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끝까지 자신을 믿고 뛰어준 덕분입니다”

입력 : 2025-08-19 16:24:2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동의과학대 염종석 감독
창단 첫 권역리그 1위 달성…“이제는 전국을 향해”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 D조 1위
동의과학대 왕중왕전 진출











“우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입니다. 그걸 보여줄 시간이 이제 왔습니다.”

부산 동의과학대학교 야구부가 창단 5년 만에 권역별 우승을 하며, 대학야구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 예선 D조에서 8승 1패, 승률 0.889의 성적으로 당당히 조 1위를 차지한 동의과학대는 ‘죽음의 조’라 불리던 D조를 뚫고 전국 무대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 선봉에는 현역 시절 ‘롯데의 에이스’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염종석 감독이 있다. 이제는 지도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야구 철학을 제자들에게 온전히 녹여내며, 동의과학대 야구부를 ‘기본에 충실한 팀’으로 만들어냈다.

염종석 감독은 예선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선수들이 끝까지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단기전이 아닌 리그였기 때문에 꾸준함이 중요했죠. 기본기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게임에서 이끌어 내야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그것이 결국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동의과학대는 강력한 에이스나 홈런 타자가 없는, 일명 ‘비스타팀’이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보여준 집중력, 그리고 경기 후반 흔들리지 않는 운영 능력은 상위권 팀 못지않았다.

“큰 스타는 없지만,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에 충실했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그게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입니다.”

염 감독의 말처럼, 동의과학대는 올 시즌 단순히 ‘이기는 팀’이 아닌, ‘흔들리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실제 동의과학대는 화려한 타선이나 압도적인 에이스 투수 없이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꾸준히 승점을 쌓아갔다. 경기 중반 이후의 집중력은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았다.

염 감독은 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 선수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입니다. 큰 스타는 없을지 몰라도, 많은 선수들이 골고루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 모든 선수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동의과학대의 강점은 수비와 주루,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 염 감독은 “화려한 장타나 에이스 투수가 없어도, 팀으로서의 야구를 통해 경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동의과학대 야구부의 진짜 성과는 단지 예선 1위라는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올해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무려 2명의 선수가 지명을 받고, 1명이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하는 결실을 거뒀다. 이는 창단 이후 최고의 성과이며, 팀의 육성 철학이 성과로 증명된 순간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대학야구는 결과보다 과정, 성적보다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수가 자신을 믿고 훈련하며 가능성을 발견하고, 결국 프로의 문을 두드리는 것. 그게 대학 야구의 본질입니다. 성적은 부수적인 결과일 뿐, 진짜 목표는 선수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예선 1위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 큰 목표를 꿈꿀 수 있는 디딤돌이 됐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권역 예선 1위를 차지한 동의과학대는 이제 ‘전국의 강호’들이 모이는 왕중왕전 무대에 진출한다. 단판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이 무대는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다. 한 경기, 단 하나의 실수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염 감독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토너먼트는 리그와 다릅니다. 순간의 집중력, 단 한 번의 실수가 승부를 가릅니다. 그래서 더 차분하게, 더 집중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정 팀을 경계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팀이 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를 상대하느냐보다, 우리가 얼마나 우리의 야구를 흔들리지 않고 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시즌 초부터 강조해온 ‘기본에 충실한 야구’를 그대로 이어가겠습니다.”

염 감독의 철학은 분명했다. 준비된 팀이 승리한다. 그리고 그 준비는 ‘꾸준한 기본기와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부산 출신으로, 현역 시절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염 감독은 이제 '감독 염종석'으로서, 자신이 누렸던 야구 인생의 혜택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감독이 되면서 매일 새롭고, 매일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말이 선수들에게 울림을 주는지, 어떤 훈련이 상황에 적절한지를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지금이 오히려 야구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인 것 같아요.”

동의과학대 야구부는 염 감독 외에도 전 롯데 선수 출신 코치들이 포진해 있다. 한문연, 구동우, 황진수, 조무근 등 KBO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지도진이 선수들을 지도하며, 그들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는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팀입니다.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학업도 병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어요. 요즘은 부모님들도 그런 환경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죠.”

마지막으로 염 감독은 왕중왕전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금 강조했다.

“누군가는 아직도 우리를 언더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이미 우리 선수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경기도 흔들림 없이, 부산의 이름으로 야구다운 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염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번 왕중왕전이 선수들에게 더 큰 무대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고, 더 큰 목표를 꿈꾸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믿고 있고, 선수들도 충분히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된 작은 팀의 큰 여정.

이들 야구부는 이제 ‘부산의 자존심’을 넘어, 전국의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준비를 마쳤다.

동의과학대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