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을 보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촬영을 하며 동료들과 끈끈한 정을 나눴고, 연기적으로도 성취를 얻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은 “‘무빙’에 이어 ‘파인’까지 좋은 반응을 얻은 건 운이 좋았다”며 “촬영 과정이 진심으로 행복했고 함께한 배우들과의 시간이 큰 보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977년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둘러싸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물들이 욕망에 사로잡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집필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 ‘범죄도시’와 디즈니플러스 ‘카지노’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총 11부작이다.
류승룡은 연기한 관석은 도굴단을 이끄는 행동대장이다. 조카 오희동(양세종)과 함께 좀도둑질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다 도굴에 가담한 뒤 급기야 끔찍한 일까지 저지르게 된다. 그는 “대본을 읽으면서 ‘파고’란 작품이 떠올랐다. 돈을 묻어둔 위치를 찾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윤태호 작가님도 그 포스터를 붙여놓고 작품을 썼다고 하더라”며 “끝없이 이어지는 욕망과 허망함이 작품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류승룡은 이 작품에서 오랜만에 강한 캐릭터 변신을 했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한 뒤 ‘인생은 아름다워’, ‘아마존 활명수’(2024), 넷플릭스 ‘닭강정’(2024) 등에서 유쾌하고 따뜻한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그는, ‘파인’을 통해 거칠고 본능적인 얼굴을 꺼내들었다. “살아 숨 쉬듯 펄떡이는 캐릭터들의 향연이었어요. 인물이 많은 만큼 적절한 배분이 필요했죠. 전체 흐름을 잡으면서 다른 배우들이 잘 뛰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제 몫이었어요.”
‘파인’은 공개 이후 디즈니플러스 한국 콘텐츠 부문에서 높은 시청 순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류승룡은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어 감사하다”며 “시청자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통해 보물을 찾은 듯한 만족을 얻었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개인적인 성찰도 있단다. 류승룡은 “‘파인’은 잡히지 않는 욕망을 좇는 이야기였지만, 나는 만족과 행복을 찾았다”며 “촬영 과정이 참 좋았고 현장에서 느낀 끈끈한 마음이 진짜 보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절한 제어 장치만 있다면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서 “나이를 들며 그걸 조금씩 깨닫고 있고, 요즘은 더 많이 느낀다”고 했다.
‘파인’은 공개 이후 디즈니+ 한국 콘텐츠 부문에서 높은 시청 순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류승룡은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어 감사하다”며 “시청자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통해 보물을 찾은 듯한 만족을 얻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다. 류승룡은 “지금껏 했던 작품 중 가장 긴 제목”이라고 웃은 뒤 “현재 열심히 촬영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가 신체적·경제적으로 변화를 겪는 시기”라면서 “누구나 맞이하는 과정을 어떻게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을지, 면역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길 제안하고 싶었는데 차기작이 그런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