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전지현, 이영애, 이정재, 송중기. 이름만으로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배우들이 하반기 TV 드라마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로 잇따라 복귀한다. 상반기 한국 드라마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를 보인 가운데, 톱스타들의 복귀작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현정은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서 연쇄살인마 정이신 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방송은 9월 5일 시작된다.
작품은 다섯 명의 남성을 잔혹하게 살해해 ‘사마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이신이 체포된 뒤, 20년 만에 발생하는 모방범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연출은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맡았다. 각본은 영화 ‘서울의 봄’을 집필한 이영종 작가가 참여했다. 고현정이 연쇄살인마라는 악역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소 세트를 활용한 장면, 범죄 심리학 자료를 참고한 캐릭터 분석 등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중기와 천우희는 JTBC 새 금요드라마 ‘마이 유스’로 시청자와 만난다. 방송은 9월 5일 첫선을 보인다.
송중기는 아역 스타로 잠시 주목받았지만 짧은 전성기를 뒤로한 채, 생계를 위해 청춘을 소모한 소설가 겸 플로리스트 선우해 역을 맡았다.
선우해의 첫사랑 성제연 역은 배우 천우희가 연기한다. 천우희는 분명한 걸 좋아하는 매니지먼트 회사 팀장이다. 작품은 두 사람이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나면서 겪는 갈등과 치유 과정을 그린다. 천우희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 번 특유의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전지현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으로 복귀한다. 전작 ‘지리산’(tvN) 이후 4년 만이다. 이 드라마는 외교관이자 유엔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은 문주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던 중 자신을 지키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와 함께 거대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첩보 멜로물이다.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전지현과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선다. 전지현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강인한 캐릭터에 매료돼 도전하고 싶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총 9부작으로 다음 달 10일부터 매주 순차 공개된다.
그런가 하면, 이영애는 KBS2 새 주말드라마 ‘은수 좋은 날’로 돌아온다. 전작 ‘마에스트라’ 이후 2년 만의 복귀다. 방송은 9월 20일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학부모 강은수와 두 얼굴의 선생 이경이 우연히 얻은 마약 가방으로 벌이는 위험 처절한 동업 일지를 그린 작품이다. 이영애는 벼랑 끝에 내몰린 주부 강은수 역을 맡았다. 송현욱 감독과 전영신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상대역은 김영광이 맡았다. 제작진은 “강은수는 단순히 희생하는 인물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을 통해 변모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정재도 tvN 새 월화드라마 ‘얄미운 사랑’으로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방영은 하반기 예정이다.
이 작품은 초심을 잃은 톱스타와 자리를 잃은 연예부 기자가 서로의 편견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정재가 톱스타 역을, 임지연이 기자 역을 맡았다. tvN은 유쾌한 로맨스 장르를 통해 시청층 확대를 노릴 예정이다.
김우빈과 수지도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다. 넷플릭스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를 하반기 공개한다. 이 작품은 1000년 만에 인간 세계로 돌아온 램프의 정령 지니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가영의 로맨스를 그린다. 세 가지 소원을 매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우빈과 수지가 함께하는 작품은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7년 만이다. 제작비는 약 400억 원으로, 대규모 시각특수효과(VFX)가 투입됐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동시 공개를 예고하며 아시아·북미 시장에서 흥행을 노린다.
지상파와 OTT 플랫폼은 이들 작품을 주요 요일, 프라임타임에 배치해 시청자를 공략한다. SBS는 고현정 주연 ‘사마귀’를 금토극에, KBS는 이영애 주연 ‘은수 좋은 날’을 주말극에 편성했다. tvN은 이정재 복귀작 ‘얄미운 사랑’을 월화극으로 준비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전지현·강동원이 출연하는 ‘북극성’을 아시아 시장 대표작으로 내세운다. 넷플릭스는 김은숙 작가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를 글로벌 전략작으로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톱스타 복귀작의 성패가 하반기 드라마 시장의 흐름을 가를 것”이라며 “침체된 시청률과 산업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