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아치아라의 비밀' 김민재, "범인? 배우도 몰라요"(인터뷰)

입력 : 2015-12-03 08:21:45 수정 : 2015-12-03 08:23:1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배우 김민재는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에서 주연이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 박우재(육성재)를 옆에서 도와주는 한준성 경사로, 우재가 헤메고 있을 때 적절하게 맥을 짚어주는 '키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우재의 스승같은 인물이자 '마을'의 수수께끼를 푸는 방향키 역할을 선보인 김민재를 만나 종영을 앞둔 속내와 드라마 바깥의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마을' 초반에는 육성재와 티격태격 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브로맨스'가 떠오를 만큼 장단이 잘 맞았다. 
김민재: 대본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 하지만 작가님이 저와 성재와의 케미를 생각하고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라마 초반 저희 하는 걸 보고, 또 운이 좋게 시청자의 반응도 괜찮다 보니 대사가 살가워지고 유머코드도 들어가는 등 작가님도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는 것 같았다. 물론 확인된 건 아니다.
 
Q. 연기자 육성재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김민재: 한 마디로 좋았다. 물론 성재가 초반에는 어려워했다. 하지만 작업에서는 서로 눈치 보지 않기, 하고 싶은 것 들여다보기, 감독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새로운 아이디어 내기 등 의견을 함께 맞췄다. 이런 면에서 성재의 긍정적인 열의가 넘쳤다. 갈수록 자율성을 갖고 임하면서 먼저 묻기도 하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시너지를 즐기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연기자로서의 재능도 좋게 발현될 것 같다.
 
Q. 현재 2회 남았다. 많은 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다. 범인을 아는지, 혹은 실마리가 있나.
김민재: 범인은 16회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 계속 밑밥만 던지는 중이다. 예전 제작발표회 때나 기자간담회 때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감독님과 작가님 말고는 아무도 결말을 모른다. (인터뷰 당시) 15회까지 촬영했는데 이때도 밝혀진 것은 없다. 배우들도 촬영하면서 '어떤 반전이 있을까? 누가 범인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연기한다.
 
Q. 그럼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연기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는지.
김민재: 역할 자체가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진행하는 인물이다 보니 그건 별로 상관없는 것 같다. 하지만 만약 범인과 직접 관련된 주인공을 연기해야 한다면 미리 범인을 알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한 후 연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Q. 드라마 시작부터 대본이 12부까지 나온 상태였다. 이는 연기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지.
김민재: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사전제작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시간에 쫓기거나 심지어 연기자나 스태프가 다치는 일들도 많이 줄어든다. '마을'은 사전제작은 아니었지만, 대본이 많이 나온만큼 촬영 환경이 굉장히 좋았고 그래서 연기하기에도 수월했다.
 
Q. '마을'은 온라인에서 반응은 뜨겁지만, 그에 비해 시청률이 5~6%대로 높은 편은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
김민재: 일단 시청자들에게 익숙지 않아서 인 듯 하다. 지금까지 방송된 여러 드라마 장르 중 이번 '마을' 같은 스릴러, 추리 장르는 비교적 새로운 축에 속한다. 그리고 장르상 시청자들에게 불친절한 면이 있다. 또 음악이라든지 섬뜩한 연출 효과 등 혼자 사시는 분들께는 무서운 부분도 있다. 부모님 세대의 경우 모두 그러신 것은 아니지만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저희 부모님만 해도 제가 나옴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안 보실 정도다. 그리고 일주일씩 기다리면서 보기에는 텀이 길어 연결이 힘든 것도 있다. 그래서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감독님이라든가 저도 시청률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Q. 인물 관계가 상당히 복잡하다. 드라마 본 방송을 보면서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김민재: 사실 배우들도 연기하면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모니터링은 물론 배우들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경우가 있다(하하).

 
Q. '마을'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는지 궁금하다.
김민재: 감독님이 예전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드라마 '대풍수' 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당시는 여러 정황상 힘들었다. 그러다 이번에 연이 닿아서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연출자나 작가의 의도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에 따라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저의 이런 면을 알고 있는 분들이 감독님께 좋게 전해주신 것 같다. 제가 이런 부분이 있어서인지 류승완 감독님이나 이창동 감독님처럼 한 번 하면 계속 함께 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Q. 원래 영화로 데뷔하고 영화 쪽에 오래 있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드라마로 건너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민재: 처음에는 대중에게 친숙해지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드라마를 시작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친숙해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위해 나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시청률이나 관객 스코어 같은 외부적인 것들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고 있다.
 
Q. 김민재가 생각하는 '마을'은 어떤 드라마인지.
김민재: '마을'은 우재가 호기심으로 시작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그러면서 작은 마을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그려나가는데, 사실 이는 꼭 살인 사건이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이런 면에서 평상시에도 우리가 관심있게 주변을 지켜보자는 의미를 전달해주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Q.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김민재:
당연히 있다. 일단 남들이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게 꼭 거창하고 대단한 역할일 필요는 없다. 저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었나,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거나, 계속 투쟁하고 있는 인물 등 이런 역할을 통해 관객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Q. 정해진 차기작은 있나.
김민재: 드라마나 영화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연극은 '양덕원 이야기'에 1월 8일부터 31일까지 출연한다.
 
Q. 김민재의 꿈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김민재: 연기자가 아닌 연출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경험해보고 싶고,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배우들과 창조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지금은 카메라 앞에 서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카메라 뒤에 서보고 싶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bstoday@busan.com
 
< 저작권자 ⓒ 비에스투데이(www.bstoday.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