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분양 아파트가 한 달 새 1500세대 이상 늘어나면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운대구 ‘르엘 리버파크 센텀’ 등 대단지 하이엔드 아파트가 무순위 계약에 돌입하기 전 집계된 수치라 일시적 증가에 불과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7146세대로 7월에 비해 1573세대 증가했다. 이는 미분양 주택이 9200세대에 달했던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구·군별로 보면 해운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1284세대로 전월에 비해 1000세대가량 늘었고, 부산진구가 1564세대로 680세대가량 증가했다. 다른 지역은 미분양이 줄거나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7월 말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한동안 신규 분양이 없던 부산에서 2070세대의 해운대구 재송동 르엘 리버파크 센텀과 805세대의 가야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제각기 청약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르엘 센텀의 경우 국민 평형인 84㎡ 56세대 모집에 6517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이 116.4 대 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평(3.3㎡)당 분양가가 4410만 원인 데다 50~60평형대를 주력으로 내세워 분양가 부담이 적지 않았던 만큼 초기 계약률은 높지 않았다. 르엘 센텀 분양 관계자는 “무순위 청약 일정 등을 소화하면서 계약을 마친 세대가 크게 늘어 계약률은 70%에 이른다”며 “30~40평형대는 거의 다 마감됐고, 50~60평형대도 문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평당 평균 분양가 5000만 원을 넘긴 하이엔드 아파트 ‘써밋 리미티드 남천’도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잔여 물량 선착순 계약이 시작됐는데, 이틀 전인 지난 25일부터 견본주택 앞에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