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직장인 A씨는 한 번도 치아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다. 단단한 오돌뼈도 씹어먹을 만큼 튼튼한 치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가끔씩 한 순간 왔다가 사라지는 치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통증 강도가 세지고 간격도 잦아지자 치과를 찾았다. A씨가 받은 진단은 '치아균열증후군'이었다.
치아에 금이 가게 되면 초기에는 통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해 치과를 잘 찾지 않는다. 하지만 금이 상당히 진행돼 통증이 커진 후에야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아의 뿌리까지 손상돼 발치를 해야할 경우가 생긴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을 인지했다면 최대한 빠르게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
▲ 한 번 금 간 치아, 다시 붙지 않는다
치아균열증후군은 치아에 가느다란 금이 가 시큰거리거나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금이 가는 현상은 오랜 기간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젊은층보다 중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대부분의 원인은 치아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인은 깍두기, 오징어, 견과류 등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선호해 이같은 경우가 많이 생긴다.
뼈는 금이 가도 자연스럽게 붙지만 치아의 금은 한 번 생기면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예방만이 최선이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은 잘게 자른 후 천천히 씹거나 한 쪽으로만 씹는 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시큰거리거나 찌릿하면 치과 치료 서둘러야
치아균열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씹을 때 예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금이 간 곳이 더욱 벌어져 신경까지 자극이 가해질 때 나타난다.
초기에 이를 무시해 치료가 늦어지면 치아가 깨지는 치아파절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치근까지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진행되고 발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치아의 금은 X-ray에서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대신 강한 빛을 투시해서 보는 광선투시검사, 색소약을 칠해 보는 염색검사, 신경손상까지 살펴보는 현미경 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치료는 금이 치근 쪽으로 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크라운 치료를 시행하며, 신경조직에 염증이 생긴 경우 신경치료를 병행한다. 미세현미경 도입으로 시술 부위를 20배 이상 확대해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이진규 교수는 "시큰거리고 찌릿한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치근까지 금이 진행돼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치아의 금이 더 깊게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