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1~4호선)가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수리 도중 숨진 김모(19)씨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것을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통해 "목숨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전 직원을 대표하여 부모님과 유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사고 당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진술만을 가지고 기자 브리핑시 그 책임을 고인에게 전가해 유가족 분들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은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가 주원인임을 밝힌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앞선 두 번의 사고에 이어 또다시 유사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하고 이 자리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다시 논하는 것이 송구스럽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는 먼저 스크린도어 정비 시 반드시 2인 1조 작업을 지키도록 하고 오는 8월 안전 관련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말까지 관제 시스템을 갖추고 안전문이 열릴 때 열차 진입을 금지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 사망자 김 씨에 대한 장례 등 모든 처리 예우는 유가족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은 여전히 거센 비판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시스템과 관리 상의 문제가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문제로 몰고 갔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면피용 사과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김 씨는 스크린도어 수리를 담당하는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이다. 서울메트로는 안전 관련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했지만 용역업체에서 단어만 바꾼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강남역 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 사건때도 서울메트로는 '승강장 안전문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안전대책'을 발표했고, 여기에는 2인 1조 작업·종합관제소 승인·열차 감시원 배치 등의 안전관리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말만 그렇고 실제로 지켜지는 건 하나 없다"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