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11-16 19:20:00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BEXCO)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수산양식박람회 개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6·3 지방선거가 200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부산시장 후보군의 윤곽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상대 진영의 후보를 향한 대리 여론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예비시장으로서 정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반면 각 정당 인사들이 대신 투사로 나서는 투트랙 전략인 것이다.
1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수장이자 ‘해수부 부산 시대’를 이끄는 전재수 장관이 독주 중이다. 이재명 정권 창출 이후 다수 후보들이 거론됐지만 불출마로 입장을 선회하며 이재성 사하을지역위원장만 레이스를 뛰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비슷한 분위기다. 3선 도전을 공식화한 박형준 부산시장 외에는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는 없다. 다만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4선의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 출마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이처럼 2026년 부산시장 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대략적인 대진표가 드러나면서 각 당 후보를 향한 반대 정당 인사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여권에서는 부산진을 지역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이상호 정책위 부의장이 박 시장을 향한 공세의 최전선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형준 시정을 비판하기도 하며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박 시장을 향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특히 최근엔 부산을 비롯, 경남 그리고 전남이 2040세계박람회 공동 유치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는 국가적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결과는 119대 29의 참패였다”며 “그럼에도 부산시는 유치 실패 원인, 예산 집행, 전략 부실을 담은 ‘2030엑스포 백서’를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선 현역 시의원들이 전 장관 비판 대열의 전면에 서 있다. 국민의힘 이준호(금정2) 부산시의원은 전 장관이 지난 1일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지난 35년 동안 국민의힘은 부산을 망가뜨렸다”고 말한 데 대해 “실언을 했다. 본인이 10년째 부산지역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조차 까먹었나 보다”고 질타했다. 이에 같은 당이자 전 장관의 지역구에서 재선 구의원을 지낸 김효정(북2) 부산시의원도 이 이의원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대여 투쟁에 합류했다.
이러한 대리전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민들에게 다소 소모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정쟁은 각 진영 인사들이 담당하고 후보들은 대승적인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략을 양당이 구사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가득한 만큼 후보가 아닌 정당 인사들이 적극 공세에 나서는 것 아니겠느냐”며 “앞으로는 상대 진영의 후보를 향한 여러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