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신동엽이 더빙에 대한 남다른 기억과 애정을 표현했다.
신동엽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이하 ‘앵그리버드’)에서 말과 행동이 빠른 척 목소리를 연기했다.
‘세이빙 산타’(2013) ‘헷지’(2006)에 이어 세 번째 더빙 도전이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 중 하나다. 즉, 주인공이라는 의미. 당연히 예전에 비해 더빙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됐고, 더빙 과정도 훨씬 어려웠다.
신동엽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전에는 주인공이 아니라서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보통 3~4시간이면 끝났던 것 같다”며 “비교적 잘 하는 편이라는 칭찬도 들었다”고 일단 ‘자화자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3~4시간이면 끝났던 게 이번엔 3일 걸렸다. 특히 엉뚱하면서도 말과 행동이 빠른 캐릭터의 특성상 더빙 자체가 힘들었다.
그는 “대사뿐만 아니라 표정에 맞게 감탄사, 리액션 등을 계속 해야 했다”며 “오래 일하는 걸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더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에 다시 한 번 녹음하자고 할 정도로 욕심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칭찬의 힘은 대단하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칭찬해주셔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오래 할 수 있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또 척 캐릭터와 평소 방송을 통해 접했던 신동엽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하지만 그는 “평소에는 말과 행동을 빨리 하는 편이 아니다. 실제 척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면서도 “친구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빨리 나서서 수습하는 건 굉장히 흡사하다”고 성격을 얘기했다.
무엇보다 신동엽은 목소리 연기에 대해 남다른 추억을 지녔다. 경복고등학교 재학 시절 방송반의 추억이다. 그는 “그때 당시에는 방송제라는 게 유행이었고, 축제의 꽃이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비디오가 없었기 때문에 라디오극이나 오디오로만 된 콩트를 했다”고 추억했다.
이때부터 목소리 연기를 했고, 배웠다는 것. 더 나아가 재미를 느꼈고, 재능이 있는 것 같아 관심 있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는 “그게 무의식에 작용해서 섭외를 받게 되면 그때 추억이 떠오르면서 더 하고 싶다”며 “발음이 그렇게 좋지 않은데 염치불구하고 계속 참여했던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동명의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한 ‘앵그리버드’는 더 이상 날지 않는 새들이 살고 있는 평화로운 섬에 어느 날 정체불명의 피그가 방문하게 되고, 레드와 척 그리고 밤이 피그의 음모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19일 개봉.
사진=UPI코리아 제공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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