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종영 ②,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 고준희의 맞춤옷

입력 : 2015-11-12 08: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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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흥행 비결을 꼽으라하면 단연 네 명의 주연 배우들이 거론된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활력을 불어 넣어준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 고준희다. 
 
이들은 각 캐릭터에 녹아들고 맞춤옷을 입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네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되짚어 봤다.
 
# 황정음. 폭탄머리와 주근깨마저 사랑스러운 김혜진.
 
김혜진의 트레이드마크는 폭탄머리와 얼굴 가득한 주근깨. 어떤 여자 배우가 이를 하겠다고 할까 우려와 걱정 섞인 반응이 많았지만 당당히 하겠다고 한 이가 바로 황정음이다. 황정음에게 사실 망가지는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BS ‘돈의 화신’에서도 특수 분장으로 뚱뚱한 모습을 선보였고, 특히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연기 데뷔한지라 코믹에 대한 감도 있었다.
 
황정음은 외적인 캐릭터 표현으로 1차 싱크로율을 높였다. 이어 그는 김혜진을 표현 할 때 약간은 오버스러운 포즈와 행동, 목소리 등을 취했다. 과도한 리액션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는 혜진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면면이다.
 
혜진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스스로 뭔가를 해내야 하는 억척스러운 인물로 변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야 했고, 나서서 뭐든 해야 했다. 부모님에게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랬기 때문에 억척스러우면서도 호쾌한 척 하는 행동을 계속할 수 밖에 없었던 것. 특히 이는 황정음의 우렁찬 기합과 어우러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 박서준. 까칠한 모습 뒤 숨겨진 현실자상남 지성준.
 
박서준이 연기한 지성준은 까칠하면서도 자신의 여자에게는 자상하고 상냥한 남자친구다. 까칠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미국 본사에서 모스트 코리아 부편집장으로 한국에 오게 됐고, 그에게는 3개월 안에 업계 1위를 탈환해야 하는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팀 식구들에게 과도하게 까칠하게 굴 수밖에 없었던 것. 박서준은 이를 눈빛과 말투만으로 표현했다.
 
그의 눈빛 연기가 빛났던 것은 자상하면서도 자신의 여자에게 한없이 애정을 품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을 때다. 박서준은 ‘정석 미남’도 아니며 화려한 미모를 가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수수하면서도 현실감 있는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했고, 특히 여자친구인 김혜진을 대할 때의 눈빛은 까칠한 모습 뒤 숨겨진 자상한 면모를 더욱 빛나게 했다. tvN ‘마녀의 연애’에서 보여줬던 연하남의 이미지를 벗고 완벽히 성인 남자로 거듭나게 해주기도 했다.
 
# 최시원. 이젠 가수가 더 어색한? 김신혁
 
최시원은 그가 아이돌 가수였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김신혁에게 빠져든 모습을 보여줬다. 신혁은 나름의 유행어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를 늘 읊조리며 웃음을 안기는 인물이었다. 혜진을 좋아했고, 그녀의 본 모습을 유일하게 제일 먼저 좋아해준 사람이었다. 나름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모습은 눈빛 연기로 완벽히 표현해냈다.
 
특히 신혁을 연기한 최시원은 ‘잘생김’을 한 수 내려놓은 모습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최시원은 자신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려는 듯 얼굴 가득 수염을 기르기도, 또 안면근육을 최대한 활용해 한껏 웃기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은 ‘그녀는 예뻤다’ 속 유일한 코믹 요소로 작용했고, 이 때문에 최시원을 향한 박수도 커졌다. 분명 그의 노력이 컸을 테지만, 맞춤옷을 입은 듯한 캐릭터로 ‘그녀는 예뻤다’ 속에서 가장 이득을 본 건 단연 최시원이다.
 
# 고준희. 얄밉기도 애틋하기도, 사랑스럽기도 한 민하리.
 
고준희가 연기한 민하리는 극 초반부 혜진에게 자신의 립스틱을 찍어 발라주는 모습으로 뭇 여성들의 ‘걸크러쉬(Girl Crush;여자가 여자에게 반하다)’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하리는 이후 혜진의 첫사랑인 성준에게 마음을 주게 되며 얄미운 짓을 일삼았다. 혜진에게 비밀로 한 채 성준을 계속 만났고, 혜진이 들고 있던 ‘빼꼼이 누나’ 퍼즐 조각을 몰래 가져가 성준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하리의 아픈 가족사,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늘상 외로웠던 모습을 보여주며 그럴 만한 이유를 만들어줬다. 결국 하리는 오랜 절친인 혜진을 택하고, 자신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자 했다. 이를 연기한 고준희는 사실 연기적으로 자유롭고 능숙한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서툰 모습이 때론 사랑스럽고 때론 사랑에 서툰 민하리와 잘 맞아 떨어졌다.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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