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화랑이 ‘발굴’한 신진 작가 작품 보러 갈까요

입력 : 2025-08-20 09:00:00 수정 : 2025-08-20 16: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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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간연구소·로터스·제이무브먼트 등
신생 갤러리 젊은 작가 발굴 전시 잇따라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신진에도 기회

최여정, 축제, 아사천에 유채, 2025.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최여정, 축제, 아사천에 유채, 2025.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배하람, 뿌리 깊은 상처, 2023. 레오앤 갤러리 제공 배하람, 뿌리 깊은 상처, 2023. 레오앤 갤러리 제공
김세현, 異世界. 산목&휘 갤러리 제공 김세현, 異世界. 산목&휘 갤러리 제공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신예에게 개인전은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공모전이다. 바늘구멍 공모전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그 길을 통과한 이에겐 또 다른 기회의 문이 열리기도 한다. 어떤 화랑은 공모전 형식은 아니지만, 젊은 작가 지원 전시를 정례화하고 있다. 또 어떤 화랑은 이들 젊은 작가군을 곧바로 아트페어에 데뷔시키기도 한다. 부산 여기저기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행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신생 갤러리들의 의욕이 특히 두드러진다. 부산시 주최로 내달 열릴 제2회 신진 작가 아트쇼 ‘부산 커넥티드’ 전시가 공공의 영역 신진 발굴이라면 나머지 대부분은 상업 화랑이다.


공모전 뚫은 신예 작가들

부산 동구 초량로에 위치한 낭만시간연구소는 이제 개관 1년을 갓 넘긴 신생 화랑이지만, 첫해부터 ‘신진 작가 공모전’을 열고 매년 3명의 젊은 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는 3명이 동시에 그룹전을 열었다면, 올해는 각각 개인전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 첫 주자인 최여정 작가가 지난 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타인의 삶’을 주제로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낯선 공간과 익명의 타인을 응시하며 구축된 작가의 회화 세계를 중심으로,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감정의 여정을 담아낸다. 2001년 부산 출생의 최 작가는 부산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이기택, Hidden Hill, 2025. 로터스갤러리 제공 이기택, Hidden Hill, 2025. 로터스갤러리 제공

2023년 4월 해운대구 해운대로에 개관한 로터스갤러리는 지난 5월 제2회 로터스 라이징 공모전을 열고, 선발한 네 명의 작가(한수연 이기택 김혜진 이하경) 그룹전에 이어 이기택 개인전 ‘The Blooming Tale’을 1~30일 열고 있다. 이기택은 로터스 갤러리 전속 작가로 발탁됐다. 부산 출신의 이 작가는 동아대 예술대학 회화과(2013년)와 동 대학원(2015년)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는 중이다. 그는 현실과 이상, 자연과 감성이 맞닿는 지점을 포착하며,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만의 서정적이면서도 강한 회화적 밀도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이민혜, '초대된 불청객'(2025) 중 일부, 김은영 기자 key66@ 이민혜, '초대된 불청객'(2025) 중 일부, 김은영 기자 key66@
이민혜, 초대된 불청객, 2025. 김은영 기자 key66@ 이민혜, 초대된 불청객, 2025. 김은영 기자 key66@

2021년 9월 문을 연 금정구 동부곡로 제이무브먼트 아트스페이스&갤러리는 매년 공모를 통해 청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주는데, 이번 전시는 안지주·이민혜 작가 2인에게 돌아갔다. 이번 전시 주제는 ‘숨’ 쉬는 존재(Breath-Being)이다. 홍익대 회화과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안 작가는 변화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정적 너머 맥동하는 존재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한다. 성신여대 동양화과와 SADI(삼성디자인교육원)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과정을 졸업한 이 작가는 인공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들여다본다. 전시는 22일까지이다.

고성민 개인전 '모닥불을 둘러앉아' 포스터. 이웰 갤러리 제공 고성민 개인전 '모닥불을 둘러앉아' 포스터. 이웰 갤러리 제공

청년 작가 지원하는 전시도

2021년 8월 개관 후 지난 3월 현재 위치인 수영구 망미동 주택가로 이전한 이웰 갤러리는 올해 세 번째 청년 작가 지원 전시를 12~30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2025년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한 고성민으로 첫 번째 개인전 ‘모닥불에 둘러앉아’를 열고 있다. 고성민은 2025년 화랑미술제와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에 참여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과 입선을 수상했으며 2024 아시아프(ASYAAF) 등 다수의 전시 경력을 갖고 있다.

박중선 작가 작품. 레오앤 갤러리 제공 박중선 작가 작품. 레오앤 갤러리 제공
최세윤, PA-99 Fairy Bot 021, 2025. 레오앤 갤러리 제공 최세윤, PA-99 Fairy Bot 021, 2025. 레오앤 갤러리 제공

강서구 체육공원로에 문을 연 레오앤 갤러리는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지역의 청년 작가 5명을 초대해 8월 20일~9월 20일 한 달간 전시를 연다. 초대한 작가는 박중선, 배하람, 전서현, 정영훈, 최세윤이다. 이 중 박중선 작가는 중구 BNK 아트시네마 3층에서 마련한 ‘2025 청년작당소 청년작가 전시 지원’으로 7월 22일~8월 23일 ‘MESSAGE’ 개인전을 열고 있다. 배하람 작가는 2023년 동아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전서윤과 정영훈은 각각 2021년과 2017년 동아대 미술학과를 졸업했고, 최세윤은 2017년 동국대에서 불교회화를 전공하고 졸업했다.

유수지,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서 둥근 마음으로, 2025. 오브제후드 갤러리 제공 유수지,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서 둥근 마음으로, 2025. 오브제후드 갤러리 제공
안다은, Ordinary Green, 2025. 스페이스 토핑 제공 안다은, Ordinary Green, 2025. 스페이스 토핑 제공
박세빈, Wonder of You 1, 2024.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제공 박세빈, Wonder of You 1, 2024.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제공

2000년대 출생 작가 전시도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눈’을 매개체 삼아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개인전을 열 김세현(‘마음의 공간’ 8월 23일~9월 5일 산목&휘 갤러리) 작가는 지난해 2월 계명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또 자연과 사람, 존재와 존재 사이를 기록하고 연결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유수지(1995년생) 작가의 부산 개인전(‘Every Single Day’ 8월 13일~9월 7일 오브제후드 갤러리), 여행 중 마주한 풍경의 단상을 주제로 작업하는 안다은(1990년생)의 부산 개인전( ‘Ordinary Life’ 8월 14일~9월 7일 스페이스 토핑), 김연수(1984년생)·박세빈(2001년생) 2인전(‘The Moment Between’ 8월 2일~9월 13일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도 만날 수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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