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태양의 후예', 13억 유혹한 '중국판 PPL' 극비삽입

입력 : 2016-04-07 11:13:06 수정 : 2016-04-07 11:40:36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중국판에서 13억 인구를 유혹한 광고가 등장해 화제다.

화제의 광고는 현재 한중 동시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간접광고(PPL)로 오직 중국 방송에서만 등장한 것.
 
이 광고가 등장한 장면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11회에서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가 돌계단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신. 
 
중국 아이치이를 통해 공개된 이날 방송 속 두 사람 사이에는 의문의(?) 음료수가 놓여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대륙의 PPL은 다르다' '자체 편집하는 중국 클라스' 등 조롱 섞인 비난을 보냈다. 
 
그러나 여기에는 기막힌 반전이 숨어 있었다. 중국 측에서 자체적으로 등장시킨 광고가 아닌, 중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인 한국 측의 합자법인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가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해 PPL을 삽입했던 것이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인 NEW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가상 PPL을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며 "중국 시장을 원하는 국내 기업 측의 니즈에 의해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극중에 삽입하는 광고와 관련, 많은 기업에서 문의를 하고 있지만 모든 제품을 어우르지는 않는다"며 "중국 측의 수요와 내부적인 판단을 통해 남은 회차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PPL이 등장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 100% 사전제작 드라마의 사후 PPL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촬영과 편집, 방영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촬영 시기와 방송 시기는 최소 수개월의 텀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 사전제작 드라마의 특성상 PPL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드라마의 흥행은 물론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는 상품 판매의 동향도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 광고주 입장에서는 일종의 '도박'을 해야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태양의 후예'에서 등장한 PPL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후 PPL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사전제작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다. 세부적인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욱 활발해질 사전제작 드라마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촬영과 방송이 병행되는 기존 드라마의 경우 중간 중간 PPL을 들일 수 있다"며 "사전제작 드라마의 경우 이번이 첫 번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외에 동남아 시장을 노리는 기업의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후 PPL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드라마 수출이 활성화됨에 따라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사임당' '보보경심:려' '함부로 애틋하게' 등 사전제작 드라마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 분명 호재다.
 
그러나 무분별한 PPL의 위험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 이에 대해 NEW 관계자는 "우리가 보는 콘텐츠에는 생각보다 사소한 CG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면서 "뜬금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