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일본 총리 취임이 유력시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적시에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을 위한 중심적인 시설이다. 어떻게 위령을 할지, 어떻게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절대로 이것은 외교문제로 삼을 일이 아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가고 싶다”고도 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미일 관세협상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토론회에서 그는 미일 무역합의에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밝히면서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재는 “지금 특별히 합의를 뒤집는다든가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5500억 달러(약 77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외교 안보 정책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재는 “우선 일미 동맹 강화를 확실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또 일미한으로 협력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양자 관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강경 보수이자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재(전 경제안보담당상)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치러진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에 그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29표 차라는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집권 자민당의 첫 여성 수장 자리에 오른 다카이치 총재는 약 열흘 뒤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사상 첫 여성 일본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