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청문회 ‘증인 0명’ 공방…與 “종결 사건” 野 “맹탕 청문회”

입력 : 2026-09-09 16:30:33 수정 : 2026-09-09 17: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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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서 증인 채택 놓고 정면충돌
국힘, 증인 44명·참고인 4명 요구
민주 “기소도 못 한 사건 무한 반복”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김승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채택과 관련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신약 임상청탁 의혹’과 관련한 다수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자 김 후보자에게 대한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를 들어 보이며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김승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채택과 관련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신약 임상청탁 의혹’과 관련한 다수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자 김 후보자에게 대한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를 들어 보이며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양 모 씨 등 44명을 증인으로 세우자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탈탈 털어 기소조차 못 한 사건”이라며 단 한 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야권의 맹공에도 여권은 ‘증인 없는 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김 후보자 방어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9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어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 명단을 여당 간사에게 전달했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한 명도 채택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전달해왔다”며 “민주당이 또다시 증인이 아무도 없는 맹탕 청문회를 만들려고 한다. 강력한 분노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 씨라는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 어떤 영향을 미쳐 식약처에 임상실험 허가를 받게 해줬는지 온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증인 채택을 전향적 방향으로 검토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증인 채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브로커 양 씨, 제넨셀 전 대표 강 모 씨 4명은 반드시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민주당 정권 내내 맹탕 청문회를 하려고 하나. 앙꼬 없는 찐빵 격”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재명 정부 청문회 새 트렌드가 증인 하나도 없는 인사청문회”라고 꼬집었고, 김태규 의원은 “증인 채택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 방향을 정했다는 것”이라며 “당당하면 나와서 의혹도 해소하고 깨끗이 털고 가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이 평소 많이 얘기하던 게 ‘피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반면 민주당은 이미 종결된 사건이라며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44명 명단을 받아보니 제넨셀 사건 관련자가 대부분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혈안이 돼 탈탈 털었던 사건이고 결과적으로 기소조차 못 했다. 그때 실패한 사건을 다시 갖고 와 무한 반복하려 한다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동아 의원은 “이미 종결된 사건이다. 한 의원이 하나씩 풀고 있는 수사 쪼가리를 가지고 무슨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논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의원 하수인인가”라고 따졌다. 김기표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 명단은 한 의원의 선동을 뒷받침하려는 명단일 뿐”이라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의원을 증인으로 부를지 의견이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양 씨 이름이 적힌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정한나라 상임위원장 임명장 인쇄본을 들어 보이며 “양 씨는 국민의힘과 훨씬 더 가까운데 이들의 녹취는 하나도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의 인사청문회”라며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증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여권은 한 의원이 공개하는 자료의 출처를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법사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불법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 수사 자료를 연일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편집·가공을 더하는 방식으로 왜곡과 선동하는 행태가 바로 검찰의 조작 기소 수법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언컨대 말씀드린다. 검찰로부터 어떤 자료를 받은 사실도 없고 검찰과 어떤 협업도 한 사실이 없다”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의 녹취 폭로로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여권이 증인 채택 자체를 막아 청문회를 후보자 소명 위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증인 없이 청문회가 치러질 경우 ‘맹탕 청문회’ 비판이 임명 강행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여권으로서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법사위는 이날 김 후보자 청문회를 15일,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 청문회를 18일 열기로 의결했다. 증인·참고인 명단은 채택하지 못했고, 여야 간사는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