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지명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도널드 트럼프가 사용하는 어휘가 화제로 떠올랐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대표적인 영어사전 메리엄 웹스터는 최근 트럼프가 사용한 단어인 'disavow'를 찾는 인터넷 사전 검색량이 무려 400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에 의하면 'disavow'는 '수용을 거부하다' 또는 '책임을 부인하다'라는 뜻의 동사다.
이 단어는 지난주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의 공개 지지를 받은 후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가 공화당 내부에서도 자신을 비판하자 쓴 말이다.
트럼프는 그간 KKK를 줄곧 '부인해왔다'면서 'disavow'라는 단어를 썼다. 그리고 미국 언론도 트럼프의 발언을 그대로 지면에 사용했다.
메리엄 웹스터는 'disavow'가 이틀 만에 자사 단어 검색 순위 상위 1%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대선 운동 기간 검색 인기 단어의 41%가 트럼프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거물이라는 뜻의 타이쿤(tycoon), 두려움·의심 때문에 견해를 명확하게 밝히거나 분명하게 결단 내리는 것을 피한다는 뜻의 푸시풋(pussyfoot)도 트럼프의 말로 널리 알려진 단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게 사용한 '슐롱(schlong)'도 마찬가지다. 이는 동유럽권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남성 생식기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성 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앞서 AFP통신은 트럼프가 어린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어휘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트럼프는 의도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생소한 단어를 사용해 화제를 끌어모으는 것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 과거 '이메일 스캔들'로 인해 민감한 자료를 지운다는 뜻의 'redact' 같은 단어를 알렸다. 하지만 그 수준은 11%에 그쳐 4000%의 트럼프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사진=USA 트위터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