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손실 확 털어낸 포스코… 장인화 연임 포석?

7개 분기 연속 역성장 이어가
작년 4분기엔 각종 손실 반영
올해 실적 개선, 회장 연임 의도
안전 사고에 정권 교체로 난망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2026-02-03 18:19:12

포스코홀딩스가 7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23년 만에 2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집중 반영된 영향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 반등을 염두에 둔 ‘빅배스’(big bath)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장인화 회장이 올해 실적 반등으로 연임의 명분을 쌓으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지난해 잇단 중대재해로 11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 관리가 낙제점을 받으면서 연임 가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950억 원) 대비 86.3% 급감했다. 장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역성장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포스코홀딩스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4분기 실적에는 각종 일회성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됐다. 중국 장가항STS 매각 종료에 따른 직원 보상금 등으로 해외 철강 사업 부문에서 1319억 원이 발생했고,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붕괴 사망 사고에 따른 손실 처리와 공사 중단 여파로 4분기에만 1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요 공장의 설비 보수로 철강 판매량도 감소했다.

업계는 이를 전형적인 빅배스 전략으로 본다. 실적이 부진한 해에 손실을 최대한 반영해 재무 부담을 털어내고, 이후 연도의 실적을 상대적으로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 업황 침체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캐즘 진입으로 단기간 실적 반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해를 사실상 ‘정리의 해’로 삼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비용 처리 전략은 장 회장의 연임 셈법과 직결된다. 2024년 3월 취임한 장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된다. 통상 임기 만료 3개월 전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는 만큼, 올해 실적이 연임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회장은 올해 첫 그룹경영회의에서 “그룹의 본원 경쟁력을 수치로 입증하겠다”며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적보다 더 큰 부담은 안전 문제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에서는 중대재해로 총 11명이 사망했다. 철강 자회사 포스코 사업장에서 5건의 중대재해로 6명이 숨졌고, 포스코이앤씨에서도 6건의 사고로 5명이 사망했다. 신안산선 공사 현장 사망 사고 이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심하게 말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장 회장은 ‘안전 최우선 경영’을 내세우며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하고, 새해 첫 현장 행보로 포항제철소를 찾는 등 안전 강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직원이 설비에 끼어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경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의 정치적 변수도 장 회장의 부담 요인으로 꼽는다. 윤석열 정부에서 취임한 장 회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도 퇴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거나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반복됐다. 8.0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 역시 변수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정권 교체 이후 차기 포스코 회장을 노리는 후보군의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장 회장이 올해도 실적이든 안전이든 흠결을 남긴다면 연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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