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 밑바닥까지 다녀온 박신양의 역전 드라마(리뷰)

입력 : 2016-03-29 08: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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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밑바닥 인생까지 맛 본 그에게 무서울 것은 없다. 남은 일은 진실을 밝히는 것 뿐이다.
 
28일 첫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유능한 검사였지만 복잡한 악의 굴레에 빠진 조들호(박신양)의 희노애락이 그려졌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검사 조들호는 대기업 총수인 정회장(정원중)에게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진짜 검사'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온몸이 멀쩡하지만 휠체어에 앉아 거짓 진술을 펼치고 있는 정회장을 화려한 언변으로 농락하는가 하면, 어딘가 모르는 허당기까지 드러내며 정감을 샀다.
 
첫 방송부터 '사이다' 전개를 기대케 했지만 역시나 변수가 등장했다. 과거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현재는 법정에서 적으로 대립하는 정해경(박솔미)이다. 정해경은 정회장이 조들호로 인해 위기에 내몰리자, 조들호를 뇌물수수 혐의로 위증시켜 그를 위기로 내몰았다. 거짓 차명계좌까지 증거로 등장한 상황. 벼랑 끝 조들호는 결국 법정을 뛰쳐 나오고 그 길로 그의 검사 인생은 끝났다.
 
이후 3년의 시간이 지났고 조들호는 억울하게 쓴 누명을 결국 벗지 못한 채 노숙자 신세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조들호는 우연히 이은조(강소라)가 쫓던 소매치기 범인을 함께 쫓아가게 된다.
 
결국 추격 끝 소매치기범을 잡은 조들호는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소매치기범은 과거 보육원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동생이자, 과거 검사 시절 방화범의 누명을 벗겨줬던 강일구(최재환)였기 때문.
 


그러나 조들호과 강일구는 갈등의 골이 깊었다. 조들호 입장에서는 정회장 아들의 범죄를 강일구에게 덮어 씌우는 것을 충분히 묵인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상사였던 신영일(김갑수)을 설득해 강일구의 누명을 벗겨줬다. 그러나 강일구의 태도는 뻔뻔했다. 그는 "잘난 검사님 덕분에 전과자 딱지 뗏으니까 판검사라도 될 줄 알았냐"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온 것.
 
이후 서로의 대화를 통해 우정을 재확인한 두 사람은 사과하며 의리를 되찾았지만, 바로 그 날 불의의 교통 사고로 강일구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끼는 동생의 죽음에 조들호는 미친듯이 울부 짖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노숙자로서의 인생을 살았던 그에게 이 사건은 절치부심의 계기가 됐고 강일구와 고위층에 연관된 '방화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자 다시 법조계의 길로 들어선다. 검사가 아닌 변호사로서 말이다.
 
첫 방송에서 조들호의 인생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였다. 검사에서 노숙자로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물론, 전 아내에게 처참히 짓밟히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이 과정에서 집행유예로 형량을 줄이는 대신, 정해경에게 넘겨야 했던 딸 수빈이를 향한 조들호의 그리움도 시청자들은 짠하게 만들었다.
 
다행스러운건 법무법인 금산의 변호사 이은조와의 호흡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 평탄치만은 않았던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지만, 방화 사건과 관련된 법정 다툼에서 이들은 동반 변호를 맡을 것이 예고됐다. 틱틱거리지만 어딘가 정이가는 조들호, 그런 그를 바라보는 이은조의 케미는 드라마를 이끌어 나갈 핵심 포인트다.
 
강일구의 죽음으로 인한 동기부여, 썩은 고위층을 향한 조들호의 복수심. 모든 발판은 마련됐다. '잃을 것이 없는' 조들호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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