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배우진과 100% 사전제작으로 기대를 모은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첫 선을 보였다. 예상을 뛰어 넘는 전개 속도와 스케일은 '태양의 후예'가 일으킬 신드롬을 짐작케 했다.
'태양의 후예'는 '우르크'라는 낯선 땅에 파병된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멜로드라마다.
첫 발을 딛은 '태양의 후예'는 대다수 멜로 드라마의 첫 행보와 달랐다. 등장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와 극을 이끌어 나갈 에피소드의 등장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닌, 이미 중후반부를 지난 드라마를 보는듯 했다. 그만큼 속도감이 느껴졌고 답답하지 않았다.
극 중 특전사 대위 유시진(송중기)과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송혜교)은 폭행 사건과 관련된 얽히고 설킨 오해로 인해 삐걱거렸지만, 1회 분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묘한 설렘을 느끼며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연은 시진의 직접적인 호감 표현 방식에 "원래 그렇게 기승전결이 없냐"고 투덜거렸지만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사실상 시작됐다.
반면 시진을 보좌하는 서대영(진구) 상사와 군의관 윤명주(김지원)는 첫 방송부터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대영은 명주를 사랑하지만 초라한 자신과 달리 군 사령관의 외동딸인 명주가 못내 부담스럽다. 그는 자신의 마음이 변했다는 핑계를 대며 이리저리 도망다니지만, 대영에게 그저 여자이고 싶은 명주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위트 넘치는 장면도 등장했다. 송중기와의 남다른 우정으로 특별출연한 이광수는 극 중 사격게임장 아르바이트로 깜짝 등장해 사격총을 만지는 시진과 대영에게 "군에서 쓰던 거라 아저씨들 막 그렇게 만지고 하면 고장난다"라고 엄포를 놔 웃음을 자아냈다.
모연을 본 시진이 첫 눈에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는 장면도 흥미로웠다. 시진은 모연을 쳐다보며 넋을 놓은채 웃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대영에게 들키자 갑작스레 맹장이 아프다며 배를 부여잡았다. 대영은 "맹장은 거기가 아니지 말입니다"라며 상사인 시진을 쥐락펴락(?) 했고, 이에 당황하는 시진의 '약간' 어리바리한 모습은 두 인물의 독특한 브로맨스를 기대케 했다.
무엇보다 극을 이끌어간 OST는 단연 돋보였다. 첫 방송에 앞서 공개된 윤미래의 'ALWAYS'는 극 중 적절한 시점마다 흐르며 드라마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말이 있다. 13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와 100% 사전제작, 인기 배우들의 출연에도 '혹시나'하는 노파심이 있었지만, 그런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
'태양의 후예'는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된다.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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