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더 컸다면”… 대형선망 위협하는 낡은 규제
지난 8일 1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135금성호 침몰 사고에 전근대적인 어선 크기 제한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수년째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가 대형선망업계를 고사시키고, 선박의 전복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호소했다.20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이달 기준 대형선망어선 107척이 있으며 이중 선단의 핵심이 되는 본선은 모두 17척이다. 본선은 선단 중 어류를 직접 포획하는 핵심 선박인데, 17척 모두 크기가 중소형에 해당하는 129t이었다. 사고가 난 135금성호 본선도 129t이다.본선 크기가 모두 동일한 이유는 수산업법에서 배 용량을 129t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본선이 크면 지나친 어업 활동이 벌어질 수 있어, 어획량 규제를 위해 크기를 제한하고 있다.대형선망업계는 배의 크기로 어획량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배의 크기가 작을수록 전복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금성호 사고의 경우 당시 어획량과 기상 상황 등이 여러 요인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 중이지만, 더 큰 배였다면 피해가 줄고 사고 양상도 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어선의 한 항해사는 “위기 상황에선 작은 차이로 운명이 바뀐다”며 “좀더 큰 배였다면 최소한 위기 대응 시간이라도 더 길었을 것이다”고 말했다.어업인들이 금성호 사고 뒤 본선 크기 제한에 더 분노하는 건 해당 규제가 전근대적이라고 수년째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총허용어획량제도(TAC)’가 있기 때문에 배 규모에 상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호소였다. 실제 국내와 조업 환경이 비슷한 일본도 135t이었던 허용 톤수를 2008년 199t까지 확대했다. 크기 제한이 대형선망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의 대형화는 효율성과 직결된 문제이고, 신규 인력 유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생활 시설, 현대화 통신 장비 등이 갖춰져야 젊은 층이 들어오는데 크기가 작다 보니 현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부에선 선원 복지를 강조하지만 정작 복지를 실현할 공간이 없는 셈이다.선원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어선의 경쟁력은 떨어지다 보니, 업계는 투자는커녕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일어업협정 중단 전인 2015년 대형 선망 선단은 24개였지만 현재 17개로 30%가량 감소했다. 내년도 감척 사업에도 2개 선단(12척)이 감척을 신청할 계획이다.선박 노후화 문제도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형선망의 경우 영세한 경영 여건 탓에 일본에서 20년 넘은 중고선을 수입해 오고 있다. 하지만 해양환경관리법 강화로 2025년부터 수입 디젤 선박의 배출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이를 충족할 중고선을 더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고선은 15억~20억 원이고 신조 비용은 약 15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새 배를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대형 선망은 있는 배를 계속 고쳐 써야 하는 처지다. 이달 기준 대형선망어선 107척의 평균 선령은 33년 7개월에 달해 이미 노후 선박들이다.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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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HJ중공업, 7700TEU급 LNG 이중연료 컨선 2척 동시 명명식
HJ중공업은 21일 오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77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2척 동시 명명식을 가졌다. HJ중공업이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선주사인 나비오스 마리타임의 안젤리키 프란고우 회장과 용선사인 HMM 김경배 사장을 비롯해 유상철 HJ중공업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선박은 각각 ‘HMM OCEAN’과 ‘HMM SKY’로 명명됐다. 이들 선박은 HJ중공업이 2022년 수주한 2억 4000만 달러 규모의 77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이다. HJ중공업은 영국 선급으로부터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 선박 적합성 승인을 획득해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HJ중공업은 2021년 상선 시장 재진출 이후 착수했던 5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이어 이번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2척까지 성공적으로 건조를 마치면서 친환경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중공업은 이를 토대로 메탄올 레디, LNG 이중연료 선박 등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5000~9000TEU급 중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적극 공량한다는 방침이다. HJ중공업은 무탄소 연료로 각광받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연구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차세대 기술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이날 기념사를 통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선주사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신기술 적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 간 신뢰 협력 증진과 함께 배를 운항할 선장과 승무원 모두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연구원 사망 원인은···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숨진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됐다.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7시간가량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실험 공간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고가 난 만큼 배기가스에 의한 질식사에 무게가 실린다. 감식반은 이번 감식에서 환기구 문제와 시설 전반, 안전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이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공간 내부 환경을 사고 당시 진행된 차량 성능 테스트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고 감식했다”고 설명했다. 배기가스 배출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날 오전 감식반은 사망 연구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 측은 부검 결과와 국과수의 감식 분석 등을 기반으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과수는 연구원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부검 결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 2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사고 원인 규명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의 ‘완성차 복합 고지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체임버는 밀폐된 공간에 차를 넣고 추위와 더위 등 다양한 조건을 만들어 차량 성능과 내구성을 실험하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다른 직원이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자리에 쓰러져 있는 연구원들을 발견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상시 노동자가 5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작업을 중지시키고 현장에 출동해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렸다. 또한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는 노동환경 안전 조치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노동환경의 개선과 책임 소재 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도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현대차 이동석 대표이사는 20일 담화문을 내고 “유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관계 기관의 현장 조사와 원인 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철도노조 “12월 5일부터 총파업 돌입”…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 요구
현재 준법투쟁(태업)을 진행 중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2월 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의 여지는 계속 남아 있지만 만약 12월 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 연말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21일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공은 코레일과 정부로 넘어갔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 권리를 위한 결단을 촉구한다”며 “철도노조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입장변화가 없다면 철도노조는 12월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현재 정부 임금가이드라인 2.5% 수준의 기본급 인상과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의 성과급 지급,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외주화-인력감축 중단과 안전인력 충원 △4조 2교대 승인 △공정한 승진포인트제 도입 △운전실 감시카메라 시행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현재 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인 2.5% 수준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총인건비제도에 따라 기본급 동결을 내세우고 있다. 최명호 노조위원장은 회견에서 “철도노조의 요구는 소박하다. 다른 공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정부 기준 그대로 기본급 인상하며 신규 노선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2005년 이후 매년 2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다른 공공부문 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할 것을 요구한다”며 “위험천만한 안전의 외주화, 인력 감축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오는 25일∼28일 전국 주요 역 앞 광장 등에서 지구별 야간 총회를 하고, 26일에는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공동투쟁 기자회견도 열겠다고 밝혔다.
‘중국 교류’ 초점 맞춘 제4회 부산국제현대음악제
올해로 4회를 맞는 ‘부산국제현대음악제(BICMF) 2024’가 22~23일 4개의 콘서트로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 3층에서 열린다. 예술감독은 오세일 인제대 교수가 맡았다.올해 음악제는 중국과 교류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 난닝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현대음악제인 ‘중국-아세안 음악 페스티벌(China-ASEAN Music Festival)’과 연계해 ʻ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라는 주제를 정했다. 총 6개 프로그램 중 2개는 난닝에서, 4개는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참여 작곡가 중에는 미국 인디아나음대 교수 P.Q.판, 중국 절강음악원 교수 안승필,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기용총,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교수 김택수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광시 체임버 앙상블’, 절강음악원 현악 중주단 및 부산현대음악앙상블(BCME)에 의해 연주된다.이규봉(영남대 교수) 집행위원장은 “무엇보다 이번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들 작품과 연주자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천개의 찬란한 태양’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한국의 대표적 연주자들도 참여한 부산국제현대음악제는 현대음악이라는 틀 안에서 각자 어떠한 고유의 음악어법을 구사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난닝에서 두 번의 한국 작곡가 작품 연주를 통해 우리의 현대음악을 중국에 소개하는 의미 있는 기회도 갖게 돼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연주 일정과 주제는 다음과 같다. △콘서트1(22일 오후 5시)=천 개의 찬란한 태양-오디오 비주얼 작품(한국 중국의 작곡가들 작품과 5명의 비주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오디오 비주얼 작품 공연. 참여 작곡가와 비디오 아티스트는 유은선-한경담, 권유미-배윤경, 정현수-조수진, 임재경-김영희, 주린-이주헌) △콘서트2(22일 오후 7시 30분)=천 개의 찬란한 태양-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시리즈 (이강규, P.Q. 판, 구오 위안, 기용총, 이규봉, 김택수, 장잉, 안승필) △콘서트3(23일 오후 2시)=유삼지(Liu Sanjie)의 이야기(중국 광시 지역에 내려오는 유삼지의 이야기와 중국의 전통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 △콘서트4(23일 오후 7시 30분)=중국 난닝의 작곡가들(천 개의 찬란한 태양의 하이라이트 연주회로 소수민족의 음악적인 이야기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관람 신청과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현대음악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으로 만나는 ‘실내악 페스티벌’
베토벤이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5곡이다. 베토벤은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위한 좋은 작품도 많이 남겼지만 언제나 그의 인생에 중심이 되는 악기는 피아노였다고 한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작 중에서도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복합문화공간 F1963 내 금난새 뮤직센터(GMC)에서 23~24일 펼치는 가을 실내악 페스티벌 ‘2024 노멤버 체임버 위크’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으로 개최한다.올해로 3회를 맞는 이 페스티벌은 금난새 지휘자가 예술감독을 맡고, 문화재단1963이 주최한다. 두 대의 피아노(정은혜 & 강한솔 피아노 듀오)와 현악 앙상블(뉴월드 현악사중주)이라는 독특하면서 다소 실험적인 형태의 반주와 함께 다섯 명의 피아니스트가 참여해 무대를 장식한다. 큰 편성의 관현악 반주 협주곡을 마치 실내악처럼 감상해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총 4회로 진행되는 연주 일정과 연주곡, 연주자는 다음과 같다. △23일 1회 공연(오후 3시)=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피아노 오연택),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2번(피아노 김상영), 2회 공연(오후 7시 30분)=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피아노 노예진). △24일 1회 공연(오후 3시)=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피아노 임효선), 2회 공연(오후 7시 30분)=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피아노 아비람 라이케르트).한편 피아니스트 오연택은 서울예고와 서울대를 마치고,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 프랑스 파리에콜노르말 음악원,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치고 올해 맨해튼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피아니스트 김상영은 2008년 미국 리조나 뵈젠도르퍼 국제 콩쿠르 1등 및 2013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입상과 함께 미국 전역, 유럽, 이스라엘, 아시아 등지의 각종 국제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1년부터 계명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피아니스트 노예진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최고 연주자 과정을 이수했으며, 2019년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피아니스트 임효선은 2003년 이탈리아 비오티 국제 콩쿠르에서 2, 3위 없는 1위와 특별상 그리고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2007년 세계 3대 음악 콩쿠르의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피아노 콩쿠르에서 상위 입상해 세계 무대에 임효선을 각인시켰다.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는 1997년 세계 최고의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음악계에 그 이름을 알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출생인 그는 텔아비브 루빈 아카데미에서 수학했으며, 일찍이 쾰른 국제 콩쿠르와 일본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고 에피날 국제 콩쿠르, 동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입장 가능 연령 만 7세 이상. 전석 무료(네이버 사전 예약 필수, 현재 매진 상태 취소·반환표만 예매 가능).
부산의 거장, 서상환 신작을 만나다
1940년생으로 8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거장의 붓놀림은 여전히 거침없었다. 몇 년째 폐암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전시장의 반 이상을 올해 그린 신작들로 채웠다. 현장을 찾은 이들은 또 한 번 감탄하며, 이 전시가 제발 거장의 마지막 개인전이 되지 않기를 한목소리로 기도한다. 전시 첫날과 마지막 날을 제외하곤 젊은 작가들조차 전시장을 지키지 않고, 갤러리 대표와 큐레이터에게 전시를 맡기지만 80대 거장은 늘 그렇듯 이번에도 매일 전시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천재로 불리는 부산 작가, 서상환 화백이 그 주인공이다.부산 수영구 미광화랑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서상환 ‘신의 가면’전은 서 화백이 오랜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서 화백은 평생 기독교와 한국적인 느낌이 혼재하는 성상화(聖象畵, ICON)를 독창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런 서 화백을 두고, 모 평론가는 “철학, 종료, 예술을 하나의 텍스트로 녹여내는 연금술적 정신과 역량을 지닌 미술가”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연금술은 대립하는 이중적인 것을 혼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쓰였다.서 화백은 종교적 정신에 바탕을 두고 인간에 대한 구원 의식을 그린다. 기도하는 손, 인간, 촛불, 십자가, 눈동자, 나무 등 성상과 관련한 기호와 도상을 결합해 오늘날의 민중과 소외당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구원 의식이 캔버스에 담긴다. 그래서 서 화백의 그림은 상징화라고 불리기도 한다.독실한 기독교인이지만, 서 화백의 주요 그림 시리즈에 만다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만다라는 일반적으로 불교의 승려들이 명상 수행의 일환으로 그리는 것이다. 그러나 만다라의 본질은 중심과 질서에 의한 평온과 깨달음이고 성상화처럼 만다라에는 불교적 성상을 그린다. 서 화백에게 기독교 성상화이든 불교 만다라든 평온과 깨달음, 인간에 대한 구원은 하나로 통하는 듯하다.분명한 형태를 알 수 없는 비구상적 작품은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서 화백 그림의 경우 메시지나 형태가 명료하고 단순하다.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이 모두 들어있지만, 한 단어로 표현하면 ‘사랑’이란다. 그림 형태 또한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림으로 보이기도 하고, 강렬한 디자인 작품 같기도 해, 보는 재미도 있다. 1970년대부터 줄곧 이어지는 서 화백의 성상화는 정작 2024년 트렌디한 젊은 작가들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실험성은 몇십 년의 세월을 앞섰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이번 전시에선 화백의 대표 매체인 대형 판화를 비롯해 드로잉, 채색화, 판각화를 모두 만날 수 있다. 2024년 신작은 대부분 아크릴과 수채 물감을 사용한 채색화들이다. 병마로 쇠약해져 더 이상 작가의 대형 판화 작업이 힘들다는 건 안타깝다.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여전히 수십 점의 신작 채색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전시이다.
부산 강서구서 음주운전 차량 신호등 들이받아… 운전자 부상
21일 0시 30분께 부산 강서구 한 삼거리에서 30대 A 씨가 몰던 SUV 차량이 도로 신호등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 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인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어폰은 유선이지”…‘음향 꼰대’의 하이파이 이어폰 3파전
‘블루투스’의 어원은 10세기 전후 스칸디나비아를 통일한 국왕 하랄드 블로탄의 별명이다. 1997년 당시 난립하던 무선 통신 규격을 하나로 통일하자는 염원을 담아 제안한 이름이 오늘날까지 쓰이고 있다. 무선 시장을 통일한 블루투스는 무서운 기세로 유선 시장까지 침공했다. 특히 이어폰과 헤드폰 업계는 사실상 무선에 정복당한 모양새다. 그러나 유서 깊은 브랜드들은 아직 무릎을 꿇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업체가 유선 이어폰과 헤드폰을 만들고 있고, 음질의 가치를 아는 ‘음향 꼰대’들은 이들 유선 제품을 선호한다. 음향 꼰대는 소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효리, 한소희 등 유명 연예인이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종종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고품격 음질을 중시하는 이들의 ‘오디오 라이프’를 위해 하이파이 유선 이어폰 3종을 비교한 청음기를 남긴다. 슈어 SE846, 젠하이저 IE900 그리고 64Audio U6t 가수들은 공연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정확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인이어 이어폰을 사용한다. 안무나 댄스 등 퍼포먼스를 펼쳐도 잘 고정되도록 귀 전체를 감싸는 오버이어 착용 방식을 채택한다. 이런 인이어 이어폰의 대표 주자가 바로 미국 브랜드인 ‘슈어(SHURE)’다. 그중에서도 ‘SE846’은 음향 마니아 사이에서 유명한 플래그십 제품이다. 음색을 개선해 출시한 Gen2 버전은 정가가 130만 원을 넘는다. ‘젠하이저’의 최상급 이어폰인 ‘IE900’도 빠질 수 없다. 독일 오디오 공학의 집합체인 IE900은 1년에 800대만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9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2021년 출시 당시 불티나게 팔렸다. 둘만의 대결은 심심할 것 같아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자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고품격을 표방하는 미국 브랜드 ‘64Audio’의 180만 원짜리 이어폰 ‘U6t’까지 참전한 3파전이 부산대 인근 청음숍 ‘더사운드랩’에서 펼쳐졌다. ‘범 내려온다’로 살펴본 기본기…펀사운드는 확실히 U6t 첫 번째 대결 곡은 그룹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로 선정했다. 판소리 ‘수궁가(별주부전)’의 한 대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히트곡이다. 슈어 SE846으로 들어본 ‘범 내려온다’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슈어 제품답게 여성 메인 보컬과 코러스의 발성이 아주 또렷하게 들린다. 전체적인 해상도가 훌륭하고 밸런스도 잘 잡혔다. 여러 악기와 보컬, 전자음까지 한데 뒤섞이는 4분대 클라이맥스 구간에서도 소리가 뭉개지거나 뭉치지 않고 선명하게 들린다. 다만 보컬에 비해 악기가 아쉽다. 베이스 기타 두 대로 내는 저음이 제법 탄탄하게 들리긴 하는데 펀치감은 부족하다. 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타악기 소리도 다소 둔탁하게 들린다. 드럼의 하이햇을 쳤을 때 찰랑거림이 그리 경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역시 악기보단 보컬에 중점을 뒀다는 인상이다. IE900은 조금 더 나았다. 도입부 베이스 소리가 아주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공간감이 살아났다. SE846은 좁은 스튜디오에서 모여 공연했다면, IE900은 조금 더 넓은 무대에서 공연한 느낌이다. 저역의 양감과 깊이가 훌륭하고 하이햇의 경쾌함과 보컬의 선명함까지 놓치지 않아 흠잡을 데 없는 밸런스를 자랑한다. 인위적이거나 과장된 튜닝 없이 자연스러운 소리다. 클라이맥스에서도 뛰어난 분리도를 선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둘의 태생적 구조에서 기인한다. SE846은 금속 진동판을 사용하는 발음체인 밸런스드 아마추어(BA) 4대가 들어갔고, IE900은 일반적인 진동판인 다이내믹 드라이버(DD) 하나로 승부를 본다. BA는 DD에 비해 고역에서 유리하지만, 저역과 공간감 표현은 DD가 낫다. 64Audio의 U6t는 BA 6개가 들어간 제품이다. 역시 ‘범 내려온다’로 테스트 해봤는데, 앞선 두 제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도입부 사운드부터 훨씬 직관적이다. 한 꺼풀 덮여있던 얇은 막을 벗긴 듯 깔끔한 선예도를 자랑한다. 남성 보컬의 존재감도 좀 더 분명해졌다. IE900과 SE846이 모니터링 용도라면 U6t는 펀사운드(특정 음역대가 강조되는 소리)용에 가깝다. 사중창에서 돋보인 IE900의 공간감 더욱 확실한 구분을 위해 남성 사중창 곡을 골랐다. JTBC 크로스오버 성악 예능 ‘팬텀싱어’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던 ‘흥타령’이다. U6t는 해상도가 워낙 좋아 소리들이 귀에 팍팍 꽂힌다. 미세한 들숨과 날숨까지 잡는 디테일이 대단하다. 이어지는 피아노와 해금 연주에서 고역의 선명도가 좋고, 베이스인 김바울의 저음이 깊고 풍부하게 들린다. 개성 강한 보컬들에 묻히지 않고 건반과 북, 북채 소리가 계속 존재감을 드러낸다. 4명의 보컬에 꽹과리와 해금 등 국악 악기들이 동원되는 6분대 클라이맥스에서도 말끔한 해상력을 자랑한다. IE900은 개방감이 강점이다. 소리꾼 고영열의 창으로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울림이 느껴진다. 저음이 좀 더 자연스럽고, 해금과 건반 연주에서 잔향감이 느껴져 무대감을 더한다. 김바울의 저음 표현은 IE900도 U6t에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양감은 IE900이 나은 듯하다. 북채로 북의 모서리를 칠 때 나는 타격음도 IE900이 조금 더 또렷하다. 고영열이 창을 하는 파트마다 IE900 특유의 스테이징 덕에 압도적인 성량이 느껴진다. 또 6분 8초께부터 나오는 큰북 소리를 들어보면 IE900은 확실히 북소리가 뒤쪽에서 울린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U6t는 북이 보컬과 비슷한 선상에 놓였다는 느낌이다. SE846은 아주 깔끔했다. 도입부부터 곡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깨끗하고 정제된 음색을 유지한다. 김바울의 저음도 탄탄하고, 테너인 존 노와 황건하의 목소리도 앞선 두 기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살아난다. 다만 초고역에선 좀 부족한 모습이다. 클라이맥스 구간에서 꽹과리의 귀를 쏘는 고음이 조금 거슬린다. “소리가 이븐하게 익었어요” 본격 저음 대결 승자는 이번엔 대놓고 저역을 중심으로 비교했다. 먼저 영화 ‘다크나이트’(2008) OST인 ‘와이 소 시리어스(Why so serious)’를 들어봤다. 이 곡의 핵심은 3분 27초 구간 이후 1분가량 지속되는 극저음 구간이다. SE846으로 들어보니 저음 표현이 나쁘지 않다. IE900은 역시 좀 더 울림이 있다. 플랫한 성향의 저역이 두드러지고, SE846에서 느끼지 못했던 음압이 느껴진다. 밀도가 높아 사운드가 단단하다. U6t도 저음에 강했지만 IE900만큼의 음압이나 밀도가 느껴지진 않았다. 승부는 랙 앤 본 맨(Rag’n’Bone Man)의 명곡 ‘휴먼(Human)’에서 갈렸다. SE846은 보컬은 매우 선명하게 들렸지만 배경음으로 내내 깔리는 탬버린 소리가 명쾌하지 않아 다소 답답했고 저음에서도 압도적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U6t는 저역에서 좀 더 강력한 타격감이 있었고, 탬버린 소리도 좀 더 선명히 들렸다.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풍부해지긴 했다. 그런데 저역 위주의 사운드가 너무 많아서인지 여전히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졌다. ‘휴먼’과 가장 궁합이 좋았던 것은 IE900이다. 내내 거슬렸던 탁한 탬버린 소리가 선명해졌고, 전체적인 베이스의 양감도 뛰어났다. 다른 이어폰들의 저음이 살짝 건조했다면, IE900의 저음은 촉촉하고 ‘이븐하게(골고루)’ 잘 익었다. 2분 20초부터 살짝 들리는 콩가 소리까지 잡는 섬세한 해상력이 인상적이다. 저역이 과하지 않아 답답한 느낌이 없어지고 코러스도 살아났다. 보컬은 SE846, 밸런스는 IE900, 펀사운드는 U6t 총평을 위해 마지막으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2017)의 OST인 ‘더 그레이티스트 쇼(The Greatest Show)’를 감상했다. IE900은 왜곡 없는 정교한 소리를 자랑한다. 도입부의 발 구르는 소리부터 베이스 연주, 현악기의 줄을 튕기는 소리, 코러스, 휴 잭맨의 노래 등 다양한 사운드의 앙상블이 조화롭다. 저음은 탄탄하고 드럼 심벌과 트럼펫의 고음이 귀를 쏘지 않는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SE846은 역시 저음의 밀도와 음압이 살짝 아쉽다. 그러나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음색만큼은 셋 중 최고다. 보컬이 귀에 쏙쏙 박혀 듣는 즐거움이 있다. 다만 여러 보컬과 악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뮤지컬 음악에선 공간감의 부족이 확실히 아쉽다. 전 음역대가 강조된 듯한 음색의 U6t는 뮤지컬에 아주 잘 어울렸다. 무대감은 아쉽지만 탄탄한 저음과 쭉쭉 올라가는 안정적인 고음 덕에 가장 시원하고 깔끔했다. 잭 프론이 등장해 젠데이아와 호흡을 맞추는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에선 어느 음역대도 놓치지 않는 해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 기기는 ‘하이엔드’급이라 부르기엔 살짝 부족하지만, 해상력과 분리도가 뛰어나고 넓은 음역대를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이어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정도 음질에서 호오를 가르는 건 음색에 대한 취향일 것이다. 무선 이어폰이 범람하는 시대, 레트로 감성과 음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하이파이 유선 이어폰 하나쯤 소장하고 싶다면 평소 선호하는 음색에 따라 세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해변 파크골프장…“공 치는 재미가 환상적”
파크골프 인기가 해마다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 파크골프 동호인을 유치하기 위해 동남아에도 파크골프장이 속속 생겨나는 상황이다. 이달 초에는 베트남 냐짱(나트랑)의 셀렉텀 노아 리조트에 베트남 최초의 파크골프장이 개장했다. 그곳은 어떤 시설을 갖추고 한국 파크골프 동호인을 기다리는지 미리 다녀왔다. ■아름다운 파크골프장 딱! 철썩! 끼룩끼룩! 티샷으로 날아간 공의 경쾌한 타격음에 이어지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 한마디로 세상에 둘도 없는 환상적인 코스다. 첫 스윙을 시도한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입에서는 동시에 탄성이 튀어나온다. “야, 정말 멋지군!” 셀렉텀 노아 리조트의 파크골프장은 총 18개 홀 규모다. 그렇게 크지 않아 많은 인원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셀렉텀 코스는 과거 일반 골프 미니 경기장에 조성돼 공을 치는 재미가 남다르고, 노아 비치 코스는 해변에 자리를 잡아 사람을 홀리는 풍경을 자랑한다. 리조트 본관 앞에 마련된 셀렉텀 코스 9개 홀부터 돌아본다. 첫 홀은 리조트를 정면으로 마주보는 곳에서 시작한다. 벙커가 설치되고 코스가 구불구불한 데다 ‘ㄱ’처럼 꺾어진 홀뿐 아니라 티샷 지점과 홀컵 지점의 표고 차가 심한 홀도 있어 쉽게 공략할 수 없다. 셀렉텀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홀인원 부상’이 마련된 7번, 8번 홀이다. 7번 홀에는 고급형 풀 빌라 업그레이드 특전이, 8번 홀에는 에어부산 냐짱 왕복 항공권 1장이 부상으로 걸렸다. 거리가 20m 안팎이어서 홀인원에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이번에는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코코넛 가든 앞에 마련된 노아 비치 코스에 도전한다. 1~6번 홀은 매우 단순한 형태로 이뤄졌고, 7~8번 홀은 꽤 아기자기하게 설치됐다. 노아 비치 코스의 최고 장점은 코코넛나무 숲에서 시원한 바다 풍경을 즐기면서 공을 친다는 점이다. 코스를 돌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ㄱ’자 형태의 2번 홀에서는 백사장 위로 공을 치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해변을 배경으로 또는 해변을 바라보며 퍼팅까지 하는 환상적인 구간이다. 가장 시원한 사진이 나오는 코스는 7~9번 홀인데, 공을 치는 사람의 입에서 “정말 대단해”라는 탄성이 저절로 튀어나올 만한 곳이다. 노아 비치 코스에서 파크골프를 즐긴 뒤 1~6번 홀과 7~9번 홀 사이에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에 자리를 잡는다. 바로 앞에 미니바가 있는데 음료수, 주류, 간식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숙박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모두 무료다. 바뿐만 아니라 셀렉텀 노아 리조트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제공한다. 냐짱 파크골프 전담 여행사인 와이투어앤골프의 김대곤 대표는 “셀렉텀 노아 리조트 파크골프장 코스는 짧지만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깊은 인상을 얻을 수 있다. 휴가와 파크골프 체험을 겸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편안한 호캉스 파크골프를 즐긴 뒤 골프채를 숙소에 가져다놓고 간단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본관 앞은 물론 코코넛 가든 인근에도 풀장이 마련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두 풀장에는 가족 이용객이 넘쳐난다. 특히 코코넛 가든 옆의 풀장은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여서 물속에 몸을 담그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멍 때리기에 최적의 장소다. 풀장에서 물놀이를 만끽한 뒤에는 풀장 바로 앞의 레스토랑에 간다. 이곳에서도 음료수나 주류,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맥주 한 잔을 들고 코코넛 가든으로 간다. 몸을 누일 수 있는 해먹도 있고, 바퀴 모양의 간이침대도 있다. 간이침대에 누워 맥주로 목을 축이고 눈을 감는다. 코코넛 나무 잎에 가려 햇살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바닷가라서 바람도 꽤 많이 불어 정말 시원하다. 이대로라면 금세 잠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백사장에서 갑자기 함성이 터져 나온다. 비치사커 경기가 벌어진다. 리조트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편을 갈라 축구를 한다. 옆에서는 숙박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비치발리볼을 즐긴다. 리조트 안에만 머무는 게 지루하다면 당일치기 투어에 나서면 된다. 리조트에서 40분 거리인 냐짱 시내에는 8~13세기에 지어진 고대 참파 왕국의 유적지인 힌두교 사원인 포나가르 첨탑이 있다. 또 1866년에 건설된 용선사도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냐짱 여행객의 필수코스라는 롯데마트에 들러 망고 관련 먹거리를 선물로 살 수도 있다. 냐짱(베트남)=남태우 기자 leo@busan.com
부산 남구청 "LG메트로시티 외부 차량 통행 제한 땐 과태료 500만 원"
입주민 불편 해소를 명목으로 내년부터 단지 내 외부 차량 통행을 막기로 예고(부산일보 11월 7일 자 11면 보도)했던 부산의 한 대규모 아파트가 관할 기초 지자체로부터 과태료 제재를 맞았다. 20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청은 19일 LG메트로시티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외부 차량 통행금지를 명시한 아파트 자체 규약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명시된 데드라인은 다음 달 19일이다. 이때까지 아파트 자체 규약을 없애지 않으면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남구청은 법적 검토 끝에 단지 내 도로 통행료 징수는 사실상 아파트 시설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간주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부대시설인 주차장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단지 도로도 그 성격이 공동주택 부대시설로 포함돼, 통행료 부과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2019년 당시 남구청이 외부 차량을 제한하려는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내린 조치와 동일하다. 당시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2시간 이상 머문 외부 차량에 대해 30분마다 500원, 1일 최대 7500원을 납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남구청은 마찬가지로 과태료를 부과했고 지난해 8월 312만 원을 징수했다. 남구청은 다음 달 19일까지 통행료 징수 방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1차 경고 후 과태료를 징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건축행정과 관계자는 “외부 차량에 대해서 아파트 차원에서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대응은 가능하나 돈을 징수할 수는 없다”며 “내년에 실제로 통행료 징수가 이뤄지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외부 차량 통행에 대해 입주민 여론이 좋지는 않다. 무작정 단지 내 도로 개방할 수 없다”며 “이번 공문 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새해부터 입주민이 아닌 외부 차량은 LG메트로시티 단지를 단순 통과 목적으로 지날 수 없다고 예고했다. 내년부터는 외부 차량이 단지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30분마다 500원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지 내 7개 도로를 지름길로 이용하는 외부 차량이 매일 3만 대에 이른다는 게 통행 제한 이유였다.
조선업 ‘반짝 특수’ 기대… 장기 불확실성 우려 [트럼프 2기, 부산 경제 격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뒤 부산 경제 대부분의 분야에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나마 기대감이 나오는 곳이 조선 관련 분야다. 1998년 경남 거제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먼저 협조 요청을 했다. 통화 이후 한화오션이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마치 트럼프발 조선업 특수의 신호탄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조선업의 기대감이 구체화한 것이 LNG운반선 수주 가능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1월 미국의 LNG수출시설의 신규 건설 승인을 잠정 중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LNG 수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LNG운반선 신조 시장이 5년 이상 호황을 맞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조선업의 활력은 자연스레 부산의 조선기자재를 비롯해 통영·거제 등 남해안 조선 벨트에 훈풍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업계 내부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보다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 대표는 “조선시장이 활황이며 당연히 지역 경제에 좋겠지만, 지역마다 편차는 있다”며 “지금도 조선사는 3년 치 슬롯이 대부분 차 있는데, 부산 실물 경기는 대형 조선사와 다른 면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K-조선’에 관심은 있지만, 딱히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우리의 조선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갔다”며 유세 중에 경계심을 드러낸 이도 트럼프다. 트럼프 2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조선업에 부정적인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20% 보편적 관세,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강화는 무역량 감소로 이어진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세계 해운 수요가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재집권 기간 동안 선박 수요가 줄 수 있는 상황이다. 항만과 해운업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더 불안하다.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면,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미중 간 무역 장벽이 세워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부산항은 미중 무역 경로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집권 뒤 2026년부터 본격적인 관세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2025년 해운 수요는 5~10% 늘고, 관세 인상 전 운송 물량 집중 효과로 최대 15%까지 해운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 인도 나아가 유럽까지 새로운 교역 루트 개척에 나서면 오히려 부산항에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따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쓰면 원자재 수요가 늘어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선사들도 석유와 LNG를 확대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에 선뜻 장단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2기 동안 친환경 선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이 증가하면 연료 가격이 하락해 운영비 절감도 가능하다. 하지만 또 다른 거대 시장인 EU는 오히려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하는 등 친환경 정책은 거스르기 힘든 세계적 흐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의 기준에 맞춰 선사를 운영하면, 자칫 유럽 시장을 놓치고 포스트 트럼프 시대엔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는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를 준비하고, 장기적으론 교역량 감소에 따른 중장기적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관련 업계에 치밀한 대응을 주문했다.
에코델타시티 스마트시티 사업, 마침내 정상 추진 된다…연내 SPC 설립
수 년째 사업이 지연됐던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이 내년부터 정상 추진될 전망이다. 민간 참여 기업의 사업포기 등으로 난항을 겪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올해 안으로 완료된다. 국회에서도 관련 국비 확보에 청신호가 켜져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20일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 관계 기관이 이달 중으로 사업시행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사업 주체가 될 SPC 설립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실시계획 수립에 착수해 사업이 정상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은. 에코델타시티에 통합모빌리티, 제로에너지, 헬스케어, 로봇 등 스마트 혁신서비스를 구축해 운영하고 ‘선도지구’를 개발해 분양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5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은 정부 재정도 697억 원 투입된다. 에코델타시티는 2018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됐으나 2021년 1순위 컨소시엄이 사업을 포기하고 2순위 컨소시엄도 같은 해 10월 협약서 체결을 하지 않았다. 결국 사업자를 재공모해 LG CNS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022년 5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주체가 될 SPC 설립이 계속 지연됐다. 결국 지난 6월에서야 민간 사업자와 국토교통부,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등이 사업시행 합의를 이뤄냈고 오는 27일 사업시행 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사업은 계속된 지연으로 국비가 불용·이월·전용돼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삭감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도읍, 김희정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예산 삭감을 막았다. 김도읍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감액을 요구한 민주당 한준호 의원에게 직접 “감액 요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해 감액 철회를 관철시켰다. 김도읍 의원은 “국가가 선도사업으로 지정을 했지만, 국비 지원이 부족하다”면서 “(감액할 게 아니라)국비 지원액을 대폭 늘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희정 의원도 “내년부터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이 원활하게 편성될 수 있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교통부 진현환 제1차관도 사업의 정상 추진을 약속했다. 진 차관은 “11월에 사업합의서가 체결되고 12월에 정상적으로 SPC가 (설립)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차질 없이 (정부)예산이 100%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면 에코델타시티에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밀착형 만성질환관리, 로봇 서비스 및 테스트베드 등 혁신 IT 서비스 기반이 구축된다. 이와 관련 김도읍 의원은 “스마트시티는 도시 경쟁력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 탄핵 카드 꺼내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징역형 1심 선고 이후 현직 검사를 추가 탄핵키로 하는 등 검찰을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으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서도 “광기 어린 정치 보복”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29일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 표결한다는 것이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다음 달 2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탄핵안이 28일 보고될 경우 표결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본회의 개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29일 곧바로 본회의를 추가적으로 개최해달라고 우 의장에게 요청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은 우 의장이 29일 본회의 개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한 뒤 추후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올해 7월에도 현직 검사 4명(김영철·박상용·강백신·엄희준)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고, 법사위로 회부했다. 이번에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까지 본회의에 보고되면 민주당 주도로 총 7명에 달하는 현직 검사의 직무집행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게 허위증언 연습을 시킨 의혹으로 고발당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 대상이다. 민주당은 또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묵과하지 않겠다”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종결 처분한 사건”이라며 “검찰의 기소가 정치 보복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정치 보복이 아니라면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쓴 검사들부터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최근 세 번째 강행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곧바로 특검법을 재발의할 방침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별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법 통과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60∼70%에 이르는 만큼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의견을 요청한 등 ‘채 해병 국정조사’가 가동되면 김 여사 특검법과 함께 ‘쌍끌이 공세’로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동천 오염 저감사업 입찰에 ‘특정 기술’ 제한 논란
부산 동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시설에 들어갈 제품 공고를 두고 지역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주요 기업들이 보유하지 않은 기술로 입찰 제품을 제한해 다른 지역 업체에 일감을 넘겨주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고를 낸 지자체는 현장에 맞는 기술을 선택했다며 다른 지역 업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지난 8일 ‘동천 본류 비점오염 저감사업’ 기술 제안서 제출을 안내하는 공고를 냈다고 20일 밝혔다. 신기술과 특허를 포함한 부대시설 공법에서 탈취기 종류를 플라스마 방식으로 특정했다. 플라스마 탈취기 1대와 탈취팬 2대에 책정한 금액은 3억 7500만 원이다. 동천 본류 비점오염 저감사업은 부산시가 2021년부터 국·시비 298억 원을 투입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사업을 마무리하면 시간당 물 1만t을 걸러내 악취로 악명이 높은 동천으로 흐를 오염 물질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업체들은 탈취기를 플라스마 형식으로 제한한 데 강력히 반발했다. 성능 인증을 받은 3곳 등 부산 업체들은 전기분해 기술을 활용하는데, 부산진구청이 특정 기술로 장벽을 세워 지역 업체들을 배제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마 탈취기는 전기 주파수로 플라스마를 만들어 악취 물질을 제거하고, 활성탄 촉매로 효율을 높이는 건식 처리 기술을 활용한다. 전기분해 탈취기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전해수를 만들어 악취 물질을 산화하고 분해하는 습식 처리 방식을 사용한다. 수질 환경 분야 등 18개 업체가 참여하는 부산시맑은물산업진흥협회는 지난 19일 부산진구청을 항의 방문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협회 황소용 대표는 “전기분해 탈취기도 플라스마 형식처럼 간헐적 운용이 가능하고,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부전천과 해운대 등에서도 사업이 진행될 텐데, 부산 중소기업 먹거리를 다른 지역에 넘겨주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청은 심의를 거쳐 선정한 공법이라며 사업 공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염 저감 시설은 비가 내릴 때 제한적으로 운영되기에 하수처리장과 달리 운영 시간이 불규칙하고, 부산시 건설기술심의 결과에 근거한 선정 절차라고 강조한다. 부산진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비가 내린 초기에 빗물을 모아 정화하려면 플라스마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 판단했다”며 “다른 지역뿐 아니라 부산에도 플라스마 탈취기를 공급할 업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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