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R&D(연구·개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한 중요한 관문이다. 제품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한 자사 기술 이외의 기술은 이전을 받고, 완성된 기술은 검증을 거쳐 상품화까지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적합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연구기관들을 부지런히 쫓아다니고, 정부 공모 사업이 뜨면 만반의 준비를 해 도전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하는 데 한계가 큰 중소기업을 돕는 분야가 바로 ‘연구관리’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R&D 지원 역량을 갖춘 연구산업 기업 6곳을 ‘우수 연구사업자’로 선정했다. 그 중 ‘티랩’은 유일한 부산 기업이다. 티랩은 한국연구산업협회 부산협의회의 회장사이기도 하다.
2015년에 설립된 티랩은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토탈솔루션 전문기업’이다. R&D 기획·관리, 기술이전사업화, 국내외마케팅, 기술·시장 조사 분석 등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사업화 전 분야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티랩의 강성민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이라는 ‘서 말의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 대표는 “기업이 가진 기술을 R&D를 통해 성장시키고, 다른 기술들과 엮어야만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기업들이 가진 기술을 연결시키고, 정부 R&D 사업들의 특성을 파악해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1999년 동아대 산학협력연구센터 연구원을 시작으로, 부산테크노파크, 동남권선도산업지원단,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기업지원 기관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각종 기관들을 거치면서 기업들 뿐 아니라, 각종 연구, 투자 기관들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져왔다.
강 대표는 “연구관리가 기술 상용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데, 부산엔 연구관리 기업이 잘 없다”며 “뿐만 아니라 기술을 가진 기업을 연결하는 작업부터 기술 상용화 후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하는 곳이 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티랩은 강 대표의 역량을 바탕으로 R&D 기획·관리, 기술이전, 투자유치, 마케팅, 정책연구 전 과정을 기업 수요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일례로 지난해 진행한 정부의 ‘소재부품 기술개발사업’에서 티랩의 고객사가 대기업을 제치고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오랜 기간 동안 기업 지원 사업에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사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당시 티랩은 고객사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 약 20곳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을 도왔다”고 전했다.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티랩이 유치한 투자 실적만 해도 약 220억 원에 달하며, 성장전략 수행 건수만 해도 40여 건에 이른다.
한편, 티랩은 한국연구산업협회 부산협의회의 회장사로서 부산 지역 기업이나 대학들의 성장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부산협의회는 약 120개 사가 가입돼 있다. 강 대표는 “고객사들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면서 부산 기업들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며 “한 번 부산 기업과 협업을 해본 곳들은 부산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가진다. 많은 부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