 8일 가덕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의 수의계약 상대방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토부는 현대건설 측이 기본설계안 중 공사 기간을 입찰 공고에서 제시한 84개월(7년)이 아니라 108개월(9년)로 제출하자 현대건설 측에 기본설계를 보완하고, 공사 기간을 다르게 제시한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연약지반을 안정화하는 기간 17개월, 공사 순서 조정으로 인한 7개월 등 총 24개월의 추가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본계획에는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병행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현대건설 측은 7개월 동안 방파제를 일부 시공한 뒤 매립을 시작하는 것으로 바꿨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아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이 어려워진만큼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토부·공단 합동TF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정부가 더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신속하게 재입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토부가 추후 검토 과정에서 현대건설 기본설계의 공기 연장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가덕신공항 개항과 준공은 더 늦어질 수 있다.
국토부가 구성한 전문가 자문회의는 오는 13일 착수 모임을 갖고 합동TF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적정 공기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합동TF를 구성하고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시는 국토부가 동일한 공사 기간 조건으로 재입찰을 진행해 입찰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회 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재입찰을 진행하면 두 달 정도 늦춰지는 거라 2029년 12월 조기 개항과 2032년 완공이라는 전체 일정에 큰 문제가 없다”며 “빨리 재입찰을 공고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시 입찰 과정을 밟을 경우 참여 업체가 나타난다고 해도 기본설계에는 다시 6개월이 소요된다. 이 경우에도 시는 추후 국토부, 참여 기업과 협의해 효율적인 공정 관리 계획을 통해 최대한 개항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신공항의 공기는 기본계획과 최고 기술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84개월에 맞출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서 추진하는 것인 만큼 국토부는 지체 없이 재입찰을 해서 가덕신공항의 적기개항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