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논란'을 불러온 서울 홍익대 정문에 세워진 조각상이 1일 새벽 파손된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각상을 부쉈다고 주장하는 학생과 학교 관계자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게재됐다. 
 
학생은 "제 3자가 내 행동이 막무가내라는 뉘앙스로 제보했다"며 "그러나 충분히 계산된 행동으로 쓰러트린 방향도 행인들의 안전을 생각했다. 뒤처리도 준비하는 등 계획적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작가나 학교 측이 법적인 책임을 물어도 떳떳하게 책임을 질 것"이라며 해당 문자 내용을 공개해도 상관없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를 상징하는 자음 'ㅇ'과 'ㅂ'을 본떠 만든 손가락 모양의 조각상이다.
 
이는 조소과 4학년 홍기하(22) 씨가 학과 '환경조각연구 야외조각전'에 수업과제로 제작한 것으로 5월 3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다.
 
그는 작품 의도에 대해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실재라는 사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형물이 공개되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특정 지역 비하와 성차별로 물의를 빚는 일베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대학 정문에 버젓이 설치된 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재학생들은 조각상이 학교의 명예를 훼손시킨다며 계란을 던지기도 했고 같은 미대 학생들은 '부끄럽다'는 취지의 쪽지를 조각상 아래 붙이기도 했다.
 
홍씨가 의도를 밝히기 전 총학생회도 작품의 의도를 명확히 밝혀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홍익대는 홍씨와 함께 이날 중으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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