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2025-11-07 14:12:40
거제시의회 제25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사무국 제공
경남 거제시가 준비한 자체 민생회복지원금이 이르면 이달 중 전 시민에게 지급된다.
여당 단체장 핵심 공약을 놓고 불거진 여야 간 정쟁으로 반년 넘게 가다 서기를 반복한 끝에 지난달 예산안에 이어 조례안도 진통 끝에 시의회를 통과했다.
거제시의회는 7일 열린 제25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을 원안 가결한다.
3차 추경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250억 원 규모 ‘원포인트’ 예산안이다.
여야 간 찬반 격론 끝에 표결에 부쳐졌고, 전자투표 결과 찬성 9표, 반대 7표가 나왔다.
현재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8명, 무소속 1명이다.
민주당 전원에 국민의힘 양태석 의원과 무소속 김두호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거제시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안 표결 결과. 찬성 9명,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거제시의회 유튜브 캡처
민생회복지원금은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 4·2 재보궐선거 때 제안한 1호 공약이다. 현금성 지원을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침체한 상권을 활성화하는 게 핵심이다.
애초 전 시민에게 20만 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가 정부의 소비쿠폰으로 지방비 부담이 늘어나자 계층별로 10~20만 원을 차등 지급하는 선별 지원으로 수정했다. 수혜 대상은 23만여 명이다.
그런데 법적 근거가 될 조례 제정부터 험난했다. 변 시장은 당선 직후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약 발표 당시부터 ‘노골적인 매표 행위’라며 철회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은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을 두 차례 연거푸 무산시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새 조례안을 발의했고, 본회의 표결 때 국민의힘에서 예상치 못한 이탈 표가 나오면서 겨우 시의회를 통과했다.
예산안도 마찬가지. 애초 이번 임시회 일정에는 추경이 없었다. 때문에 예산안 심사를 위해선 ‘일정 변경’이 필요했다. 의회 운영위원회는 개의 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심사 그리고 회기 하루 연장을 포함한 ‘일정 변경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이 의안이 국민의힘 반대로 부결되면서 심의 자체가 물거품 될 위기에 처했다. 운영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 대 3 동수다.
이에 신금자 의장이 “심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에 맞지 않는다”며 추경안을 임시회 안건으로 다루기로 하면서 또 한 번 기사회생했다.
상임위 예비 심사도 험난했다. 3차 추경안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중 250억 원 상당을 일반회계로 돌려 지원금으로 집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행정복지위원회와 경제관광위원회가 연거푸 예산안을 심사했는데, 이번에도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이 다수인 행복위는 ‘선심성 예산으로 재정 건전성을 훼손한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경관위는 지역 경기 회복 필요성을 들어 원안 가결했다. 거수투표에서 민주당 4명에 국민의힘 양태석 의원이 찬성하면서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어 예결위는 상임위 의결 안건을 다시 한번 표결에 부쳤고, 행복위 삭감안이 부결되면서 경제위 원안을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본회의 직전까지 설왕설래했다. 관건은 앞선 조례안 처리 때 민주당에 동조했던 국민의힘 소속 양태석, 조대용 의원의 입장 변화였다.
조례안은 두 의원 덕분에 찬성 9명, 반대 6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같은 당 김동수 원내대표 등은 이를 명백한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당원협의회에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악화하는 당내 여론에 예산안을 두고 두 의원 의중이 갈렸다. 양태석 의원이 찬성 입장을 고수한 데 반해 조대용 의원은 반대로 선회했다.
기권은 반대, 가부동수는 부결로 치는 만큼 가결을 위해선 야권에서 최소 2건 이상의 이탈 표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예비 심사 결과만 놓고 보면 ‘찬성 8, 반대 6, 기권 2’로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기권이 유력했던 무소속 김두호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가결 정족수를 채웠다.
거제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안 표결 결과. 찬성 6명, 반대 9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거제시의회 유튜브 캡처
반면 국민의힘이 지원금 집행을 견제하려 발의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안은 부결됐다.
개정안은 ‘재정안정화 계정은 현금성 지원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제시의 재원 마련 구상에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했다.
앞선 상임위 예비 심사는 국힘의힘이 다수인 탓에 어렵지 않게 통과했지만, 정작 본회의 표결에선 찬성 6표, 반대 9표, 기권 1표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신금자 의장이 반대하며 개정안 시행을 막았다.
거제시는 예산이 확보된 만큼 이달 중 지급을 목표로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시민과 어려운 시기에 시민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주신 시의회에 감사드린다”며 “신속, 정확하게 지급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