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언제까지 풋풋한 연기만 할 수 없잖아요."(웃음)
배우 주원이 거칠어졌다. 그간 작품에서 봐왔던 '훈남'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사투리로 내뱉는 거친 욕설과 투박한 말투는 매우 낯설다. 또 짧게 자른 머리와 해진 의상은 '상남자' 주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색다른 주원의 옷을 입은 이 캐릭터는 영화 '그놈이다'의 장우다.
주원은 비에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투리, 의상 그리고 상남자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는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고, 동시에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주원은 "언제까지 풋풋하고, 소년 같은 연기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변화를 줘야 하는데, 올해는 변신 아닌 변신을 하려고 노력했고, 작품 선택도 그에 맞게 했다"고 말했다. '그놈이다'는 그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사투리 연기에 대해 주원은 "주변에서 힘들면 (사투리 말고) 표준어로 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고집을 피웠다"며 "근데 중간쯤 후회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어려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작품을 위해 살도 찌웠고, 헤어스타일도 변화했다. 주원은 "내 나름의 연기 스타일인데 초반에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시각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그래서 몸을 키웠고, 헤어스타일도 데뷔 이래 가장 짧다"고 밝혔다. 또 "의상도 실제 엄청나게 오래된 옷이다. 그걸 구하느라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변화를 준 '그놈이다'에 남다른 기대를 걸었다. 사실 그는 '용팔이' '굿닥터' '각시탈' '오작교 형제들' 등 드라마에선 줄곧 성공을 거뒀지만, 스크린 성적은 신통치 않다. '패션왕' '캐치미' 등 비평과 흥행, 모든 면에서 쓴맛을 봤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 다르게 선택하는 건 아닌데 영화는 흥행적으로 아쉽다"며 "팬들도 '패션왕' 한다고 했을 때 '왜'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평점이 정말 좋아 잘 되나 싶었는데"라고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기존 영화도 최선을 다했지만, '그놈이다'는 뭔가 변화를 주려 했고, 욕심이 났던 것 같다"며 "그걸 관객들이 좋아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거친 남자의 느낌을 물씬 낸 것과 달리 여전히 주원은 아이 같아지려고 노력한다. 그는 "평소에 생각도, 고민도 많은 편인데, 그걸 잃어버리면 힘들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연기적인 변화를 주고 싶지만, 평소의 인간 주원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이고 싶다"며 "즐겁고, 재밌게 연기하고 싶은데, 그게 없어지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원의 행보는 드라마, 영화 그리고 뮤지컬까지 쉼 없다. 어떤 이는 '소처럼 일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 주원은 "예전에는 '뭘 쉬어' 이런 생각이었는데 최근에는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근데 막상 지금 쉬면 마음이 안 편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이처럼 쉴 틈 없이 연기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주원은 "미래"에서 찾았다.
"연기를 재밌게 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선생님들을 보면 연기가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저 역시 재밌어서 시작했는데 이제 일이 됐잖아요. 나중에도 연기라는 것을 즐기려면 지금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원동력이죠."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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