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태기(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를 앓고 있다는 최근 20대들에게 인맥 관리는 그저 힘 빠지는 일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이달 초 대한민국 20대 대학생 남녀 643명 대상으로 조사한 '관태기를 겪고 있는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조사 리포트'를 26일 발표했다. 그 결과 20대 4명 중 1명은 새 인간관계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20대들은 인맥의 유지·관리에 피로감과 회의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기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 중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지인은 10명 중 1명(평균 7.9%)도 안 됐지만, 응답자의 절반 가량(48%)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또 '처음 만나거나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한 적 있다'는 응답은 50.1%, '대화가 끊겼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는 '47.1%로 나타났다.
'아웃사이더'가 부정적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20대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10명 중 7명은 혼자만의 시간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며, 그 중 약 80% 정도가 이를 긍정적으로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증가한 이유로는 혼자만의 사간에서 심리적 편안함과 만족감을 얻으며, 관계에서 오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타인과의 교류에서도 과거와 다른 변화가 감지됐다. 응답자의 48%는 현재 동호회에 참가하고 있으나 친목보다는 자기계발 같은 개인적 목적이 우선(33.9%)이라고 답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이재흔 연구원은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변화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청춘들의 인간관과 달라진 사회 풍토 및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대학내일 20대연구소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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