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우리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중국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도피성'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 M&A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기업의 국내기업 M&A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인수업종도 제조업에서 문화콘텐츠를 주축으로 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거래건수는 전년대비 3배인 33건, 거래 규모는 128% 증가한 19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인수 업종도 2006~2014년 사이에는 제조업 분야 인수가 52%를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이 7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의 일방적인 기술확보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국내 규제를 피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M&A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내 M&A 활성화가 필요함과 동시에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다양한 규제 등의 철폐가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은 소프트웨어 기업 간 M&A를 통한 기업 규모 확대를 가로막고 있으며,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산업의 내수 시장을 축소시켜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자본 의존성을 높이는 대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은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과의 M&A는 중국 시장 진출 과정에 필요한 전략 중 하나로, 우리 기업의 고유 경영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실리 중심의 M&A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본사 기업의 지분 직접 매각보다는 중국 내 조인트벤처 설립 또는 중국 기업이 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권은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부산일보DB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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