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대 기업, 마른 수건으로 물 짜기...매출 정체 속, 영업이익 18% 증가

입력 : 2016-03-07 14: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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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00대 국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영업이익은 1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적자를 냈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축소한 점이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매출은 인수합병 효과로 외향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를 제외하면 실제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외형경쟁을 자체하고 영업활동과 비용절감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4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1523조 51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30조8102억 원)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조 3843억 원에서  110조 5089억 원으로 18.3%(17조1246억 원) 급증했다. 올해 2월 말 시총이 기준이며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쿠쿠전자는 제외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인수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 등을 제외한 95개사는 1395조2040억원으로 작년 대비 1.7% 감소했다.
 
인수합병 이슈가 있던 네개 사를 제외하고 매출이 가장 늘어난 곳은 2014년 4989억 원에서 작년 9322억 원으로 86.9%나 늘린 카카오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와 NH투자증권이 각각 47.3% 45.1%의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매출이 가장 감소한 곳은 지난해 17조 89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S-Oil로 전년도 대비 37.4%나 줄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 30.1%(11조2321억 원), SK이노베이션 26.6%(17조5089억 원), OCI 26.5%(8320억 원) 등 12개 사가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적자 기업이었던 SK이노베이션, GS, KT, S-Oil, 대림산업, CJ E&M이 흑자로 전환했고,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크게 축소시켰다. 한국전력 역시 지난해 전기료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6조 원에서 11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비율 순으로 나열하면 삼성전기가 17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을 180배나 많은 2997억으로 늘려 1만7890%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한미사이언스(1139.3%), 한미약품(514.8%), SK(416.8%), 롯데케미칼(359.1%), NH투자증권(150.4%), 한화케미칼(138.6%), 삼성증권(125.6%) 등이 100% 이상 늘렸다.
 
반면 적자로 전환한 곳은 삼성중공업(-1조6849억 원), 삼성SDI(-1306억 원), OCI(-1924억 원) 등 3곳, 이익이 감소한 곳도 31개 사에 달했다.
 
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으로 82.6%(1763억 원)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카드(55.6%, 4812억 원), 카카오(49.9%, 881억 원), 호텔신라(44.5%, 618억 원), LG전자(34.8%, 6363억 원), 롯데쇼핑(28.2%, 3347억 원), BNK금융지주(26.0%, 2450억 원), 미래에셋증권(25.7%, 514억 원), 포스코(25.0%, 8035억 원), 대우건설(19.6%, 835억 원) 등의 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사진=부산일보 DB, CEO스코어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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