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의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와 E조의 경기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웃었다. 아일랜드와 스웨덴은 팽팽한 경기를 벌인 끝에 승점 1점씩을 획득했다.
▲ 체코, 통한의 3분...스페인은 순조로운 첫 걸음
체흐와 체코의 수비진은 '통곡의 벽'이었다. 문제는 후반 42분까지만이었다는 것이다.
스페인은 1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16' D조 1차전에서 체코를 맞이해 1-0 승리를 거뒀다.
많은 전문가의 예상대로 스페인은 주도권을 쥐고 총공세를 펼쳤고, 체코는 골키퍼 체흐를 중심으로 수비벽을 쌓는 경기 양상이 전개됐다.
스페인은 점유율 67%, 슈팅숫자 17, 유효슈팅 5, 패스정확도 91%, 패스횟수 694회, 코너킥 14, 오프사이드 7 등 대부분의 수치에서 압도적이었다. 체코는 수비 클리어 횟수 42회(스페인 11)가 보여주듯 10백이나 다름 없는 모습을 보였다.
체코의 밀집수비는 단단했다. 스페인의 슈팅은 체흐의 세이브 혹은 체코 수비진의 몸을 던지는 태클에 번번히 가로막혔다. 그 사이 체코는 역습의 창 끝을 이따끔씩 드러내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팽팽한 공방전은 후반 42분 깨졌다. 체코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공을 잡은 이니에스타는 가운데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공격에 가담했던 센터백 피케가 헤딩으로 체흐를 뚫어냈다.
단 3분을 남기고 벽이 무너진 체코는 총공세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 체코의 다리다가 스페인 골문 근처에서 강력한 프리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키퍼 데 헤아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는 1-0으로 마무리됐고 스페인은 승점 3점을 선취하며 조별예선 통과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스페인과 체코는 오는 18일 각각 크로아티아,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 실속 챙긴 아일랜드, 즐라탄 '원맨쇼' 스웨덴
아일랜드가 전체적으로 공격을 주도하며 스웨덴을 압박하는 가운데 즐라탄의 고군분투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아일랜드와 스웨덴은 14일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프랑스에서 열린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일랜드는 점유율 47%, 패스 정확도 70%(스웨덴 78%)를 보였다. 하지만 스웨덴의 점유율은 주로 하프라인 아래에서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경기는 아일랜드가 판을 흔드는 모양새였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아일랜드는 훌라한과 헨드릭을 앞세워 전반 초반부터 스웨덴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선제골은 후반 3분에 터졌다. 훌라한은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에 꽂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유효슈팅 하나를 기록하지 못한 스웨덴에는 즐라탄이 있었다. 즐라탄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때로는 후방 플레이메이커 자리까지 내려가 경기를 조율하는 등 굉장히 넓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후반 26분 즐라탄은 아일랜드의 골문에서 동료와 간결한 월패스를 주고 받은 후 크로스를 올려 아일랜드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집중마크를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에이스가 뭔지 보여준 것.
이후 두 팀은 별다른 공방전을 벌이지 못하고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했다. 스웨덴은 오는 17일 이탈리아를, 아일랜드는 18일 벨기에와 2차전을 펼친다.
▲ 이탈리아 벨기에...결정력의 차이, 골망을 갈랐다
벨기에는 16년 만에 유로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유로2000' 이후 다시 만난 벨기에에 2-0 스코어를 재현했다. 벨기에 수비진의 허점을 공략한 이탈리아의 완승이었다.
이탈리아는 14일 리옹의 스타드 데 뤼미에르에서 벨기에를 맞이해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먼저 획득하며 승점 1점의 아일랜드와 스웨덴을 제치고 E조 선두에 올랐다.
경기 전 아자르, 루카쿠, 펠라이니 등 '황금세대'를 앞세운 피파랭킹 2위 벨기에가 '지는 해'인 이탈리아(랭킹 12위)를 이길 것이라는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의 많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관록의 이탈리아는 토너먼트를 아는 팀이었다. 여전히 강력한 '빗장수비'로 벨기에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면서도 주장 뱅상 콩파니가 빠진 벨기에의 수비진을 완전히 허무는 효과적인 전략을 성공시켰다.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던 이탈리아는 전반 32분 보누치가 하프라인 아래에서 전방으로 롱패스를 날렸다. 자케리니는 순간적으로 벨기에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허물고 뛰어들어가 침착하게 트래핑 한 후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한 이탈리아는 후반에도 부폰과 키엘리니를 앞세워 '카테나치오'로 벨기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대로 끝나나 싶었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이탈리아의 펠레가 칸드레바의 크로스를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까지 성공시키며 벨기에를 완파했다.
결국 벨기에는 16년 전 '유로 2000'에서 0-2로 진 악몽을 되풀이하게 됐다.
사진='유로 2016'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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