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의 역대급 위기가 유난히 아쉬운 이유(리뷰)

입력 : 2016-05-04 08: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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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은 토끼인 듯 순조로워 보였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3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대화 하우징 하도급 소송을 준비하던 조들호(박신양)가 위기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들호는 '가진 자'들의 표적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대화그룹 비리의 핵심 열쇠를 쥐고 어디론가 잠복한 이명준 이사의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로 향했지만, 어딘가에서 날아든 건축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었다. 누군가의 계략에 말려든 것.
 
범인은 당연하게도(?) 정회장(정원중)이었다. 그는 이명준을 사칭해 공사장으로 조들호를 유인했고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다행히도 자신의 위험을 이미 직감했던 조들호는 사무실 직원 김유신(김동준)과 동행했고 그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을 들은 정회장은 분노했다. 이어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다음에는 신중하게 작업하라"고 지시하며 조들호를 향한 위협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후 첫 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원고 측의 변호사로 등장한 건 금산의 변호사 김태정(조한철). 그는 정회장의 직속 지시를 받고 있던 터, "대화 하우징에는 이명준이라는 이름의 사람조차 없다"며 홍윤기(박충선)를 포함한 노동자들에게 15억 원의 중도금을 주지 않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조들호는 '대외협력이사'라는 타이틀의 사원증을 목에 걸고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있는 이명준의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태정에게 다가간 조들호는 "저 사람이 이명준이 맞습니까. 아니라고 해도 증인이 아니니 어차피 위증죄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다만 양심의 가책을 받을 뿐"이라며 통쾌한 변론을 이어갔다.
 
부인할 수 없는 증거에 김태정은 회사에도 없다던 변론을 뒤집고 "이명준이 맞다"고 인정하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공판 기일이 끝나자 금산의 수장 장신우(강신일)는 김태정을 따로 불러내 이번에도 패배한다면 대화 그룹과의 거래가 끊어질 수도 있다고 다그쳤다. 그러자 김태정은 "필요 따라서 극단적인 방법까지 사용할 것"이라서 서슬퍼런 눈빛을 보였다.
 


그 사이 조들호는 확실한 마무리를 위한 판을 짜고 있었다. 이명준을 극적으로 찾아내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였고 비리의 내용이 든 장부와 함께 증인 출석을 부탁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끝날 것만 같던 소송 건에 변수가 생겼다. 조들호에게 비자금 명부를 건네기로한 이명준이 살해된 것이다. 더군다나 이명준을 설득하기 위해 그가 있는 곳을 찾았던 조들호의 모습이 CCTV에 찍히며, 살인범의 누명까지 쓰게 됐다.
 
신영일(김갑수)에겐 기회였다. 조들호의 살인죄는 곧 대화그룹의 승리를 의미했고 금산과 유착돼 있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기 때문. 조들호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신지욱(류수영) 조차 "정말 조들호의 짓이라고 생각하냐"고 반문했지만 아버지의 완력에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조들호는 체포됐다.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졌다. 이명준을 법정에 세우기만 하면 조들호 측의 승소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핵심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이명준이 살해됐고 그가 가지고 있던 비자금 명부의 행방도 묘연하다.
 
심지어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사가 원고 측 인물을 살인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까지 됐다.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던 조들호지만 이번 사태만큼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릴 수 있을까.
 
장해경은 그런 조들호를 이미 걱정하고 있었다. 장신우와 김태정의 대화를 듣고 황급히 조들호의 사무실을 찾아 전 남편을 걱정하는 모습은 알 수 없는 애틋함을 선사했다.
 
특히 지금껏 냉담한 태도만 보여왔던 장해경이 정의 앞에서 당당한 조들호의 변론을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조들호 역시 "나 걱정하지 말고 밥 좀 많이 먹고 다녀"라며 "너무 말랐다"고 연민의 감정을 내비쳤다.
 
이은조는 자신의 새아버지 홍윤기의 중도금 건을 함께 도우면서 따뜻한 가족애를 오랜 만에 느꼈다. 그간 '아저씨'라고 칭했던 홍윤기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뒤 가족에 대한 배려심을 보이자,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그녀는 홍윤기에게 "힘 내시고 우리 옆에 게셔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버지, 제가 쌈 좀 싸드릴게요"라고 영락없는 딸의 모습을 보이기도.
 
이처럼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던 터라 조들호의 구속은 아쉬움을 더한다. 지금껏 단 한번도 패소를 하지 않았다는 전설로 유명하지만, 정회장에게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있는 조들호. 대화 그룹과 정회장을 한 방 먹일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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