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탈출 PO진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대장정 마감 "선수들, 힘든 시기 승리 기억했으면"

입력 : 2016-03-14 00:12:55 수정 : 2016-03-14 00: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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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꼴찌팀 사령탑을 맡아 2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1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1-3(25-18 20-25 15-25 16-25)으로 아쉽게 패했다. 

지난해 10월 막올린 정규리그의 3위를 기록하며 5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2패의 기록을 남기고 시즌을 마쳤다.

이날 경기후 인터뷰룸을 찾은 박 감독은 "시즌 후반과 플레이오프 전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아쉬움이 크다. 특히 리그 마지막과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는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큰 데 선수들이 안타까워하는 부분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5라운드까지 경기를 잘하던 테일러 심슨이 부상을 이유로 갑자기 팀을 떠난 것이 막판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이어 "용병의 부재 중에도 어렵게 팀을 꾸려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마지막 경기 풀세트까지 가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났다. 챔프전에 올라가면 가장 좋겠지만,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만 했어도 덜했을텐데 아쉬움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록 챔프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흥국생명의 지난 2년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6개 구단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여자 배구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박 감독은 특유의 '거미줄 배구'와 '엄마 리더쉽'을 도입,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지난 5년동안 바닥을 전전하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박 감독은 "우리가 풀세트 경기를 많이 했는데 승률도 높았고 뒤집는 힘도 있었다. 선수들이 힘이 생긴 것 같다"면서 "우리팀 평균연령이 만 23세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 그것도 올해까지이고 이를 계기로 내년엔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챔프전 진출 티켓을 놓쳤음에도 박 감독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박 감독은 "시원섭섭하다. 그래도 혼자 있으면 좀 섭섭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살짝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들어줬고 서로  믿음이 생긴 것 같다. 부족한 것을 채워가면서 했고 그래서 즐거웠던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시기에 경기를 이겼을 때의 희열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진=흥국생명 제공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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