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부산시대를 앞두고 부산에 해양 전문 어린이도서관과 미디어 체험관이 문을 열어 관심을 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어린이해양도서관과 미디어를 활용하는 해양복합문화공간을 개관식을 지난 18일 열었다. 공익 재단 ‘바다의 품’에서 5억 원을 기부했고, 박물관 큐레이터들의 기획과 아이디어로 공간을 채웠다. 특히 해양을 주제로 한 어린이도서관과 미디어 체험 시설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번 국립해양박물관의 시도는 지역 문화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기존 1층 자료실을 완전히 개조해 새롭게 문을 연 어린이해양도서관은 520㎡ 규모에 1만 8000여 권의 해양 관련 어린이 도서가 배치돼 있다. 자작나무로 서가와 의자를 만들었고, 통창을 통해 영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나이별 단계에 맞춰 도서관은 크게 2곳의 공간으로 분리했다.
글을 읽지 못하거나 서툰 유아, 유치원생을 위한 공간은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를 설치해 로봇 앞 책상에 책을 올리면 루카가 다정하게 책을 읽어 준다. 아이들의 독서를 재미있는 경험으로 인식하고 도서관에 오는 것을 즐기도록 마련한 장치이다. 한편으로는 시각 장애인과 난독증 아동을 위한 시설이기도 하다.
초등생을 위한 공간은 자작나무 의자와 벽이 파도 치는 물결처럼 배치돼 있으며 키즈 카페를 연상시키는 듯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국립해양박물관 김종해 관장은 “어릴 때부터 바다에 관한 상상, 책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이로 느낄 수 있도록 학예사들이 6개월간 도서관과 복합공간의 콘텐츠를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도서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어린이문화복합공간은 물품보관소로 사용하던 곳을 활용했다. ‘바닷속 한글 탐험대’라는 미디어 놀이시설로, 해저 왕국을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먼저 미니 극장에서 해양 쓰레기로 오염된 바닷속과 생명을 위협받는 해양 생물에 관한 애니메이션을 3분 정도 관람한 후 미디어체험관으로 입장한다. 사방 벽과 바닥은 오염된 바다의 영상으로 채워졌다. 체험자는 바다 곳곳의 쓰레기들을 밟으며 바다 정화 활동을 한다. 이후 깨끗해진 바다에 해양 생물 이름이 뜨고 그것에 맞게 장난감을 올리면 해양 생물이 영상이 나와 헤엄치고 다닌다.
영상과 체험까지 14분 정도 진행되며 영상 제작 전문가들과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개관 첫날 방문한 아이들이 열광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해양도서관과 복합문화공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부산시는 두 공간을 89번째 들락날락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