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다', 모든 걸 걸고 범인을 잡으리라 (리뷰)

입력 : 2015-10-29 10:42:17 수정 : 2015-10-29 10: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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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세상에 단 둘뿐인 가족 장우(주원)와 은지(류혜영). 갑자기 사라진 은지가 주검으로 돌아오고, 장우는 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다. 동생을 잃은 장우는 당연히 눈에 보이는 게 없고, 모든 걸 다 걸고 범인을 쫓는다. 이 과정에서 쫄깃한 긴장을 자아낸다. 여기까지는 여느 스릴러 영화와 비슷하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예지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왕따'를 당한 시은(이유영)은 유일한 친구 은지의 죽음을 본다. 그 죄책감에 시은은 장우에게 다가서고, 민약국(유해진)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흔한 스릴러 영화의 흐름에 시은의 존재는 미스터리한 새로운 결을 만들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신선한 스릴러임은 분명하다. 윤준형 감독의 영화 '그놈이다'다.

또 영화 속 이야기는 1999년 부산의 청사포 해변마을에서 한 여대생의 죽음을 기리는 천도재에서 일어난 일을 모티브로 했다. 마냥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사실감이 더해졌고, 민간신앙이 곁들어지면서 한국 특유의 색채를 갖게 됐다. 스릴러인 동시에 호러의 느낌까지 품고 있다.

'그놈이다'의 특이한 결은 주원 유해진 이유영의 호흡으로 완성된다. 주원은 기존의 풋풋한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투박한 남자를 표현했다. 동생을 잃은 섬세한 감정과 사투리 연기도 볼 수 없었던 주원의 모습이다. 헝클어지고 피폐한 이유영의 모습은 주원과 뛰어난 어울림을 자랑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틈틈이 전한다.

유해진의 모습에서 tvN '삼시세끼-어촌편2'의 사람 좋은 '참바다씨'는 당연히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의 섬뜩한 분위기를 만드는 그의 내공은 탁월하다. 그리고 날렵한 몸놀림과 액션을 선보인다. 오히려 영화의 스토리가 이를 받쳐주지 못할 뿐이다.

신선함과 긴장감을 잘 끌고 가던 영화는 중반 이후 급격히 추진력을 잃는다. 범인을 쫓는 장우와 시은, 범인으로 의심받는 민약국의 팽팽한 대결 구도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한국적 정취를 담은 특색 있는 스릴러임은 분명하지만, 다소 허술한 이야기가 아쉬움을 남겼다. 28일 개봉. 

사진=상상필름 제공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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