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시향 박현정 전 대표 성추행 무혐의...정명훈 부인 연루

입력 : 2016-03-03 12: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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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명훈 재계약 일단 보류. 사진-연합뉴스

박현정(5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서울시향 일부 직원들의 조작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행위에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부인 구모(68) 씨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 전 대표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에 가담한 혐의(명예훼손)로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박 전 대표가 회식 자리에서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 제기가 발단이 됐다. 하지만 결국 구씨가 박 전 대표를 음해하려 직원들을 동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서울시향 사무실 등을 3차례 압수수색하고 시향 직원 33명을 모두 85차례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지난 2014년 12월 2일 시향 직원 10명이 '박 전 대표 퇴진을 위한 호소문'을 내면서 주장한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인사 전횡, 폭언 및 성희롱 등은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경찰은 2013년 9월 서울시향 회식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직원 곽모(40)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회식 참석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니 성추행 상황은 없었다는 것.
 
특히 곽씨가 진술한 당시 정황에 일관성이 없고, 성추행 목격자인 시향 직원 2명의 진술도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박 전 대표가 지인의 제자를 비공개 채용하고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지인의 자녀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등 인사 전횡을 일삼았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인사 담당자를 조사한 결과, 박 전 대표가 지인 제자 채용에 관여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또 지인 자녀에게 보수를 지급한 사실도 나타나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폭언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피의자들 외에 나머지 대다수 직원은 폭언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다. 성희롱 발언을 전해 들은 일부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구씨가 정 전 감독의 여비서 백모씨와 2014년 10월부터 작년 2월까지 총 600여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시향 직원들의 호소문 유포를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성추행 등 허위 사실이 담긴 호소문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고 본다"며 "구씨에 대해서는 4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고, 아무런 회신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부산일보 DB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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