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짓부산패스 빠삭한 대만 관광객·낯선 일본 관광객 [머물수록 '팬덤 도시']

입력 : 2026-09-09 18: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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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관광객? 천만의 말씀!

중국 “위챗페이 사용 못해 불편”
영어권 “관광지화 덜 된 점 매력”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는 재방문을 이끌기 어렵다. 부산 외국인 관광객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국적과 언어권에 따라 여행 방식부터 부산에서 매력을 느끼는 지점, 정보를 얻는 경로와 불편 사항까지 차이가 뚜렷했다. 시장별로 다른 공략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만 관광객에게는 부산에 오면 관광 상품을 편하게 많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 실제 인터뷰에서는 비짓부산패스를 구매해 5개 명소에서 사용하거나, 패스 이용 여부를 여행 전에 미리 검토한 사례가 확인됐다. 반면 인기 관광지에서는 최대 2시간을 뙤약볕 아래 기다려야 했고 관광지 간 거리가 멀다는 불만이 나왔다.

중국 관광객에게 부산은 혼자 와도 안전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도시였다. 실제 한 중국인 관광객은 야간에도 혼자 해운대와 광안리를 돌아다닐 만큼 치안이 좋은 환경에 만족했고, 졸업 후 부산 유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외국인등록증이 없어 쿠폰·배달앱 가입이 막히고 위챗페이 등 중국에서 익숙한 결제 수단을 쓰기 어려운 점은 불편으로 꼽았다. 여성 1인 여행객을 겨냥한 ‘안전+체험+장기체류’ 상품과 함께 외국인도 쉽게 생활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일본 관광객은 부산 사람들의 친절함과 안전, 가까운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바다를 강점으로 받아들였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가족 휴양지를 고르며 서울과 부산을 고민하다 해운대와 해산물의 매력에 끌려 부산을 선택했고 전체 만족도에 10점 만점을 줬다. 하지만 비짓부산패스, 관광통역 서비스 등은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답했다. 화장실의 비데·냄새·휴지 처리 방식에 대한 불편도 일본어권에서 반복됐다.

영어권 관광객에게는 부산이 서울보다 덜 관광지화돼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자연과 해안, 도시가 뒤섞인 부산의 분위기를 좋게 평가했다. 하지만 영어권은 관광 정보에서 가장 큰 공백을 보였다. 비짓부산패스 실제 이용자는 없었고, 구글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네이버맵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이들은 가족·커플 여행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여유로운 로컬 해양 도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교통·패스·예약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같은 부산을 여행해도 나라마다 필요한 것은 달랐다. 대만에는 ‘편리한 관광 상품과 이동’, 중국에는 ‘안전한 장기체류와 생활 편의’, 일본에는 ‘친절·안전을 살린 세밀한 정보 제공’, 영어권에는 ‘로컬 부산의 매력과 실용 관광 정보’가 각각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외국인 방문객을 다시 찾는 ‘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별 여행 행태와 정보 소비 방식까지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