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남 산청과 하동을 덮친 대형 산불에 타버린 하동군 두양리 은행나무가 다시 살아났다.
20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 4월께 새순을 틔운 두양리 은행나무는 6월부터 잎이 본격적으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일부 가지가 풍성해지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동군 두양리 은행나무는 높이 27m, 둘레 9.3m로, 나이는 900년 정도로 추정된다. 고려 공신 병부상서 은열공 강민첨 장군이 심었다고 해 ‘강민첨 은행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이 나무는 지역민들이 오랜 기간 신성시 여겨 1983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됐지만 지난 산불 때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가지 상당수가 부러졌고 나무 밑동이 검게 탔다.
산불 진화 후 경남도와 하동군은 은행나무의 죽은 가지를 잘라내고 영양주사 투약하는 등 복구에 나섰다. 이후 4월부터 일부 가지와 지표부 원줄기에서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자 5월 긴급 보호 사업에 착수했으며, 후계목 육성 작업에도 착수했다.
일련의 노력 덕분에 6월에는 잎이 자라는 등 생육 상태가 한결 개선됐다. 하동군은 최근 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산 2200만 원을 투입해 은행나무의 영양분 공급 등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