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력 총동원 전국 ‘갑호비상’… 부산도 엄정 대응 태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두고 탄핵 찬반 단체들이 집중 집회를 여는 등 긴장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을 예고하는 등 혹시 모를 돌발상황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헌법재판소 인근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게 하는 등 보호 조치에 나섰다. 헌재 인근에 위치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전 직원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SK에코플랜트와 SK에코엔지니어링 역시 4일을 전사 공동 연차 일로 지정했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 기업들도 직원들에게 휴무 사용을 권장했다.헌재 인근 학교 11곳 등 서울시내 학교 16곳은 선고 당일 휴교한다. 아이들과 경복궁 등으로 현장 학습을 가려던 이들도 예정된 프로그램을 잇따라 취소했다. 헌재 주변 경복궁·창덕궁·덕수궁과 경복궁 서쪽 국립고궁박물관, 광화문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휴관한다. 헌재 인근 호텔과 식당에는 취소 문의가 이어졌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탄핵 찬반 진영은 서울 헌법재판소 일대 곳곳에서 집회를 열며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 행동은 이날 ‘끝장 대회’ 집회를 개최하고 안국역 앞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가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다.자유통일당 등 탄핵 반대 진영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시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 앞에서, 오후 2시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오후 8시께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 역시 철야 농성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대통령국민변호인단이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연다.부산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정권퇴진 부산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면 하트조형물 앞에서 정권 파면 시민대회를 열고 행진했다. 탄핵 반대 진영도 집회를 이어갔다. 앵그리블루는 서면 하트조형물 앞에서 민주당과 헌법재판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했다. 국익포럼도 서면역 9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지키기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경찰은 선고 당일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한다. 부산경찰청에도 이날 ‘갑호비상’이 발령된다. 경찰은 전국 210개 기동대 약 1만 4000여 명을 비롯해 형사기동대, 대화경찰 등을 동원한다. 경찰특공대 30여 명도 배치해 테러나 드론 공격에 대비한다. 국회, 한남동 관저, 용산 대통령실, 국무총리공관, 주요 언론사 등에도 기동대를 배치한다.헌재 반경 150m엔 차단선을 구축해 이른바 ‘진공 상태’를 만들었다. 당초 차단선을 반경 100m 구역에 설정할 계획이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로 공간을 확보했다. 20일 넘게 헌재 앞 인도에서 릴레이 시위를 해 온 국민의힘 의원들과 단식 시위 중인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도 자리를 정리했다. 3일 헌재를 찾아 경비태세를 점검한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폭력·기물 손괴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현장에서 신속 검거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며 “온라인상 테러·협박 글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해 그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부산교통공사는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열차 운행을 확대하고 필요시 무정차 통과한다. 본사 상황실을 운영하며 인파 운집에 따라 부산시, 경찰 등과 협력해 대응한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역사는 인력을 배치해 관리한다. 부산역, 서면역과 이에 인접한 중앙역, 초량역, 전포역엔 혼잡 단계별로 직원을 최대 207명 배치한다. 또한 전동차 내 질서 유지를 위해 교통공사 보안관, 경찰 기동순찰대와 협력해 범내골에서 연산역 사이를 반복 순찰한다.
파면 땐 '조기 대선'… 숨 가쁜 대선 모드로
기각 땐 '개헌 정국'… 윤 대통령은 외치 집중
한국 등 콕 찍어 “최악 침해국” 트럼프, 26% 관세폭탄 때렸다
“46% 관세 장벽 어쩌나” 베트남 진출 부산 신발기업 ‘당혹’
극우 내세워 결집 노린 보수, PK 민심 제대로 못 읽었다
“헌재 선고 장면, 초중고에 생중계” 김석준 교육감 첫 행보
삼정기업·금양 악재에 상호 관세까지… BNK금융 주가 흔들
역대급 ‘산불’에 당정 “임시주택·긴급지원 추진”… 지자체는 특별법 요구
[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尹, 탄핵심판 선고 불출석… 여야 지도부도 국회서 TV 시청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열리는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 질서 유지 등의 문제 때문이라는 게 윤 대통령 측 설명이다. 여야 지도부 또한 국회에서 생중계로 재판을 지켜볼 예정이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내일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서 4일 오전 11시 TV로 실시간 생중계되는 탄핵심판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헌재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여야 지도부도 또한 TV를 통해 재판을 시청한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내일 10시 30분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며 “TV로 자연스럽게 (선고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함께 모여 선고를 지켜볼 예정이다. 이후 헌재의 심판 결과에 따른 당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의원총회를 열고 헌재 선고에 대한 대응 방안과 추후 당 운영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국회와 광화문 등에서 장외 투쟁 수위를 높여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국회에서 선고 생중계 장면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 등에서 TV를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모여 함께 시청하는 형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역시 선고 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여야는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3일까지 치열하게 여론전을 펼쳤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큰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헌재가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판결을 해야 판결 이후 갈등과 혼란이 최소화된다. 헌법재판관들이 법리와 원칙, 한 사람의 양심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국회 내 비상 대기를 이어가는 민주당에서는 선수별·상임위별로 의원들의 동시다발적인 파면 촉구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또한 야5당 공동 집회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연 뒤, 시민단체 주도의 대규모 집회 ‘윤석열 8대 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를 여는 등 세몰이에 나섰다.
‘윤 탄핵’ 인용 57%, 기각 35%… 헌재 ‘신뢰’ vs ‘불신’ 46% 동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57%, ‘탄핵안이 기각돼야 한다’는 의견이 35%라는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탄핵 찬성·반대 응답이 각각 57%, 35% 나왔다.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P) 줄었고,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2%P 감소했다. ‘모른다’는 응답(9%)은 지난주보다 3%P 늘었다. 이념 성향 별로는 진보층에선 ‘탄핵 인용’ 의견이 89%, 보수층에선 ‘탄핵 기각’ 의견이 67%를 차지했다. 중도층의 경우 ‘탄핵 인용’이 65%, ‘탄핵 기각’은 26% 나왔다. 탄핵 심판 전망에 대해서는 ‘탄핵을 인용해 파면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55%,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킬 것이다’라는 응답이 34%로 조사됐다. ‘파면 전망’ 응답은 지난주에 비해 4%P 올랐고, ‘탄핵 기각 전망’ 의견은 5%P 하락했다.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한 신뢰도를 두고는 ‘신뢰한다’는 답변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6%로 동률이었다. 전주와 비교해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은 7%P 감소했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6%P 증가했다. 진보층과 중도층에선 신뢰한다는 답변이 각각 55%, 51%로 과반이었지만, 보수층에선 반대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5%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 탄핵심판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내 생각과 달라도 수용하겠다’가 50%,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가 44% 나왔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내 생각과 달라도 수용하겠다’는 의견은 6%P 줄어든 반면,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4%P 늘었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2.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까지 내준 여, 호남서 일격 맞은 야… 재보선서 드러난 ‘계엄 민심’
4·2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기초단체장 3곳을 확보하며 우위를 점한 가운데, 여야 모두 이른바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에서 일격을 맞았다. 국민의힘은 거제·아산을 민주당에 내줬고, 민주당은 전남 담양에서 조국혁신당에 패하며 기존 지역 구도가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일 열린 재·보궐선거에서 웃은 쪽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5곳 가운데 3곳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위를 점했다. 국민의힘은 1곳, 조국혁신당도 1곳에서 각각 당선자를 냈다. 이번 재보선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로, 민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주목받았다. 특히 여야 모두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온 지역에서 패배를 겪으며 정치 지형에 균열이 생겼다. 국민의힘은 경남 거제시장과 충남 아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했고, 민주당은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밀렸다. 국민의힘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거제와 아산을 내준 데 이어,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성향의 김석준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며 영남·충청권 기반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목소리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이번 선거가 지역선거였기 때문에 서울 구로구청장은 후보를 안 냈고, 지역 일군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민심의 바로미터로 분석하는 것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패배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패배는 저희가 쓰는 표현이 아니다”며 “전체적으로 숫자만 가지고 (패배라고 할 수 없다), 이를테면 (절대적 약세 지역인) 호남에서 선거가 다섯 군데 치러졌는데 다 졌다는 건 패배라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 드러난 선거라고 평가하면서도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의 패배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귀한 한 표가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 귀한 씨앗이 될 것”이라며 “주권자의 준엄한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한 결과에 대해서는 “담양의 민심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선거 기간 많은 호남 시민이 ‘매번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려주셨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 민심을 가슴에 새기고 정치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민생 회복에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보선은 여야 모두 이른바 ‘텃밭’에서 패배를 경험한 선거였다. 국민의힘은 PK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각각 일격을 맞았다. 그동안 반복돼 온 ‘영남-보수, 호남-진보’의 견고한 정치 구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 일각에서는 전남 담양에서 민주당이 패한 배경에 이재명 대표의 ‘1강 체제’에 대한 호남 내부의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국혁신당의 약진, 중도 무당층의 분산 등 다양한 변수 속에 여야 모두 차기 조기 대선 가능성을 앞두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미 ‘관세 폭탄’ 책임 떠넘기기… “민주당 권력욕 탓” vs “윤 파면 먼저”
여야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주요 대미 무역흑자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퍼부은 것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은 생존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정부와 기업, 국민은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는 역할은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일침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가 발표됐을 땐 탄핵 촉구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며 “민주당의 권력욕이 통상 대응 골든 타임을 불태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최 부총리 탄핵안을 즉각 철회하고 경제를 위한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은 정쟁 시간이 아니라 국익을 위한 전방위 협상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가 우선이라며 여당을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광화문 천막당사 회의에서 “정부는 고위급 회담과 외교 채널을 가동해 미국과 신속하게 협상해야 한다”면서도 “가장 확실한 대책은 불확실성을 즉각 제거하고 내란 정부가 아닌 정상 정부가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대행 체제로는 중차대한 통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고 새 정부가 미국과 통상 협상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는 관세 부과 우려에 최고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외치더니 성적표는 참담할 정도로 처참하다”고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상호관세 25%를 통보 받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하고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로 다가온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대응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한 대행은 “기업과 함께 오늘 발표된 상호관세의 상세 내용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열리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미 협상에 적극 나서달라”며 “자동차 등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을 업종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악성 민원인에 적극 대응 나서는 지자체들
부산 기초지자체들이 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전방위 방어’에 나섰다. 부산시와 각 구·군은 실전형 대응 훈련을 확대하고, 물리적 안전장치와 보안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공무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3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올해부터 부산 모든 기초지자체가 ‘악성 민원 대응 훈련’을 연 2회로 확대 실시한다. 사하·사상구가 올해부터 기존에 연 1회 시행하던 ‘악성 민원 대응 훈련’을 2회로 늘리면서 모든 기초지자체로 확대됐다. 악성 민원 대응 훈련에서는 민원인이 언성을 높이거나 폭력을 행사할 경우, 담당 공무원과 주변 직원들이 대응방법, 역할 등을 훈련한다. 필요하다면 경찰과 협업해 신고, 제압 등의 과정도 훈련에 포함한다. 부산 기초지자체 대부분은 2019~2022년 이 훈련을 도입했다. 일선 공무원들은 최근 악성 민원이 급증하면서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이 늘었다고 호소한다. 부산 한 지자체 민원여권과 관계자는 “현장에서 민원 업무를 수년째 해오면서 악성 민원의 강도와 빈도가 갈수록 커지는 것을 느낀다”며 “재작년에는 행정복지센터에서 한 달간 공무원 폭행 사건이 연이어 세 번 터졌는데, 직원들 사이에선 그 얘기가 아직도 입에 오르내릴 정도”라고 전했다.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신체·물리적인 안전을 위한 조치도 확대되고 있다. 현재 부산 지자체 민원실 대부분에는 비상벨과 안전 강화 유리가 설치됐다. 최근에는 웨어러블캠과 녹음기 같은 휴대용 보호 장치도 도입·배부하는 추세다. 지자체 민원실과 행정복지센터에는 올해부터 안전보안관도 배치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16개 기초지자체 중 11개 구·군이 올해 ‘노인일자리 행정복지센터 안전보안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동구·사상구·수영구·영도구·중구를 제외한 부산 모든 기초지자체에서는 구청과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안전보안관을 배치한 상태다. 안전보안관은 경찰, 군인, 교도관 등 다양한 직종의 퇴직자들이 경력을 살려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올해 강서구나 부산진구가 각각 9개 동과 20개 동 전체에 배치하는 등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당장 안전보안관이 없는 부산 기초지자체도 자체적으로 보안 전문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일선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반영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 통합민원과 관계자는 “인사 발령 시기에 맞춘 공백 없는 민원 대응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직원들이 민원 응대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서 아버지 살해한 아들, 지난해엔 형 살해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에서 아버지를 살해해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부산일보 4월 1일 자 10면 보도)이 지난해 말 친형도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30대 남성 A 씨를 아버지와 형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형의 자택에서 형인 40대 남성 B 씨를 수면제 등 약물을 음식물에 타는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가족의 재산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B 씨는 가족이 없어 죽은 B 씨가 소유한 부동산의 상속 1순위는 60대 아버지 C 씨였다. A 씨는 B 씨를 살해한 뒤 B 씨의 계좌에서 현금 1000만 원 가량을 인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 씨 부검 과정에서 약물 복용 사실을 확인한 뒤 A 씨를 용의 선상에 놓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B 씨의 사망 원인을 특정하고 관련 증거자료 수집을 하는 사이 A 씨는 부산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올해 초부터 B 씨 살해 혐의로 A 씨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B 씨 살해 혐의를 줄곧 부인해오던 A 씨는 아버지 C 씨를 살해한 사건으로 최근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B 씨를 죽인 사실을 자백했다. A 씨는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싸이코패스 성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척·어획량 감소에 중도매인 “고등어 휴어기 한 달 축소” 요구
속보=기후변화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등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생선 도매업자인 중도매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형선망업계는 자율적으로 2개월간 조업을 나가지 않는 자율휴어기를 시행 중인데, 어획량이 줄어들자 어가 하락 등의 문제로 중도매인도 휴어기 축소를 대형선망에 요구한 것이다. 최근 대형선망은 조합원이 소유한 1개 선단이 해양수산부 감척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조합 해산 위기(부산일보 3월 18일 자 1면 보도)에 처한 상황이다.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는 대형선망의 휴어기를 기존의 두 달에서 한 달로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대형선망조합에 보냈다고 3일 밝혔다. 대형선망의 휴어기는 업계가 어자원 보호를 위해 실시하는 자율적인 두 달간의 조업 휴식기다. 민종진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은 “휴어기에 우리가 쉬는 동안 일본 등은 고등어 조업을 이어 나간다”며 “이때 수입산이 들어와 생선 가격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감척으로 선망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는데, 조업이 안되면 중도매인 등 후방 인력들이 부산에서 이탈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들은 어시장 위판고의 70%를 담당하는 대형선망 휴어기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민 회장은 “안 그래도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데다가 대형선망 휴어기로 화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이탈이 가속화되면 중도매인 휴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부산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대형선망은 2004년부터 정부가 지정하는 고등어 금어기(음력 3월 15일~4월 14일)에 한 달을 더해 총 두 달간 자율적으로 조업을 쉬고 있다. 대형선망은 고등어뿐 아니라 전갱이나 삼치와 같은 다른 어종도 잡을 수 있는데, 한 달여간의 고등어 금어기에도 조업을 나가지 않는다. 2023어기 대형선망이 잡아 올린 고등어를 제외한 어종 비율은 45%에 달한다. 어자원 보호와 선원 휴식을 위해 2004년부터 선사와 선원노조의 합의로 자발적 휴어기를 가져왔다. 업계에서는 음력 5월 19일부터 시작해 그다음 해 음력 3월 14일까지를 한 어기로 본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조업을 나갈 수 있는 날도 빠르게 줄고 있다. 대형선망 수협에 따르면 10항차(1항차당 약 25일 조업) 기준 2018어기 조업 일수는 181일이었으나, 같은 항차 기준 2024어기 조업 일수는 126일로 줄었다. 대형선망은 타 업종과 달리 선원과 장기근속제로 계약하기 때문에 휴어기 때도 선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대형선망 관계자는 “최근 선단 1곳이 줄었고, 기상 상황도 받쳐주지 않아 조업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조업 일수 감소는 선망업계뿐 아니라 후방 인력 생계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석 된 창원시장, 내년 6월까지 대행체제… 현안 차질 우려에 시 ‘뒤숭숭’
100만 시민을 책임지는 경남 창원시의 수장이 궐위되면서 시청 안팎이 뒤숭숭하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적한 창원시 현안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홍남표 시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에 법리적 하자가 없으니 원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홍 시장의 재판은 3년 전인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6월 열린 지방선거의 국민의힘 창원시장 당내 경선 과정에서 캠프 간부와 짜고 출마 예정자를 매수하려 한 것이 적발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가슴을 쓸어내린 홍 시장이었지만, 2심에서는 징역형의 당선무효형이 내려지며 시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2심 재판부는 실제 만난 자리에서 경제특보 등 공직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오갔고, 같은 자리에 있던 홍 시장도 이에 답해 고개를 끄덕인 점을 들어 후보자 매수에 동의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홍 시장이 대법 확정판결과 동시에 시장직까지 잃게 되면서 창원시는 장금용 제1부시장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시장 공백은 내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지방선거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선거법상 3~8월까지 지자체장 재선거 사유가 확정될 경우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단체장의 임기 만료 기한이 1년 미만일 경우 재선거를 미실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1년 미만의 재보궐에 대해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 홍 시장이 직을 상실하게 되자 그간 대립각을 세워 온 야당에서는 곧장 비판 성명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인과응보”라며 “홍남표가 상고심 재판마저 꼼수로 지연시키며 시민을 기만해 창원시가 장기적인 정치적·행정적 공백에 빠졌다”고 비난했다. 당장 창원시청에서도 ‘홍남표 체제’에서 구상한 창원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대거 동력이 저하될 거라는 관측이 쏟아진다. 현재 창원시는 제2창원국가산단 조성, 차세대 첨단복합빔 조사시설 등 제조업의 대변화를 시도 중이다. 대부분 국비가 대거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창원시장의 정무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창원시청 측은 “시장이 여태 재판에 발이 묶여 시정에 오롯이 집중하기 어려운 처지였다”며 “시장대행이 현안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창원시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을 내놓는다. 어떤 식으로든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건 맞지만, 시정 전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창원시청 한 공무원은 “창원시장이 당선무효가 된 건 처음으로 안다”며 “시청 최고 결정권자 없이 여러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상황이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키움증권, 급락장서 ‘주문 먹통’ 몰라… 집단소송 움직임
키움증권 트레이딩시스템(HTS·MTS)에서 매수와 매도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는 먹통 상태가 장기간 지속돼 투자자들이 큰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 시작과 동시에 키움증권 HTS·MTS에서 모두 매수와 매도 체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주문 장애는 1시간 넘게 지속됐다. 매수와 매도 주문을 시도하면 화면 창에서 로딩이 진행되고 실제 매수나 매도는 체결되지 않는다. 또 수차례 더 시도할 경우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앱이 갑자기 종료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해당 사태에 대한 인지를 전혀 하지 못 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10분께 기자가 해당 사태를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키움증권에 문의했지만 관계자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 한다”며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키움증권은 뒤늦게 “거래량 증가로 API 사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다른 매체를 사용해 주시기 바란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안내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로 이번 사태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보편관세 발표로 증시가 급락 출발하며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 했던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매수와 매도가 안 돼 큰 손해를 봤다” “10주를 주문했는데 10분이 지나 18주가 체결됐다” “피해 보상 등을 위해 집단소송 등에 나서자”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 일부는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다며 증권사를 옮기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어 사태가 더욱 확산될 우려가 크다. 한편 키움증권은 오전 10시 5분께 고객 공지를 통해 현재 주문 불안정 현상은 정상화됐다고 안내했다. 다만 정확한 오류 발생 시각이나 원인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선 유사 사례처럼 보상을 진행할 계획으로 민원 신청 등을 통해 접수된 민원을 중심으로 순차적 보상에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산시, 대한항공과 항공 클러스터 재추진… 또 들러리만 설라
부산시가 또다시 대한항공과 손잡고 항공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항공기정비(MRO, 유지·보수·정비) 단지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과거에도 김해공항 인근에 항공 클러스터를 조성, MRO·항공부품소재 집적화 단지를 만들겠다며 부산시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항공 클러스터 조성, MRO 단지 조성 사업은 2년 넘게 지연되다 결국 무산됐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논란으로 대한항공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부산시가 또다시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주며 항공 클러스터 재추진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산시는 김해공항 서쪽 제2에코델타시티 구역에 미래항공 협력 지구(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면서 지난달 26일 3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산 미래항공 클러스터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부산시는 특히 이번 협의체에서 ‘산업계’의 참여 기관으로 대한항공을 적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미래항공 클러스터 구축으로 미래항공산업 시장을 선도하겠다”면서 “부산 미래항공 클러스터가 새롭게 창출되는 글로벌 항공부품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아시아 허브 클러스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손잡고 항공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은 과거 수차례 좌절된 바 있다.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2012년 ‘부산 항공산업 육성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항공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적극 참여해 항공기 조립공장, 복합재공장, MRO 센터, 민항기 국제공동개발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MOU 체결에는 당시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부산시는 항공 클러스터 추진을 위해 대한항공이 요구한 특혜성 선제조건까지 상당 부분 수용했으나 사업은 2년 넘게 공회전만 거듭했다. 시간 끌기를 계속하던 대한항공은 결국 2015년 ‘내부사정’ 등을 들어 사업 추진을 보류한다는 뜻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이 추진되자 다시 대한항공 MRO 단지 유치를 주장했다. 2020년 11월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부산시 박동석 신공항추진본부장은 “(김해)대한항공 테크센터를 좀 더 확대를 해서 세계적인 MRO산업단지를 하면 일자리가 굉장히 많이 생길 수 있다”며 항공 클러스터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박 시장도 대한항공 MRO 사업 유치를 주장했다. 박 시장은 2021년 4월 부산상의와의 정책협력 간담회에서 대한항공 계열의 통합 LCC 본사 유치 이유에 대해 “지역 항공산업과 MRO산업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미 인천에 항공 정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인천 중구 운북동 부지에서 새로운 엔진 정비 공장 기공식을 열고 2027년까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 정비 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당시 기공식에서 “새 엔진 정비 공장이 대한민국 항공 MRO 사업 경쟁력 강화의 요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산시가 또다시 대한항공과 손을 잡고 항공 클러스터를 추진하는 데 대해선 또다시 ‘들러리’를 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는 이미 대한항공 홍보 행사에 시장이 직접 참석했다가 들러리만 선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1일 대한항공의 새 CI(기업이미지) 발표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이 행사에서 조 회장은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열린 대한항공의 기업 홍보 행사에 이례적으로 부산시장이 참석했지만 ‘분리매각 불가’ 입장만 확인받으면서 홍보 들러리만 선 결과가 됐다. 박 시장이 공식 행사에서 대한항공에 사실상 면박을 당한 이후 곧바로 대한항공과 손잡고 항공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지나친 저자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속 깎더니 이젠 쌓는다… DN솔루션즈 ‘적층 제조’ 진출
“전통적인 공작기계 산업을 넘어 오토메이션 플랫폼이나 적층 제조 장비처럼 공정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지난 2일 벡스코에서 개막한 DN솔루션즈 자체 국제 공작기계 전시회 DIMF(DN Solutions International Machine tool Fair·이하 딤프)에서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가 밝힌 포부다. 딤프는 DN솔루션즈가 2년에 한 번씩 여는 전시회로 5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린다. 공작기계란 각종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마더 머신’이라고도 불리며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글로벌 3위, 국내 1위 딤프는 1997년 처음 시작했다. DN솔루션즈(당시 대우중공업)가 처음 26개의 제품을 만들었을 때다. 당시 DN솔루션즈는 해외에서 보면 크게 이름 있는 기업이 아니었기에 해외 바이어를 초대해 기계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딤프는 23회까지는 창원 본사에 있는 공장에서 진행을 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자 24회부터는 벡스코에서 진행하고 있고 올해 역시 벡스코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벡스코에서 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는 회사 차원에서도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는 큰 도전이었지만 지금은 5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DN솔루션즈는 글로벌 3위, 국내 1위의 공작기계 업체로 66개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으며 450개가 넘는 제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행사 때마다 5000명 이상이 방문한다. ■‘금속 적층’ 신기종 공개 DN솔루션즈는 이번 딤프 전시를 통해 적층 제조가 가능한 신기종을 공개하고 적층 제조 시장 진출도 발표했다. 적층 제조는 3차원 CAD 모델을 기반으로 재료를 한 층씩 쌓아 제품을 만드는 제조 방식이다. 전통적인 공작기계의 깎아내는 제작 방식과 반대 개념의 방식인 셈이다. 김 대표는 “적층 방식은 가공 후 조립 과정을 단축하고, 절삭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형상을 만들 수 있어 무한한 혁신 가능성이 있다”며 “2030년까지 적층 제조와 절삭 가공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DN솔루션즈 장비 부품을 기존 방식 아닌 적층 방식으로 제작하니 약 20%의 성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도 소개했다. 특히 이번에 DN솔루션즈가 공개한 DLX 시리즈는 금속 레이저 파우더 베드 퓨전 기술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이 기술은 금속 적층 제조 방식 중 가장 발전된 기술이자 활용도가 높은 공법으로 꼽힌다. 현재 금속 적층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 딤프 2025의 전시 공간의 테마는 ‘공작기계 가공 공정 전반을 위한 오토메이션 플랫폼’이다. 자동화 솔루션은 육중한 금속 자재를 공작기계로 자동 공급하고, 완성된 제품을 다음 공정으로 자동 이동시킴으로써 작업자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자동화 솔루션은 기계가 야간이나 휴일에도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김 대표는 “DN솔루션즈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단품 공작기계 자체를 스마트 머신으로 진화시키고, 자동화 솔루션 및 전체 장비를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시킨다”며 “‘CUFOS’는 스마트폰과 같은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직관적인 공작기계 제어 시스템과 ‘EZ WORK’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측정 및 보정 기능을 통해 가공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체 장비군의 상태를 파악 통제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해 제품의 유지 보수에서도 유리하다.
롯데 윤동희, 아파트 3층 높이 ‘몬스터 월’ 첫 정복자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윤동희가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홈 구장 명물인 ‘몬스터 월(Monster Wall)’을 처음으로 정복했다. 아파트 3층 높이인 무려 8m 높이의 펜스를 누가 넘기느냐를 두고 KBO리그 개막전부터 화제가 됐던 담장을 윤동희가 제일 먼저 넘긴 것이다. 윤동희는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한화 신세대 에이스 문동주를 상대로 시속 150km짜리 직구를 때려 시즌 1호 홈런을 작성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윤동희는 롯데가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 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1점 홈런을 기록했다.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를 맞은 윤동희는 문동주의 빠른 직구를 공략해 한화생명 볼파크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겨버렸다. 한화가 올 시즌부터 사용하는 새 홈구장 한화생명 볼파크는 홈 플레이트부터 우측 펜스까지의 거리가 95m로 짧다. 대신 펜스 높이가 8m나 돼 ‘몬스터 월’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다. KBO리그 1군에서 사용하는 9개 구장 중 담장 높이가 가장 높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그린 몬스터’를 연상시킬 정도의 엄청난 높이다. ‘몬스터 월’은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좌타자가 당겨치는 홈런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우타자에게는 몬스터 월의 높이가 더욱 높아 보인다. 우타자가 몬스터 월을 넘기기 위해서는 밀어쳐야하는데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타자인 윤동희가 한화생명 볼파크 공식 개장 4경기 만에 밀어쳐서 몬스터 월을 정복해 버린 것이다. 이날 홈런을 보고 관중들은 물론이고, 롯데와 한화 선수들까지 놀란 표정들이었다. 이번 홈런은 윤동희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올 시즌 ‘1호 홈런’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던 윤동희에게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호탄과 같은 값진 홈런포였다. 윤동희는 시즌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 0.136(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타점은 물론, 장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급기야 윤동희는 지난달 29일 사직 KT 위즈전 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동희는 이날 한화와의 경기에서 부활했다. KBO리그 전체에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 중 한 명인 문동주를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 냈다. 그것도 ‘몬스터 월’이라는 대전 구장의 명물을 상대로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활포를 터뜨린 것이다. 윤동희의 부활포는 팀으로서도 값진 선물이다. 롯데는 시즌 개막 이후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개막 후 8경기에서 17득점에 그쳤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꼴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승은커녕 연패를 막기에 허덕이고 있는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동희의 이 한 방은 팀 전체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팀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이날 윤동희의 활약 등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올해 첫 ‘미술장터’ BAMA 화려한 개막
올해 첫 아트페어인 2025 BAMA 제14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가 3일 오후 언론 기자단(press)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개막했다. 사단법인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고, 2025 BAMA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올해 BAMA는 6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진행되며, 국내외 133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후 5시 개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문화체육부 이정우 문화예술정책실장,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등이 참석했다. 부산화랑협회 채민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2025년 BAMA는 대형 아트페어의 시작을 알리며 해외 7개국 15개 갤러리를 비롯해 133개 갤러리가 참가하는 미술 축제로서 예술가와 갤러리, 컬렉터가 만나 소통하는 장일 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본 전시 외에도 다양한 특별전이 준비된 만큼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번 BAMA에 참여하는 부산 주요 화랑은 채 회장이 운영하는 채스아트센터와 윤영숙 BAMA 공동위원장의 오션 갤러리를 비롯해 데이트 갤러리, 맥화랑, 소울아트스페이스, 모제이 갤러리 등 26개에 이른다. 올해 BAMA가 공을 들여 준비한 특별전은 디지털 아트와 AI가 융합한 ‘위드 바다’, 신구 세대 조각 특별전,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2030 포커스 온’과 ‘영 프런티어 스페셜 X’, 파리의 낭만이 담긴 ‘미셸 들라크루아’, 11살 꼬마 ‘로빈’ 전시 등이 있다. 특히 전시장 맨 안쪽을 넓게 차지한 ‘위드 아트’ 존에서 열리고 있는 신구 세대 조각 특별전은 전통 조각과 현대 조각의 대비를 통해 조각 예술의 변화와 가능성을 탐구한다. 자연적 질감을 살린 원목, 철재 등의 물성을 활용해 독창적인 조형미를 창조하는 이재효 작가 작품 다수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작업하는 도예가 강경연의 ‘보이지 않는_흰 망토 여인’과 ‘누구의 손도 아닌’ 등이 전시된다. 미래 조각에 관심이 많다는 강재원 작가 작품은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만날 수 있다. 신진 작가 인큐베이팅을 목적으로 선보이는 ‘2030 포커스 온’에는 200명 이상 지원해 이 중 16명을 선정했다. 선정 작가로는 황영록, 곽나은, 김우솔, 김현경, 민보라, 김보민, 김지호, 정혜민, 김이린, 김지연, 유지희, 김세현, 이진구, 방인균, 도근기, 최세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지호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에 재학 중인 신입생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첫 공모전 전시여서 기쁜 마음으로 미국에서 달려왔다”며 고교 3년간의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보는 ‘해방’ 시리즈 4점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젊은 작가들이 예술계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영 프런티어 스페셜 X’는 올해 2월 부산 지역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 중 엄선한 ‘2024 디그리쇼’ 발굴 신진 작가 6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참여 작가는 김가희, 김민기, 김진재, 송예원, 신동기, 이루나 등이다. 마지막 특별전으로 합류한 ‘로빈’은 11살 초등학생 석로빈(경기 파주) 군 작품이 전시된다. 세 살 무렵부터 매일 그림을 그리고 즐거워했다는 로빈 군은 자유롭게 마음 가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붓과 펜을 움직였다는데 다채로운 감정이 가득하다. 로빈 군은 “아트페어 참여는 처음이고, 지금까지 작품을 판 적은 없는데 이제부터 팔 것”이라면서 “혹시 작품이 팔리면 맛있는 것을 사 먹고 싶다”고 말해 어린아이다운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BAMA는 또 6일까지 매일 오후 3시 세 차례의 아트 토크 특강과 도슨트 투어 등 미술 팬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일 첫날 아트 토크는 이지현 널위한문화예술 공동대표가 나와 ‘컬렉터와 작가에게 모두 필요한 지속 가능한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5일엔 <컬렉터처럼 아트 투어>의 저자 변지애가 ‘아트 컨설턴트가 전하는 2025년 미술품 컬렉션 트렌드’를, 6일엔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이 ‘포스트 디지털 시대 예술의 새로운 경향’을 강연한다. 이 외에 하루 3~4차례 준비된 도슨트 투어는 매회 15명 선착순으로 현장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접수한다. BAMA 일반 관람은 4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입장료 VVIP(도록 제공 등) 10만 원, 일반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 5000원. 문의 051-754-7405.
청년의 낭만, 지방 소멸 막는 해답일 수도…
저출생, 수도권 과밀화,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지역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한다.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살면, 정착 격려금도 주고 심지어 빈집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졌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금도 지자체 공무원을 비롯해 학계 연구진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을 고민 중이다. 많은 전문가가 지방 소멸을 멈추는 열쇠는 청년 유입에 있다고 말한다. 수도권으로 몰리는 청년들이 지방으로 내려가 정착한다면, 인구 위기와 지방 소멸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소멸 위기 단계의 지방은 요즘 청년들이 정착할 매력적인 요소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는 경남 고성의 한적한 동네에서 태어난 저자가 부산에서 20대를 보낸 후 갑작스럽게 돌아간 고향에서 마주한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시에 있을 땐 와 닿지 않던 청년 이탈 문제와 지방 소멸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된 것이다. 0으로 수렴하는 모교의 학생 수를 목격하는 순간 사고를 당한 듯 충격을 받는다. 신문 기사를 찾고 책을 읽으며 지방 소멸을 극복하는 데 청년 인구가 동아줄이라는 답을 찾아냈고, 평범한 직장인이자 내향인이지만 뭐라도 해야겠다고 용기를 낸다. 저자의 고성 직장에 신규 직원으로 발령받아 온 후배는 3개월 만에 사직해버린다. 이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냐는 말에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인 그는 이렇게 답한다. 주말 도시의 집에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면 마치 감옥으로 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고성 내부엔 즐길 거리가 없고, 즐길 거리가 있는 도시로 향하려면 너무 고단해서 결국 지쳤다는 말이었다. 저자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청년들에게 정서적 지지와 연대를 나눌 수 있는 문화 커뮤니티 ‘청년낭만살롱’을 시작한다. 지역에 살러 온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지역의 무관심과 올드 커뮤니티에서의 소외감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유대감이 청년을 붙잡을 수 있고, 환대받은 경험은 지역 사회에 남는 이유가 될 것 같았다. 인스타그램에 ‘청년낭만살롱’ 계정을 개설한 후 “멀리 가지 않고 곁의 낭만을 찾는 고성 청년들의 모임”이라고 소개 글을 썼다. 관심 있는 청년들은 DM으로 연락을 달라고 했지만, 저자는 이게 과연 될까 싶었다. 놀랍게도 첫 모임에 20명이 참석한다. 그것도 저자와 저자 언니 이렇게 2명이 준비하다 보니 우선 20명으로 제한한 숫자이다. 나이와 직업 등 개인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이름만 소개하며 청년낭만살롱의 젊은이들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거나 보드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자신에게 필요 없지만 남에게는 유용한 물건을 가져와 선물 교환도 했다. 외부 지원도 없고 뭘 해내겠다는 목표도 없지만, 3년째 청년낭만살롱은 잘 운영되며 시골에서도 청년들이 즐길 게 많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시즌제로 3개월마다 참여자를 모집했고 지금까지 120여 명이 청년낭만살롱을 다녀갔다. “재밌어요. 덕분에 고성이 재밌어졌어요” “회사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다른 세상에 오는 기분이에요.”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으며 저자는 3개월 만에 고성 직장을 그만둔 후배를 떠올린다. 잠깐의 재미라도 쥐어 줄 수 있었다면, 그렇게 훌훌 떠나진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느낀다. 캄캄해 보이기만 하는 지방에도 청년들은 저마다 빛을 내고 있었고, 지역 청년 커뮤니티 '청년낭만살롱'은 그 흩어진 빛을 발견하고 모아서 더 밝은 빛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 역시 지방의 소멸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일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지방의 젊은이들이 다른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당신은 환영받을 자격이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단원에서 지방살이의 재미를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선 당신한테 중요하지 않지만, 애써 좇아가려고 했던 것들을 더 이상 좇지 않아도 되며 당신에게 주어진 여유 속에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그 과정이 외롭거나 힘들면 청년낭만살롱의 회원들이 기꺼이 당신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연대를 선물하겠다”. 류주연 지음/채륜/251쪽/1만 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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