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이 최후의 칼을 빼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 영화인 비대위')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범 영화인 비대위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각 단체별 회원들에게 부산영화제 보이콧 찬반 여부를 묻는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찬성해 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등 9개 영화 단체는 지난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SNS와 전화설문을 통해 소속 회원 전원에게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각 단체별 회원 과반수 이상이 응답했고, 응답자 중 90%가 넘는 회원이 보이콧에 찬성했다. 영화계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2006년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이후 10년 만이다.
이는 영화계가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 훼손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범 영화인 비대위는 설명했다.
범 영화인 비대위는 지난 3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병수 부산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즉각 실행과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와 부산국제영화제 부당간섭 중단’,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에 대한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어느 것 하나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규 위촉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유지했고, 법원의 인용 판결을 얻어 임시총회를 통한 정관 개정을 무산시켰다.
이에 범 영화인 비대위는 참가 전면 거부라는 초강수를 둔 것. 영화제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보장,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영화인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부산시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 영화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강력하게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부산일보 DB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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