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됐던 '이태원 참사' 현장 출동 30대 소방대원 숨진 채 발견

입력 : 2025-08-20 13:11:26 수정 : 2025-08-20 15: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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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소방대원. 가족 제공=연합뉴스 실종된 소방대원. 가족 제공=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출동한 뒤 우울증으로 치료받던 30대 소방대원이 실종된 지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0분께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에서 모 소방서 소속 A(30) 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관이 발견했다.

A 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 10일 오전 2시 30분께 차량으로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와 갓길에 차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버린 뒤 사라졌다.

A 씨가 발견된 장소는 이로부터 직선거리로 8~9㎞가량 떨어진 곳이다. 주변에 차량이 자주 지나다니지만, 시신이 둔덕진 곳에 있어 운전자들로서는 목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당시 A 씨 시신은 누워있는 상태였으며,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차에서 내려 시흥 지역으로 걸어서 이동하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그간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시신을 수습한 뒤 유족 협의를 거쳐 부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조사가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A 씨는 현장에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받아 왔으며, 실종 직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참사 당시 A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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