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승부차기로 폴란드를 제압하고 유로 대회 2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했다. 호날두가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 선수인 헤나투 산체스(18세 10개월)를 발견하는 수확을 거뒀다.
포르투갈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 위치한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 2016' 8강전에서 폴란드와 정규시간과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5-3 승리를 거뒀다. 토너먼트 두 경기 연속 연장전이었다.
포르투갈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 호날두와 나니가 나섰고 미드필드진에는 마리오 실바 카르발류 산체스가 출전했다. 세드릭 폰테 페페 엘리세우가 포백을 구성했고, 최후방은 패트리시오가 지켰다.
이에 맞선 폴란드 역시 4-4-2였다. 레반도프스키와 밀리크가 최전방에 나섰다. 그로시츠키와 마친스키 크리호비악 브와슈치코프스키가 중원을 지켰고, 포백은 예드제칙 파즈단 길크 피슈첵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파비안스키가 꼈다.
대회에 앞서 포르투갈과 폴란드는 큰 공통점이 하나로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소속 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인 호날두와 레반도프스키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도 있다. 두 선수가 각 팀에서 큰 전력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상대팀의 집중봉쇄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 이번 대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조별예선 헝가리전 2골을 기록했지만 사실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슛을 엄청나게 날리는 스타일로 현재 빗나간 슛 13회를 기록했다. 이 부문 1위다. 수비에 막힌 슛도 11회로 독보적 선두다. 총슈팅 횟수는 34회로 이탈리아의 35회와 비슷하다.
레반도프스키는 더 부진했다. 조별예선 3경기와 16강전까지 공격포인트가 '0'이다. 단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한 번 성공시켰을 뿐이다. 하지만 숩를 달고 다니는 등 충실한 미끼 역할로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왔다.
이런 두 선수의 대결로 주목 받은 가운데 선제골은 폴란드가 기다려온 레반도프스키가 터트렸다. 전반 2분 그로시츠키가 올려준 낮은 크로스를 달려들며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
이른 골에 포르투갈은 당황하는 듯 했으나 진열을 재정비한 후 주도권을 가져왔다. 그 결과 이번 대회 선수 중 가장 어린 산체스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는 나니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채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전은 지루했다. 16강에서 연장전을 치르고온 두 팀이기에 체력적인 문제가 눈에 띄었다. 이 때문인지 폴란드는 거의 10백과 다름 없는 자세를 취했고 거의 포르투갈이 반코트 경기를 했다.
폴란드의 밀집 수비 때문에 포르투갈 역시 특유의 빠르고 호쾌한 돌파를 보일 수 없었다. 측면에서 부정확하거나 수비에 막히는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다였다. 페널티박스로 투입되는 공이 거의 없어 최전방의 호날두는 계속 고립됐다.
다만 후반 40분 포르투갈의 무티뉴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돌파한 호날두에 환상적인 로빙패스를 전개했다. 공은 정확히 호날두 발 앞에 떨어졌으나, 호날두는 헛발질로 완벽한 찬스를 날렸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하지만 연장전도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연장 후반 4분 관중 난입이 오히려 지루함을 덜어줬을 정도였다.. 그리고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포르투갈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무난하게 성공시켰다. 이에 맞서 레반도프스키 역시 골키퍼 반대편으로 차 넣었다. 두 번째에서도 산체스와 밀리크가 모두 골문을 갈랐다.
무티뉴와 글리크도 세 번째 킥을 성공시킨 가운데 네 번째에서 희비가 갈렸다. 포르투갈의 나니는 성공시켰으나 폴란드의 브와슈치코프스키의 킥은 패트리시우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콰레스마가 다섯 번째 킥을 성공시키며 포르투갈은 폴란드를 승부차기 5-3으로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포르투갈은 12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호날두는 명성 답지 않은 헛발질 등으로 화끈한 실력을 자랑하지 못해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다만 산체스는 전반부터 경기 종료부터 계속 측면을 돌파하면서 전방 압박 수비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 또다른 스타 탄생을 예감케 했다.
포르투갈은 오는 웨일스와 벨기에의 8강전 승자와 오는 7일 준결승 대결을 펼친다.
사진='유로 2016'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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