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자야 한다는 강박 되레 수면 장애 부를 수도

입력 : 2025-10-05 15:43:00 수정 : 2025-10-05 15:46:48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슬립맥싱’ 확산… 청소년들 유의해야

청소년기는 학업 스트레스, 사춘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인 만큼 슬립맥싱과 같이 수면을 지나치게 통제할 경우 오히려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청소년기는 학업 스트레스, 사춘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인 만큼 슬립맥싱과 같이 수면을 지나치게 통제할 경우 오히려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면(Sleep)과 극대화(Maxxing)를 합친 ‘슬립맥싱’이 확산 추세다. 최적의 수면을 위한 방법을 실천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수면의 중요성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청소년기엔 되레 수면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슬립맥싱은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수면에 초점을 맞춘다. ASMR, 백색소음 등을 활용해 잠들기를 시도하거나 마그네슘과 같은 특정 성분이 포함된 수면 유도 음료, 입 테이핑, 수면 추적 앱 등을 통해 생체리듬을 관리하는 식이다. 정신적·육체적 에너지 회복과 감정 안정, 스트레스 조절,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핵심적인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문화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이 슬립맥싱을 집중력과 기억력 등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만 인식해 문제다. 청소년기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 뇌 발달, 기억 정리, 감정 조절, 면역 강화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학업 스트레스와 사춘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면 장애를 겪기 쉽다. 불면증을 비롯해 수면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늦어지는 생체리듬 장애(수면위상 지연증후군), 정상적인 수면에도 낮 동안 지속적인 졸림(과다수면장애)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슬립맥싱과 같은 과도한 수면 통제 행위는 되레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성분이 포함된 수면 유도 보조제나 음료, 입 테이핑 등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데다가 수면무호흡증과 비염, 불안장애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청소년기 발생한 수면 문제는 단순한 밤샘 습관이나 스마트폰 과다 사용,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수면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의 건강한 수면 습관 증진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적정한 실내 온도(18~22도) 유지 등이 필요하다. 소음과 빛이 차단된 편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고, 취침 1~2시간 전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수면 장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수면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유 과장은 “청소년기의 잘못된 수면 습관은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생체리듬에 맞춘 기본적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면 장애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 학업 수행 등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 인식과 전문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금정산챌린지
wof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

FUN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