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텔 다머 씨가 지난 6일 본보를 방문해 최근 자신과 혈연관계가 밝혀진 마거릿(한국명 고남미) 씨의 입양 서류를 가리키며 입양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샨텔 다머(Chantale Dahmer) 입니다.
1982년 12월 23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1동 가야산에 있는 작은 사찰인 가야사 앞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진짜 제 생일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발견된 날이 생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는 태어난 지 2주도 안 된 신생아였다고 하더군요. 발견했을 때 제가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름이나 생년월일을 적은 쪽지조차 없었다고 하네요. 이후 부산에 있는 보육원(해운대구 성모보육원)에서 지냈고요, 1986년 8월에 캐나다로 입양됐습니다.
"트라우마로 비행기 타면 눈물 난다는 샨텔 씨
한국에 있을 친부모 찾기 시작한 지 13년째,
수 차례 인터뷰와 제보에도 결실 못 맺었네요
하지만 다시 캐나다로 돌아갈 시간이 됐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제발 용기 내 연락 주세요"
캐나다로 입양되기 전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위탁 어머니랑 살았다고 합니다. 어렴풋한 기억이 있습니다. 바닥에 누워 잤던 일이나, 집 안 소파 같은 것들 말이죠.
후에 양부모가 된 양아버지가 저를 데리러 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 양아버지가 묵었던 호텔도 생각나고, 같이 비행기를 탔던 일도 떠오릅니다.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돌아갈 때면 영원히 한국을 떠나는 것 같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곤 합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좋았습니다. 프랑스계 캐나다인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가 저를 입양했습니다.
저는 토론토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워털루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는데요, 저는 그들의 유일한 자녀였습니다.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하게 해 준 좋은 부모님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말이죠, 영어로 말을 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저는 항상 친부모님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나는 누구지,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같은 의문을 항상 품어 왔습니다.
고등학생이 됐을 때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나 이민 온 한국인 친구와 만나면서 한국에 대해 더 궁금해졌습니다. 2002년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에 왔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친부모님 찾기가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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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텔 씨를 가야사 앞에서 발견한 이후 보육원이 작성한 서류. '원영신'은 가명으로 샨텔 씨는 한국 이름이 없다. 샨텔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